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걷는 숲길
쉽게 걷는 숲길
  • 나무신문
  • 승인 2016.05.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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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경북 청송군 주왕산 대전사~용추폭포
▲ 길가에 핀 벚꽃과 주왕산의 상징 같은 바위 봉우리.

#여행 #주왕산 #대전사 #경북 #청송 #용추폭포

주왕산은 연화봉 시루봉 향로봉 관음봉 나한봉 옥녀봉 등의 봉우리와 주왕굴 연화굴 등의 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 등 폭포, 주산지 절골계곡 내원계곡 등이 있는 산이다. 

주왕산의 상징 같은 바위 봉우리 아래 대전사가 있다. 대전사에서 용추폭포까지 약 2.2㎞ 되는 숲길은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탄한 길로 쉽게 걸을 수 있다. 그곳에 봄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 대전사 보광전.

대전사
주왕산버스터미널에서 대전사까지 가는 길에 상가가 즐비하다. 새벽 버스를 타고 오느라 밥을 챙겨 먹지 못한 탓에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관광지라서 그런지 밥값이 만만치 않다. 청국장백반이 1만원이다. 엄나무순, 오가피잎, 박잎 등 정성스레 담근 나물초절임 반찬과 맛있는 청국장에 밥값 1만원이 적당하다고 생각을 맞춘다. 

▲ 대전사.

대전사 입구에서 표를 산 뒤에 절로 들어간다. 절 옆 돌담길에 벚꽃이 화려하다.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12년(67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대전사라는 이름은 주왕의 설화에 나오는 주왕의 아들인 대전도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원래는 지금 보다 훨씬 규모가 컸는데 여러 차례 불이 나서 많은 절집이 소실됐다. 현재는 보광전, 관음전, 명부전, 응진전, 산령각 등이 있다. 

이 중 보광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조선 현종13년(1672년)에 중창한 것이다. 1976년 보광전을 중수 할 때 상량문에 적힌 건축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보광전은 보물 제1570호다.

대전사 마당에 서면 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절 뒤에 보이는 기묘한 바위봉우리 때문에 절 마당이 더 깊어 보인다.     

▲ 시루봉.

시루봉과 학소대
절 담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벚꽃이 피어 화려하다. 평탄한 흙길이 걷기 편하다. 맑고 푸른 계곡물과 연둣빛 신록이 마음에 물드는 느낌이다. 

낯을 가리지 않는 다람쥐 두 마리가 길옆에서 ‘쪼로록’ 달려갔다 달려온다. 큰 놈이 어미고 작은 놈이 새끼 같다. 똘망똘망한 눈빛까지 다 보이는 거리에서 다람쥐는 멈추어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다람쥐를 보는 것처럼 다람쥐도 나를 본다. 

▲ 아들바위.

계곡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아들바위다. 바위를 등지고 다리 가랑이 사이로 돌을 던져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숲으로 깊이 들어간다. 기묘한 바위봉우리가 계곡 옆에 우뚝 솟았다. 이름 없는 봉우리도 있고 이름 붙은 봉우리도 있다. 

계곡 왼쪽에 우뚝 선 봉우리에 시루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위가 떡을 찌는 시루를 닮아서 시루봉이 됐다. 옆에서 보면 사람 옆모습으로도 보인다. 

옛날 어느 겨울에 도사가 바위 위에서 도를 닦고 있었는데 신선이 내려와서 불을 지펴주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바위 밑에서 불을 피우면 그 연기가 바위 전체를 감싸면서 봉우리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 

시루봉 앞에 학소대가 있다.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해서 학소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느 날 백학이 사냥꾼에게 잡혔다. 짝을 잃은 청학은 몇날 며칠 동안 울면서 바위 주변을 날아다니다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 학소대.

용추폭포 그리고 백련암
학소대와 시루봉이 마주 보고 있는 곳을 지나면 용추폭포가 나온다.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통쾌하다. 

용추폭포의 ‘용추’는 용의 꼬리를 말한다. 주왕산 계곡을 거슬러 오르며 용이 승천했는데 그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 용추폭포다. 

▲ 주왕산 계곡.

용추폭포 앞에 앉아 한참 동안 폭포를 바라본다. 길은 산으로 깊이 더 들어가는데 오늘의 목적지이자 반환지점인 용추폭포에서 왔던 길로 돌아간다. 

바위 절벽 사이로 간신히 난 길을 따라간다. 학소대와 시루봉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가는 길이 상쾌하다. 

출발지점인 대전사에 도착하기 전에 냇물 건너편에 암자가 보인다. 백련암이다. 암자 입구에 벚나무 두 그루가 명패처럼 서있다. 

▲ 백련암.

암자 마당에 목련꽃잎이 가득하다. 떨어진 하얀 목련꽃잎, 푸른 풀이 자라난 그곳에 노란 민들레꽃이 가득 피어났다. 생명의 꽃밭이다. 사람 발길 뜸한 곳에 봄이 더 풍성하다. 어디 한 곳 편하게 발 딛을 곳이 없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