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새롭다, 다세대주택
다 새롭다, 다세대주택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2.23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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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X4 house
▲ 동북 측면.

[나무신문]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다세대주택이 울산 중구 성안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쓰레기가 모여 있던 공터, 즉 10년 이상 방치돼 있던 나대지(裸垈地)에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의 숨결을 불어넣어 완성한 1X4 house는 어느새 동네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편집자 주> 

412호부터 2번에 걸쳐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 외관 야경.

건축정보
대지위치: 울산광역시 중구 성안동
용    도: 다세대주택
대지면적: 265.50㎡(80.31평)
건축면적: 140.25㎡(42.43평)
연 면 적: 677.42㎡(204.92평)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구    조: 철근콘크리트구조/ 경량목구조
협력설계: 누리마루
시    공: 유진건축/ 백천목공
설    계: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070-7558-2524  www.yoap.kr

자재정보
외  벽: 모노와이드벽돌/ 외단열시스템마감(테라코트)
지  붕: THK0.7 알루미늄징크 
창  호: 지인 PVC 이중창
단열재: 압출법보온판/ THK140 글라스울
세대 내 벽마감: 신한 실크벽지
세대 내 바닥재: 구정 강마루
세대내 문: 예림도어
수전 및 위생도기: 한샘 바스
주방가구: 한샘 유로화이트 8000

▲ Elevation
▲ Section diagram

다세대주택, 새 옷을 입다 
사람들의 안목이 높아지고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이 각광받음에 따라 건축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 똑같은 형태를 띄고 있는 건물을 건축가들만의 노하우와 실력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건축물로 재탄생시키는 것. 다세대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40대 초반의 건축주는 처음부터 분양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입주자의 이목을 한눈에 집중시킬 만한 설계를 진행하고자 했던 건축주는 온라인상의 정보를 통해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를 찾았다. 디자인밴드요앞은 완공되기까지 2년에 가까운 기간이 소요됐을 정도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만큼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였다고 말한다.

“설계를 의뢰받은 후, 처음 답사를 갔을 때 저층 건물들이 들어선 동네 특유의 개방감과 함께 약간의 적막함이 느껴졌습니다. 지형을 따라 옹기종기 들어서는 서울의 산자락 주택가와는 달리 도시계획에 의해 반듯하게 줄지어 서 있는 다세대 및 다가구가 낯설면서도 경직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죠.”

▲ 외관.

한적한 동네 중에서도 유독 나대지에 가까웠던 해당 부지에 다세대주택을 계획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산자락에 위치한 주택가들이 무미건조함에 가까울 정도로 일관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X4 house를 담당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건축주의 태도 덕분이었다. 

“건축주의 요구 조건은 수도권에서 볼 수 있는 다세대 프로젝트와는 달랐습니다. 용적률을 꽉 채우거나 층수를 최대한 높이고, 세대수를 확보하는 등 일반적인 구조로 짓고자 하는 이들의 의견과는 달랐죠. 덕분에 이견 조율은 쉬운 편이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라면 큰 반대 없이 저희를 신뢰하고 맡겨줬죠.”

▲ 외관.

단독주택의 장점을 입은 1X4 house
건축주의 요구 조건에 따라 주택은 기존 건물들과는 다른 모습의 형태를 보이게 됐다. 다세대임에도 불구하고 4개의 대문과 옥상, 마당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다만 4세대가 동등한 입장으로 건물을 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내·외부의 공간 구성 등을 균일하도록 했다. 

디자인밴드요앞은 재료의 사용을 통해 입주자들이 본인의 보금자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두 가지 색상의 벽돌을 번갈아 사용해 외벽을 마감하고, 스타코로 마감한 뒷면의 주 출입구는 각 세대를 다른 색상으로 배치해 디자인적인 요소도 고려했다. 또한 세대 당 2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장을 넓게 만들어 편의성을 더했다. 

