세 아이를 위한 안식처
세 아이를 위한 안식처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6.15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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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유헌(三幼軒)

[나무신문] #성남시_단독주택 #삼유헌 #층간소음 #북쪽 땅 #집톡

Editor’s Pick! 에디터가 뽑은 삼유헌의 리딩 포인트

√ 층간소음과 이웃 간의 다툼으로 인해 단독주택 이주 결심

√ 북쪽 땅의 편견을 깬 주택  

√ 건축주 부부와 세 자녀를 위한 맞춤형 설계

426호부터 3번에 걸쳐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 1층 주방.
▲ 부부만의 중정이 있는 남측면.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지역·지구 : 제1종 전용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258.80㎡(76.29평)
건축면적 : 128.53㎡(38.88평)
연 면 적 : 318.86㎡(96.46평)
주차대수 : 3대
층    수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
시    공 : 건축주 직영
설    계 :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 02-3775-0501 www.sidam.kr

자재정보                       
외    벽 : 대리석, 방킬라이(목재)
지    붕 : 콘크리트 슬라브 위 방킬라이 데크목 깔기
창    호 : LG시스템창호(THK 24㎜ 복층유리)
단 열 재 : 비드법보온판(내부 50㎜, 외부 100㎜)
내부마감 : 석고보드 2PY / 친환경수성페인트, 원목마루, 타일 

▲ 배치 및 개념도
▲ <지상 1층 평면도>
▲ <지상 2층 평면도>

주택의 가치를 묻다 

▲ 현관 상부.

‘혼자’가 아닌 삶은 모든 것을 바꾼다. 혼자일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불편한 요소들이 ‘가족’과 함께 함에 따라 속속 찾아온다. 특히 구성원이 많아질 경우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 중 집은 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가장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개인마다 라이프스타일이 다르기에 충돌하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이사를 하거나 리모델링을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40대 초반의 건축주 부부는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 생활을 약 1년이 넘는 짧은 기간 만에 접고 단독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아파트 생활은 어린 세 명의 자녀를 키우기에 답답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층간소음 때문에 마음 놓고 여유를 즐기기 어렵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이러한 건축주의 고민에 해답을 준 이는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의 김시원 소장이다. 사실 김 소장은 주로 공공건축물에 대한 의뢰가 많은 편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주택 프로젝트는 매우 소중한 일 중 하나다.

“공공건축물 외에도 주택, 근린생활시설, 리모델링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시야를 넓히고 있습니다. 2014년도부터는 전문 건축가들과 함께하는 집짓기 톡인 ‘집톡(ZIP-TALK)’에 참여하며 집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죠. 주택 설계는 건축가들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여깁니다. 공공기관 프로젝트의 경우 건축주가 한 명이지만, 주택은 건축주가 가족구성원 혹은 친구들 전부죠. 건축가만의 아이디어를 앞세우기보다는 상황들에 대한 건축주의 의견을 저만의 언어로 다시 표현해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어요.”

▲ 가족실.

향(向)에 대한 편견을 깨다 
김 소장은 주택을 지을 때 오랜 기간 여유를 두고 설계에 임하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유독 큰 설계 모형이다. 설계 모형은 작은 사이즈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김 소장의 경우 모형만으로 충분히 논의가 오갈 수 있도록 큰 모형을 고집하고 있다.

“주택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기에 모형도 크기를 키우는 편입니다. 꼼꼼한 검증 후 진행하고자 함이죠. 보금자리는 아주 개인적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하나로 인해 마을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항상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에 대한 접점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죠.”

철근콘크리트구조로 계획한 삼유헌(三幼軒)은 부지 선정부터 시공까지 상당 부분 김 소장의 지휘하에 이뤄졌다. 처음부터 남쪽 땅을 고집하던 건축주의 마음을 바꾼 것도 그의 제안이었다고.

“대다수 사람이 남향에 대한 고집이 있습니다. 채광 확보 등으로 인한 우수한 단열 성능을 기대해서죠. 하지만 남향이 아닐지라도 설계상으로 이러한 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같은 값으로 북쪽 땅이 남쪽 땅보다 약 10평이나 넓은 부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죠.”

▲ 시스루 계단실.
▲ 아이들의 놀이터 복도.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춘 평면 
258.80㎡(76.29평) 대지면적에 318.86㎡(96.46평) 규모로 완성된 삼유헌은 북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평면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남향배치를 통해 자연채광을 확보하고 환기로 인한 에너지 절감 및 조망을 확보했다. 또한 반외부적인 사이 공간을 둬 다양한 용도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환기 통로의 역할도 겸하도록 고려했다. 

▲ 시스루 계단실.

외부는 크게 3가지 재료로 마감했다. 견고하지만 강하지 않은 분위기의 대리석을 주택 전반적인 마감 재료로 사용해 모던한 외관을 형성했으며, 방킬라이 목재로 북측 도로를 따스하게 마주하도록 하고 수직적 패턴을 통해 전면부에서 돋보이게 했다. 아울러 지하 공간은 토석 벽돌을 사용해 골목길처럼 정겨우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 하늘정원 연결 계단.

1층은 주방/식당, 현관, 거실 등의 장소로 단출하게 꾸몄다. 1층에서 눈여겨볼 만한 곳은 분리된 거실과 주방/식당이다. 이 두 장소가 따로 배치됐을 때는 공간이 좁아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음식 냄새에 자유로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편한 시선 없이 가사를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2층은 자녀들과 건축주 부부를 위한 곳으로 계획했다. 한 쪽 면은 안방, 드레스룸, 주방 등으로 구성해 부부 중심의 공간으로 배치하고 반대편으로는 가족실과 자녀 방 등 아이들 중심의 장소로 만들었다. 

가족실은 자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는데, 원형 창을 설치한 것이 그 예다.

“설계를 위한 여러 번의 회의 때 아이들도 함께 참여했는데, 동그란 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다른 창이 더 좋겠다는 판단하에 아이들의 말 대신 제 의견을 어필했지만 결국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원형 창으로 결정했죠. 모든 의견이 조합됐을 때 보다 좋고 훌륭한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글 =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사진 = 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

▲ 아이들의 놀이터 다락.
▲ 난간을 대신하는 책꽂이.

건축가 소개 |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 김시원 소장

1999년 새로운 천년이 오기 전 건축사 면허를 취득하고 2000년 건축사 업무를 시작한 이래 공공청사, 노인복지시설, 도서관, 교육연구시설, 주택, 공동주택 등 다양한 건축물의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공공성과 지역성, 시간성을 갖는 것들’ 혹은 ‘일상 속에 살아 숨 쉬는 친근한 건축’의 건축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 신진건축사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겸임교수로 2학년과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 서울특별시 공공건축가로 위촉됐으며, (사)서울건축포럼 이사로 있다. 판교주택, 문산주택, 광명주택, 곡반정동 근린생활시설,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신축설계 등을 완료 혹은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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