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목재를 알어?
니들이 목재를 알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6.04.26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LUMN 서범석의 칼럼 혹은 잡념

[나무신문] 나무신문이 5월부터 주4일 근무제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은 월1회에 한해 그것도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서 금요일이나 월요일 중 하루를 쉬는 것이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월2회를 넘어서 주4일 근무제 전면 시행까지 갈 생각이다.

이유를 묻는다면, 또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간단하다. 보다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다. 보다 좋은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또 독자와 목재시장에 더 쓸모 있는 신문이 된다는 뜻이다.

신문 한 장을 놓고 보면 하루가 아니라 일분일초라도 더 붙들고 있어야 좋은 신문이 만들어지는 게 맞다. 하지만 하루 이틀 만들고 말 게 아니라면 기자들에게 딴짓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나무신문 만든다고 매일 목재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이종교배와 근친교배라는 말로 이미 이러한 개념을 채득했다. 이것이 요즘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융복합이기도 하다.

부지런히 다른 곳에 있는 좋은 것들을 가져다가 목재정보와 접목시켜서 새롭고 건강한 잡종을 만들어내야 한다. 적어도 전문지 기자라면 이러한 고난의 행군에 첨병에 서야 한다. 모든 역량을 목재에만 집중해 근친교배에만 몰두한다면 열등하고 이상한 신문이 생산될 게 뻔하다. 때문에 기자들의 딴짓 비용도 일정부분은 신문사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목재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목재 전문기자로 입문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목재를 전공했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나는 목재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신문 만드는 사람”이라고 항변해도 ‘목재인’들은 하나같이 ‘목재 전공도 안 한 사람이 어떻게 목재 신문을 만들어?’하는 태도를 취했다.

목재인들의 이러한 행태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비전공 기자에 대한 의심’은 대부분 해소됐지만 다른 업종과의 접점에서는 늘 이러한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구 인테리어 건축 조경 예술 등 갖가지 이업종 및 다른 세상과 맞닥트린 목재인 10명 중 9.8명은 “그 사람들이 목재를 알아?”라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목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라기보다는 다른 세계에 대한 무지와 두려움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담 쌓고 목재만 들여다봤다는 얘기다. 

부지런히 제품소개나 하고 업체탐방이나 하면서 가끔 항간에 떠도는 불만들이나 몇 줄 옮겨 적는다고 신문이 되는 게 아니다. 같은 이유로 목재 또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융합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한낱 나무토막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