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2.0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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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하우스
▲ 1층 거실.

[나무신문] 충남 아산에 지은 갤러리하우스는 평범한 외관과 달리 요소마다 이목을 사로잡는다. 교수이자 미술가로 활동하는 아내의 작품을 곳곳에 설치해 조화를 이룬 공간. 갤러리하우스는 단순 주거의 기능을 넘어, 힐링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멋스러운 현재를 즐기는 이들의 보금자리를 찾았다.    <편집자 주> 

410호부터 2번에 걸쳐 HB건축사사무소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 계단실.

건축정보
대지위치: 충남 아산시 염치읍 동정리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면적: 190.44㎡(57.61평)
연 면 적: 240.80㎡(72.84평)
외 벽 재: 외단열 시스템, 징크패널
내 벽 재: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도장
실내건축설계: HB건축사사무소 02-498-7908 www.hbarchitects.co.kr
실내건축시공: 대광종합건설

자재정보
바닥타일: ELIOS CERAMICA
포인트목재: 티크(단판코팅)
페인트: 벤자민무어
주방가구: 리첸
일반가구: 첸트럴 갤러리(제작)
통원목 테이블: 태흥특수목재(제작)
위생도기, 기구: American Standard, GROHE
하드웨어: DOMUS
전기기구류: Legrand

▲ 서재.

건축주에게서 찾은 답
옷과 음식, 그리고 집. 이른바 의식주는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에 절로 눈길을 끌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는 콘텐츠 역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관련 업종의 트렌드는 우리에게 있어 최대 화두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끄는 ‘집방’만 보더라도 사람들이 보금자리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다. 텅 빈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판가름 나는 것은 물론 건축주의 개성까지 표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남 아산시 염치읍에 위치한 갤러리하우스는 이름에 걸맞은 독특한 내부를 자랑한다. 인테리어 곳곳에서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데, 이는 HB건축사사무소의 노하우가 깃든 부분이다.

▲ 계단실.

“갤러리하우스는 이미 건축설계가 끝난 후, 골조공사까지 진행이 된 상태에서 의뢰를 받았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설계를 맡긴 후 공사를 하던 도중 새로운 결심을 한 끝에 저희를 찾아왔죠. 남은 노년 시절을 보낼 소중한 장소이기에 조그마한 부분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갖고 있었습니다.”

첫 시점부터 도맡아 한 것이 아니었기에 부담도 상당했다.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던 부분이 많았기에 보다 건축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했다고. 

“전체적으로 실내건축 기본 및 실시설계와 실내 건축공사 감리에 대한 부분을 책임지게 됐습니다. 아예 모든 것을 중단한 후, 첫걸음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으나 비용적인 한계로 인해 포기하게 됐죠. 대신 미술가인 건축주 아내의 작품과 인테리어를 최대한 조화롭게 배치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을 추구하는 HB건축사사무소는 약 2개월의 기간을 거쳐 지금의 갤러리하우스를 완성했다.

▲ 외관.

주택에 삶을 담다
갤러리하우스는 현재 건축주 부부 2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훗날 유학에서 돌아온 자녀들이 거주할 것을 염두에 두고 연면적 240.80㎡(72.84평)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주택으로 계획했다. 정원에는 어렸을 적 자녀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을 세워 인테리어 효과를 줌과 동시에 가족의 추억을 새겼다.

전체적인 인테리어에는 여생을 작품 활동에 매진하며 살길 바랐던 아내의 염원을 담았다. 주택 자체를 캔버스화 시키고자 한 것이다. 

▲ 자녀방.

“이곳에는 환한 빛과 유유히 흐르는 선형만이 있습니다. 장소 자체가 내뿜는 어떤 위화감이나 자랑도 느낄 수 없죠. 단지 사람과 그들의 삶이 채워 나갈 빈 스케치북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갤러리하우스라는 보금자리가 끊임없이 사용자에 의해 변화하고, 새로워 질것이라 여겼죠. 그러한 시간이 축적됨에 따라 주택에 대한 가치도 상승하리라 믿었습니다.”

담박하면서도 절제된 미를 선보이는 HB건축사사무소의 철학에 따라 갤러리하우스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마감하고 티크와 월넛 등의 목재를 사용해 따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덕분에 일반적인 갤러리처럼 상업공간의 느낌이 아닌, 건축주 부부만의 아늑한 장소로 재탄생했다. 

▲ 2층 거실.

분위기를 자아내는 특별한 인테리어
부부가 자주 담소를 나누고, 텔레비전을 감상하는 거실은 월넛 수종의 슬랩탑을 소파 앞에 배치해 멋스러움과 실용성을 고루 갖췄다. 또한 벽난로 옆쪽의 협소한 공간 안에는 장작을 쌓아 올렸는데, 마치 하나의 오브제를 보는 듯 주변과 어우러진다. 일반적인 전원주택의 경우 장작을 외부 창고 옆이나 구석에 두는 경우가 많지만, 내부에 둬도 새로운 감각의 인테리어로도 손색없다는 것을 실천한 사례다.

▲ 주방 / 식당.
▲ 주방 / 식당.

주방/식당에는 웬지 수종의 슬랩탑을 설치해 식탁으로 활용했다. 8인까지 앉을 수 있는 큰 사이즈의 슬랩탑이 홈 카페를 연상케 한다. 모든 가구는 빌트인으로 설치해 깔끔함을 유지했다. 

▲ 안방.

부부침실로 사용 중인 안방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설치해 편의성을 더했다. 침대가 놓인 바닥과 벽 일부는 티크 천연목재를 활용해 포인트를 주고, 주 바닥재인 베이지색 대리석 폴리싱타일과 경계를 이뤄 자연스러우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침대의 헤드 부분을 없애고 등 박스를 설치한 덕분에 은은한 빛이 심신의 안정을 돕는다.

자녀방 역시 티크 천연목재로 포인트를 줬다. 안방과 달리 침대 머리맡까지만 설치하고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 2층 거실.

2층은 거실과 휴게실, 서재 등으로 꾸몄다. 피아노와 2개의 안락의자가 놓인 거실에는 파노라마 창을 설치해 부지 근처의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풍경을 보다 보면, 마치 펜션에 온 듯한 착각이 일어납니다. 아무리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한 폭의 그림 같죠. 이러한 마음을 알아서인지 인테리어 공사가 끝난 후에도, 건축주 부부는 저희에게 언제든지 이곳을 방문해도 좋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2층 거실에서부터 휴게실 겸 가족실로 향하는 벽면에도 9개의 작은 창을 뚫어 액자가 걸린 듯한 풍경을 연출했다. 휴게실에는 조그마한 텔레비전과 탁자를 둬 언제든지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로 꾸몄는데, 외부 데크로도 드나들 수 있다. 

부부의 일터로 활용하는 서재는 ㄱ자 형태의 흰색 수납장으로 통일감을 줬다. 높은 천장고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진다. 

글 =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사진 = HB건축사사무소 

▲ 1층 거실.

건축가 소개 | HB건축사사무소 정효빈소장·이상욱 실장 

정효빈 소장은 인제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HyunjoonYoo Architects 연구원으로 수학하며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주)SD Partners 건축사사무소에서 다년간 실무했으며, 현재는 ‘HB건축사사무소’로 전환, 건축가로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이상욱 실장은 인제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주)HNC에서 플랜트 엔지니어로 재직했다. 이어 2013년 정효빈 소장과 함께 HB건축디자인사무소를 개소했으며, 현재는 ‘HB디자인’을 운영, 다수의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