외관 구성 역시 특이하다. 지상 1~3층은 철근콘크리트로, 4층은 경량목구조로 마감해 마치 추운 겨울 따스한 목재 모자를 쓴 듯한 모습으로 완성됐다. 

▲ 3층 계단.
▲ 각 층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

“각 세대가 한 층씩 쌓여 배치된 일반적인 구성이 아닌, 수평적으로 나란히 늘어선 형태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세대 간 수직적 연결이 가져오는 소음 문제나 층별 편의성의 불균등함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기 때문이죠. 전면 외장에 사용된 벽돌을 통해 4개의 집이 나란히 서 있는 듯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주변과의 조화도 생각했다. 다른 모양을 갖게 된 까닭에 가벽을 세우거나 너무 도드라진다면 동네 분위기와 반할 수 있어서다. 이에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주어진 조건 아래 최대한의 효율을 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 지하 공간.

일상과 휴식을 고루 갖춘 내·외부 
수직으로 나뉘어 한 세대가 4개 층으로 구성됐기에 한 층 바닥 면적은 약 42.98㎡(13.00평)의 규모를 갖게 됐다. 천정의 색깔로 포인트를 준 1층은 일자형 주방과 거실로 단출하게 꾸미고 앞쪽에 테라스를 둬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2, 3층의 경우에는 방들과 안방, 드레스룸, 욕실 등으로 배치했다. 특히 2층 침실의 남측 사선 면에는 공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침대, 수납, 침대 사이드 및 책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구를 특별 제작해 적용했다. 욕실과 세탁 시설은 입주자의 생활 편의를 위해 두 군데에 각각 구성했다.

▲ 옥상.

각 세대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4층이다. 

“4층에는 사선 지붕의 매력을 살린 높은 층고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4층 방에서 이어지는 옥상은 4개의 사선 매스가 얹혀 있는 형태로 두 가지 다른 색상의 지붕재를 번갈아 사용해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했죠.”

결과적으로 옥상은 따로, 또 같이 존재한다. 평소에는 세대별로 분리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반면 옥상에서는 바로 옆 세대와 소통할 수 있어 긍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는 다세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완공한 후, 본인이 직접 거주하며 임대를 놓거나 처음부터 분양을 목적으로 설계를 의뢰하는 다세대주택과 관련한 의뢰는 늘 존재하는 편이죠. 다만 기존에는 비슷한 모습의 건축물이 즐비했다면, 날이 갈수록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설계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짓기만 하면 100% 분양이 되는 현실이었지만, 점차 그러한 공식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사람의 인식이 변화하고 발전하듯 주택 역시 입주자들의 편의와 개성을 배려한 프로젝트의 수요는 점차 커질 것으로 여깁니다. 많은 연구와 생각 끝에 건축사사무소에 의뢰하는 여러 건축주들처럼 말이죠.”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 3층.
▲ 2층 방.
▲ 2층.
▲ 3층 욕실.
▲ 3층.
▲ 4층.
▲ 4층.

건축가 소개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esignband YOAP)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designband YOAP)는 서울과 파리에서 4명의 파트너가 함께 건축적 상상의 실현과 영역확장, 그 과정에서의 지속 가능한 즐거움에 대해 고민하는 곳이다.  2013년 이래로 지금까지 방배동 하얀집, 미쉐린 삼성점, 북한산 둘레길주택, 광교 예네하우스, 상수동 The Rock, 광교 Cornerstone, 울산 1x4 house 등의 작업을 해왔다.  
신현보 소장은 한국(KIRA)과 네덜란드(SBA) 등록건축사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와 네덜란드 TU Delft를 졸업했으며, 공간건축과 기오헌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류인근 소장은 호남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김도란 소장은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은 뒤 스튜디오 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강민희 소장은 프랑스 등록건축사(HMONP)이며, 고려대학교와 Paris Val de Seine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Helene Fricout-Cassignole Architectes DPLG와 Chartier-Dalix Architectes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