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활용 산림바이오매스의 고부가가치화 방안 토론회를 보고
미활용 산림바이오매스의 고부가가치화 방안 토론회를 보고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03.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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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 유성진 전문위원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 유성진 전문위원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나무신문 |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 국립산림과학원이 3월16일에 주최한 신기후체제 대응 미활용 산림바이오매스의 고부가가치화 방안 토론회를 다녀왔다. 토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한 소감은, 산림행정의 산업계와의 소통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과, 바이오매스 에너지 시대가 도래 했지만 산림바이오매스가 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없고, 처방전만 제시하는 느낌이었다.

어제 토론에서, 산림생산기술연구소는 벌채부산물을 번들로 만들어 이동식파쇄기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에너지 연료로 공급할 경우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했고, 경북대학교의 임업기계 전문가인 한 박사는 수년 전 한국지역난방공사 발주로 연구용역한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하며 수변림 조성과 산림바이오매스 이용을 위한 기계화 방안 등을 제시했으며, 미국 훔볼트주립대학교에서 온 교수는 미국 서부지역에서도 90% 이상의 벌채 부산물이 산림에 방치되어 부패되거나, 소각처리를 해 환경오염을 유발시키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수거 비용이 높아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며, 최근 미국에서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50%를 목표로 하나, 천연가스 사용이 늘어나는 상태라고 하면서, 벌채현장에서 1년 정도 벌채부산물을 건조시킨 후, 반탄화시키거나, 목재브리켓(Briquettes), Biochars로 만들면 높은 판매가격으로 보조금이 불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토론자로 나온 한국농수산대학 교수는 바이오매스를 고부가가치로 만드는 연구와 수요 시장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사)한국원목생산업협회장은 원목 공급 잉여가 심한데, RPS제도에서 국내 산림에서 생산된 원목은 공급인증가중치(REC)를 미적용 하는  제도부터 개선해야 하며, 기계화 연구에 대해 집중 투자해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는 대구열병합발전소가 2007년부터 재선충피해목을 파쇄한 우드칩을 연료로 활용하다가, 도중에 조달이 곤란해 임목폐기물 우드칩으로 활용했고, 최근 환경부가 고형연료 품질인증제도를 시행하면서, 품질에 적합한 연료 조달이 쉽지 않아 고체연료로 구분하는 재선충피해목으로 2016년부터 전환했으나, 방제기간이 1월에서 4월까지 한정되어 있어 계절에 따라 원료조달이 곤란해 대체재 활용을 위한 공급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Floor 토론에서 산림과학원 최돈하 부장은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산림의 일정면적을 가지고 수십 년 간 지속경영해 바이오매스를 조달하는 방법을 제시했으나, 지역난방공사에서는 1년에 5만톤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전문성 있는 업체로부터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불가하다며 나무식재 같은 것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회를 보고, 가장 안타까운 것은 밥그릇을 통째로 환경부와 산업부에 빼앗겨 국내 산림에서 나오는 바이오매스는 전혀 활용을 못하는 실정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수십 년 간 목재를 사용하는 산업계의 노하우를 전혀 접목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나무신문 지면에 여러 차례 기고를 통해 소개했는데, 현재 민간 열병합발전소와 RPS를 적용받는 발전사업자의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연간 140만톤 이상의 가짜 바이오매스 연료(폐목재를 파쇄한 BIO-SRF)가 사용중이며, 석탄 화력발전소에 2~3% 혼소하는 우드펠릿도 연간 180만톤이나 수입해 사용하는 상태지만, 정작 우리나라 산림에서 나오는 바이오매스는 일부 화목보일러 장작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1등급 목재펠릿이 전부다. 

산림청이 언젠가부터 산업계와의 소통이 단절되고 있다.

목재산업계에서는 2008년 이후 화석연료 가격 폭등으로 많은 산업체들이 스팀 보일러를 목재 우드칩 보일러로 바꾸고, 2012년부터 RPS제도가 시행되는 것 때문에, 엄청난 바이오매스 에너지연료 수요를 예측해 목재자원의 공급을 높이기 위해 벌채부산물(임지잔재)의 자원화 실증사업을 5년 간 했고, 벌채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매년 50~100ha의 면적을 직접 벌채작업도 지속했으며, 재선충 피해목도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직접 이동식치퍼기로 파쇄해 해마다 수만 톤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개발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뿌리와 가지목도 현장에서 파쇄 후, 공장에서 흙과 돌까지 제거해 원재료로 활용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번 토론회의 일부 발표자는 전혀 현실을 모르는 주장을 했다.

