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이 새집되는 착한 프로젝트
헌집이 새집되는 착한 프로젝트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3.15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동 아파트 리모델링
▲ 자녀 방.

[나무신문] 하얀 눈 대신 꽃송이로 새로 단장한 계절처럼, 아파트 역시 리모델링을 통해 탈바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축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을뿐더러 오랜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10년이 넘은 아파트를 전문가의 손길로 재탄생시킨 목동 아파트를 찾았다.    <편집자 주> 

▲ 자녀 방.

건축정보 및 자재정보

위치 : 목동 대림 아크로빌
면적 : 실내 192.20㎡(58.14평)
      실외 65.80㎡(19.90평)
용도 : 주거
자재 : 아트월 - 적삼목
      창호 - 필로브 3중 유리 시스템 창호
      테이블 및 장 - 자작 합판
      플로어링 - 오크 원목 온돌마루
설계 : 데씨 아키텍츠 02-6287-4700
      www.desiarchitects.com

 

불황 속 두각 나타내는 리모델링 

불황일수록 집을 구하는 이들의 장애물 중 하나는 경제적 여건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비해 우리네 통장은 늘 빈털터리.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먹고 살기 힘든 현실에 결혼 적령기와 내 집 마련의 꿈이 밀려나고 있다. ‘전셋값으로 내 집 짓기’, ‘1억 원으로 내 집 마련’ 등의 금액에 초점을 맞춘 문구가 여러 매체를 통해 꾸준히 홍보되는 이유다.

최근 젊은 부부들의 단독주택 마련에 힘입어 아파트 리모델링이 화두다. 이러한 현상은 세대를 막론하고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신축보다 가격 부담이 적고 오랜 기간 거주했던 장소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 덕분이다.

목동 아파트 리모델링은 60대 건축주 부부의 자녀가 주거와 상업공간 등 여러 인테리어 사례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데씨 아키텍츠(desi_architects)에 의뢰했다.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에 거주하신 부모님을 위한 선물이었던 것. 데씨 아키텍츠의 황현진·강요한 소장은 목동 아파트의 경우 단열과 채광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설명한다.

“프로젝트 진행 시 주안점을 둔 것은 환기와 채광, 단열 등이었습니다. 주상복합인 이곳은 마당이 있는 등 환경이 좋아 설계만 잘 진행한다면 모든 공간에 따스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거라 여겼죠. 아울러 구조 변경을 통해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와 소통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 거실.

목재의 온기가 살아 숨 쉬는 내부 
주택 내부는 전체적으로 아트월을 적삼목으로 설치하는 등 목재를 사용해 따듯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기존의 방 배치에서 180도 다르게 설계해 바람길을 만들어 환기도 고려했다. 

마당으로 출입 가능한 거실은 필로브 3중 유리 시스템 창호를 설치해 채광과 단열을 고루 잡았다. 큼직하게 설치된 창호는 거실뿐만 아니라 내부에 고루 빛이 스며들게 해 집 안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해낸다. 또한 소파 대신 대방석을 놓아 건축주가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휴식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포근한 자리로 완성했다. 

▲ 거실.

거실의 연장 선상처럼 보이는 안방은 마찬가지로 적삼목으로 만든 아트월을 벽면에 설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마당과 인접해 있는 거실과 안방 외부에는 카보네이트 소재로 만든 차양을 설치했다. 비를 막아줄뿐더러 윗집과의 프라이버시도 지켜준다고.

▲ 안방.
▲ 방.

한편 건축주의 자녀가 거주하는 방은 마치 다도실을 연상시킨다.

▲ 자녀 방.
▲ 자녀 방.

“해당 프로젝트를 의뢰한 분은 패션 분야에 종사하며 평소에도 개량한복을 즐겨 입고 차를 즐겨 마시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도를 겸할 수 있는 긴 좌탁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죠. 덕분에 손님 접대도 가능합니다.”

외부 공간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좌탁의 눈높이에 맞춰 창문을 설치했다. 또한 창 앞으로 단차를 둬 걸터앉아 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데씨 아키텍츠의 황현진·강요한 소장은 여러 인테리어 프로젝트 중에서도 주거 인테리어는 유독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 외부 마당.

“콘셉트를 잡을 때 주로 목적성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건축주의 욕망과 건축가로서 하고 싶은 것들을 적절히 버무리려고 노력하죠. 특히 많은 사람이 들락거려 일반적인 것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상업공간과 달리 주거공간은 사용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살리면서 실험적인 요소도 담을 수 있죠. 어려움에도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이유입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데씨 아키텍츠

▲ 강요한 소장.
▲ 황현진 소장.

건축가 소개 | 데씨 아키텍츠(desi_architects) 강요한·황현진 소장

데씨 아키텍츠는 2014년 1월에 설립한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로 주거 및 상업 공간 외 다양한 분야의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공간이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활기찬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건축을 통해 주변과 소통하는 아름다운 환경을 우리의 건축적 행위를 통해 만들어가고자 한다. 
황현진 소장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조병수건축연구소를 거쳐 현재 데씨 아키텍츠의 대표로 있다. 또한 강요한 소장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유니자인 아키텍츠를 거쳐 현재 데씨 아키텍츠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