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 부러운 곳에 사는 세 가족
넘나 부러운 곳에 사는 세 가족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5.1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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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천동 주택
▲ 외관.

[나무신문] 생활하기 편리한 아파트 평면을 살리면서도 단독주택의 로망을 접목한 주택은 없을까? 이러한 물음 속 아천동 프로젝트는 시작했다. 부모님 세대와 딸네 부부, 남동생이 함께 거주하는 이곳은 철저한 프라이버시 확보 아래 다양한 외부 공간으로 자연을 한껏 끌어들였다.    <편집자 주> 

▲ 외관.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지역지구 : 제1종 전용주거지역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632.00㎡(191.18평)
건축면적 : 186.37㎡(56.37평)
연 면 적 : 311.53㎡(94.24평)
주차대수 : 3대
층    수 : 3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시    공 : 건축주 직영
설    계 : 유오건축 02-6083-0924 www.uoarch.com 

자재정보                       

외 벽 재 : 전벽돌, 호수산 수입벽돌 치장 쌓기
지 붕 재 : 컬러강판
창 호 재 : 39㎜ 3중 유리(PVC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비드법 보온판
내부마감 : 코르크마루, 실크벽지, 타일

 

▲ 2층 거실.

건축가 문턱 낮추기에 일조하다 
많은 건축가에게 주택 관련 프로젝트는 분명 장단점이 존재하는 일이다. 최근 단독주택을 짓고자 하는 수요의 증가로 일거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돈과 시간이 상당 부분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축가들이 예비 건축주들의 사무실 방문을 환영하는 까닭 중 하나는 ‘건축가와 건축주 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다. 마냥 어렵고, 단지 큰 기업의 일만 도맡을 것 같은 건축가와 같이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젊은 건축가 유오건축의 강미란 소장은 디자인랩 소소, 건축그룹 탐, 나라도라와 함께 약 1년 전 ‘집구석’이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건축교실 등도 운영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건축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강 소장은 ‘힘든 만큼 값진 경험’이라고 설명한다.

“팟캐스트의 경우 미래의 건축주를 만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목표는 저희라는 사람을 알림과 동시에 일반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었죠. 아직 대다수 사람이 건축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할뿐더러 설계라는 과정에 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팟캐스트를 통해 건축가에 대한 문턱 낮추기를 시도한 거죠.”

본업이 있는 상태로 다른 일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방송을 통해 일이 들어올 정도로 무시 못 할 반응이 오고 있다고. 

“부지 마련부터 전체적인 주택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뤘습니다. 현재 시즌 1을 마감하고 시즌 2를 계획 중이죠. 주택을 짓고 싶어 하는 이들에 고려할 사항 등을 설명하고자 준비 중입니다.”

▲ 3층 베란다.

젊은 건축가의 패기를 녹여 내다 

▲ 외관.

아천동 주택은 사무실 이름을 유오건축으로 변경 후, 강 소장이 두 번째로 맡았던 주택 프로젝트였다. 

“대개 주택에 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은 본인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공간이 어땠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하는 편이죠. 이러한 머릿속 스케치들을 구체적인 형태로 형상화하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하는 역할이라고 여깁니다. 건축주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으면서도 건축적으로도 재미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탄생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죠.”

젊은 건축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구상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을 믿고 찾아온 건축주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이유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어진 해당 프로젝트는 한적하면서도 도심과 근접한 부지에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계획을 잡았다. 또한 부모님 세대와 딸네 부부, 남동생이 거주하느니만큼 632.00㎡(191.18평) 규모 부지에 건축면적 186.37㎡(56.37평)의 3층으로 구성해 프라이버시 확보는 물론 아파트의 편리함까지 놓치지 않았다. 

▲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편리함과 실용성을 두루 갖추다 
아천동 주택은 아파트에 익숙한 건축주의 요구사항에 따라 단순한 평면이지만, 단독주택의 이점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공간에 거주하면서도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1층 현관 앞에 계단을 둬 2, 3층으로 바로 오를 수 있도록 했으며 1층을 부모님 세대, 2층을 딸네 부부의 주 생활공간으로 꾸몄다. 

▲ 1층 거실.

거실, 주방, 침실 등으로 구성한 1층은 건축주의 요구대로 주방과 거실을 넓게 만들고 손님맞이용 다실을 배치했다. 2층도 1층과 마찬가지로 침실, 거실 등으로 단출하게 설계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장소는 거실이다. 

▲ 1층 계단실.

“한쪽을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제작한 거실은 공간의 재미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애쉬를 사용해 나무의 따듯한 질감을 더했습니다. 아늑한 느낌이 들기에 애완견의 쉼터로 이용되기도 하죠(웃음). 1층처럼 다실 겸 손님 접대공간으로도 활용하며 다락으로 연결돼 있어 다양한 공간감을 갖는 곳입니다.”

▲ 2층 다실.

바닥재로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층간 소음과 보온 효과에 도움을 주는 코르크 바닥재를 택했다. 원목 마루에 비견할 정도로 가격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기에 강 소장을 비롯한 건축주 모두 만족스러운 평가를 얻고 있다고. 

“흔히 단독주택이라고 하면 단열에 취약하다고 여기기 마련이죠. 건축주는 맨발로 디뎠을 때도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을 원해 코르크 바닥재로 시공하길 바랐습니다. 이에 처음으로 코르크 바닥재를 설치했는데, 대리석 바닥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면서도 맨발에 닫는 느낌이 포근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어요.”

▲ 2층 발코니.
▲ 2층 베란다.
▲ 2층 티룸.

3층은 다락을 품은 원룸 타입으로 계획했다. 남동생이 필요할 때만 이곳을 방문한다는 전체 하에 공용 서재 겸 활용도 있는 장소로 만든 것이다.  

내부를 잇는 공용공간이 없는 대신 외부 공간을 통해 자연을 만끽하도록 했다. 

▲ 3층 다락 계단.

“아천동 주택이 앉힌 이곳은 전면으로 산이 보이는 남향에 위치한 부지로, 외부 공간을 제외하기에는 아까운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최대한 각 세대가 불편함이 없으면서도 어느 정도 얼굴은 마주할 수 있도록 했죠. 1, 2, 3층 어느 곳에서나 외부로 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단독주택의 삶을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

강 소장은 ‘노닐며 즐긴다’는 뜻으로 이름 지은 유오건축의 의미 그대로 다양한 건축주를 만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전한다.

“2~3년 전보다 주택 일을 의뢰하는 수가 증가한 만큼 이들을 위한 문턱 낮추기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듯 ‘집’이라는 대상 자체에 관심 있는 이들을 모집해 재미를 느끼고 건축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유오건축 

건축가 소개 | 유오건축 강미란 소장

건축가 강미란은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동대학원 건축도시설계를 졸업하고 디자인그룹오즈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힌 뒤 유오건축을 개소했다. 건축설계뿐 아니라 건축 팟캐스트 ‘집구석’, ‘충무로 건축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건축 활동을 하고 있다. 2번째 아천동 주택, 태안 주택, 성산동 언어치료센터+주택, 파주 운정지구 상가주택 등이 금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