그는 공사현장에서 임목폐기물칩을 공급하는 폐기물 처리업자들이 원목과 가지목을 분리하지 않고 수집을 잘못해 돌과 흙이 혼입되어 연료로 제대로 사용할 수 없으며, 그들이 높은 처리가격을 받고 다시 지역난방공사에 높은 판매단가를 받고 있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그건 지역난방공사가 산림청, 지자체와 공기업과 MOU를 체결해 물량을 독식하고 파쇄작업을 용역발주 주면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수년전 상황이고, 개발공사 현장에서는 나무를 벌목한 후, 원목은 별도로 분리해 판매 처리하고, 부지 조성을 위해 뿌리를 파헤쳐 캐어낸 뿌리와 가지목은 혼합되기 때문에 흙과 돌이 혼입되는 상황인데, 그걸 폐기물업자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본인이 개발현장에서 뿌리까지 털어서 반출작업을 한 번 해 보기를 권한다.

또한, 일본이 RPS제도에서 FIT제도로 전환하고 바이오매스를 3가지로 구분해, 미이용목재(소경목과 가지목)를 연료로 생산한 전기는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며, 특히 산촌지역마다 소규모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미이용목재를 활용할 경우에는 40엔/1Kwh(재활용목재 13엔, 일반목재 20엔, 미이용목재 33엔)까지 전기 구입가격을 높혀, 벌기령이 도래된 산림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하는 체계를 구축한 상황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일본은 이러한 정책으로 지난해 좋은 원목은 70만㎥를 중국과 한국, 대만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고(우리나라 국유림 1년 원목 공급량과 동등한 수준) 일시에 너무 많은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소경목(C재)과 B재(합판용재)까지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산림청은, 폐목재고형연료(BIO-SRF)와 수입 펠릿과 PKS(팜열매껍질)에 바이오매스 시장을 잠식당한 원인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왜 산림바이오매스의 활용이 부진한 것인지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2010년부터 산림에서 입목벌채허가를 내어줄 때 벌채부산물 처리를 병행하는 원목생산자에게 조림예정지 정리작업비를 지원하거나, 현대판 나뭇꾼사업인 산림바이오매스 수집사업(지자체별 30~50명의 수집단 활용)에 소요되는 예산을 활용한다면, 벌채작업에서 생산하는 원목이 한해 500만㎥이라면, 벌채부산물(임지잔재)도 160만㎥ 규모이니 얼마든지 대량으로 바이오매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 했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그 사이에 밥그릇은 환경부가 BIO-SRF인증제도를 시행하고, 환경공단 산하에 폐기물에너지센터까지 운영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이제 수요자들은 값싸고 열량 높은 폐목재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고, 순환자원으로 지구온난화를 저감하는 진정한 바이오매스는 우리나라 산림에 있다. 산림청이 수년전에 산자부와 협의해 족쇄를 채운 RPS제도에서 국내 산림에서 생산된 원목(숲가꾸기사업 포함)은 REC를 미적용한다는 것을 재검토해야 하며, 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폐목재에 대한 REC를 낮추고, 산림에서 공급하는 벌채산물(임지잔재)는 REC를 높혀야 한다. 또한, 벌채산물을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산림이 울창하기는 하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소경목과 곡재(리기다소나무와 활엽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과는 다른 산림자원화 정책이 필요하다. 1㏊의 산림에서 입목을 벌목해 생산한 원목의 70%가 제재목(합판재, 건축재) 용도인 나라와, 극소수의 낙엽송, 소나무 군락지역을 빼면 대부분 소경목(펄프목)인 우리는 다르다. 용도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원목생산업 협회가 말하듯이, 원목공급 과잉이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다.

나무 한그루를 베어내거나, 일정 면적을 벌목할 때 소요되는 생산원가를 낮추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무가 좋은 경제목이라면, 좋은 부위는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자투리 소경목은 펄프나 섬유판(MDF) 등 산업용재로 공급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의 질적 수준이 낮아 생산원가를 고스라니 소경목을 사용하는 펄프와 MDF업체가 부담하다 보니 도착도 8만원(톤)에 가까운 가격으로 원목을 구입해, 뉴질랜드 MDF업체(3만원), 말레이시아(2.5만원)에 비해 제조원가가 높아 중동이나 미국으로 수출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 산림청은 바이오매스 공급과 관련한 제도에 적극 개입해 산업부와 환경부의 제도개선을 유도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울창하지만 병해충에 시달리고 소경목이 대부분인 산림을 한국형 경제목으로 조림해 다음 세대에는 임업선진국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산림으로 개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