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간극을 메우다
너와 나의 간극을 메우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1.06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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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집
▲ 남서측 전경.

[나무신문] 하루 24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속 우리는 하늘 한 번 올려다볼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학교와 집, 회사와 집을 무한 반복하는 요즘. 우리에게는 얼마만큼의 여유가 있을까. 틈틈집은 그러한 물음에서 시작했다. 경제적인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틈틈집을 찾았다.     <편집자 주>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지역지구 : 도시지역, 제2종 일반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주요용도 : 다가구주택, 제2종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367.80㎡(111.26평)
건축면적 : 181.31㎡(54.85평)
연 면 적 : 596.64㎡(180.48평)
건 폐 율 : 49.30%
용 적 률 : 162.22%
외 장 재 : 스터코 플러스 외단열 시스템
창    호 : 공간 시스템 알루미늄 창호
내 장 재 : 오크무늬 강마루,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자작합판 도어, 미송집성목 계단판
규    모 : 지상 4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설    계 :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강영진, 강우현 02-6093-2253 www.archihood.com

▲ <2층 평면도>1 현관 2 침실 3 공용 거실 및 주방 4 발코니 5 화장실 6 보일러실 7 계단실
▲ <3층 평면도>1 현관 2 침실 3 공용 거실 및 주방 4 발코니 5 화장실 6 보일러실 7 계단실

특별한 셰어하우스를 꿈꾸다 

▲ 중정 전경.

최근 1인 세대의 증가로 새로운 주거 형태가 자리 잡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Sharehouse)’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인 원룸이나 고시원의 형태에서  발전해 주거 공간 외에도 삶 일부를 공유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살기에 단점도 존재하지만, 경제적인 부분과 심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장점으로 인해 특히 젊은 세대에서 각광받고 있다.

틈틈집은 이러한 셰어하우스의 개념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자리한 이곳은 인근에 2개의 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학생들의 거주지 수요가 많고, 서울과 인접한 지역 특성상 직장인들의 수요도 높은 곳이다. 이로 인해 해당 동네는 다가구주택과 원룸, 고시원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수도권의 전형적인 주거 밀집 지역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었다. 

특별한 셰어하우스를 원했던 의뢰인의 제안으로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archihood WXY)의 강우현·강영진 소장은 약 4개월의 기간을 거쳐 지금의 틈틈집을 설계했다. 

“이곳에 위치한 집들은 여느 지역들처럼 경제성만을 추구하며 세밀한 생활 방식의 고려 없이 획일적인 구조로 계획돼 천편일률적인 공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프로젝트로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 작은 틈을 만들어 사람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의 여유와 평온을 가질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 201호 거실.
▲ 중정에서 하늘을 바라본 뷰_저녁.

건축가의 고뇌를 설계에 대입하다 
4층 규모로 구성한 틈틈집은 1층은 근린생활시설로, 2~4층은 다가구주택으로 계획했다. 현재 1층은 편의점이 입점해 있는데, 중정에 테이블이 위치해 있어 거주민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의 모임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다가구주택의 입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층마다 평면을 엇갈리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평면을 엇갈리게 구성함으로써 층마다 위치한 발코니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했습니다. 바로 위층에 발코니가 자리 잡고 있을 경우에는 서로의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층간의 프라이버시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입면 구성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약 2년 전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강우현·강영진 소장은 입면 구성 외에도 틈틈집에 유독 심혈을 기울였다. 사무소 설립 후 정식으로 진행한 첫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거주할 사람들을 위해 좋은 집을 짓겠다는 일념 하에 일을 추진했는데, 결과적으로 지난해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우수상’과 ‘2015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장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이들의 평소 건축 철학은 틈틈집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건축물은 하루 대부분을 접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생활 속에서 자연을 접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발코니만 있어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데 말이죠. 이에 외부 공간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자연을 조금이라도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 4층 복층형 침실.

마음의 여유와 평온 선물하는 내·외부
‘마을과 집에 생겨난 작은 틈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을 메우다.’

강우현·강영진 소장이 이곳을 정의하는 말이다. 이들은 틈틈집이라는 작은 변화를 통해 동네 전체에 긍정적인 역할을 불러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설계에 담았다. 

건물 중앙의 큰 ‘틈’인 중정은 전면을 필로티 구조로 해 접근성을 높이고, 모두가 공유하도록 꾸몄다. 모든 세대의 앞, 뒷면은 이 중정을 통해 외기에 접함으로써 환기가 원활할 뿐만 아니라 북쪽에 있는 공간도 남향 빛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이어 6개 가구의 작은 ‘틈’인 발코니는 중정과 외부로 열리게 해, 자연을 경험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집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집들은 전면에 발코니를 둘 경우, 집 안이 들여다보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틈틈집의 발코니는 밖에서 봤을 때는 좁고 길게 만들어 외부로부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침실은 각각 사용하면서 거실, 주방 등의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계획했다. 

▲ 4층 복층형 침실.

“한 세대 전체를 임대하는 방식이 아닌, 거실과 주방/식당을 공유하며 방마다 따로 임대를 두기에 세심하게 고려할 것이 많았습니다. 각기 다른 이들이 모여 거주하는 만큼 모두에게 충족할 수 있는 평면이 나와야 했죠.”

세대 안에서의 사생활도 고려했다. 실제 각 층에 위치한 거실에서는 각기 방들이 한눈에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신경 썼다.

“일반 가정집의 경우에는 한 세대가 거주하기 때문에 거실을 통해 구석구석을 한눈에 살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장소는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곳으로, 최소한의 영역을 지켜줘야 한다는 판단하에 서로의 방들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배치했죠.”

*
강우현·강영진 소장은 틈틈집을 통해 셰어하우스의 가능성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지금으로써는 아직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은 탓에 장점만큼 단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완점만 잘 절충된다면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셰어하우스가 등장한 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해 소극적으로 진행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발전시킨다면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에게도 좋은 대안이 되리라 여깁니다.” 
글 =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사진 =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 강영진(좌측)·강우현(우측)

건축가 소개 | archihood WXY  강우현·강영진

강우현 소장은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강영진 소장은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조병수 건축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년 전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archihood WXY)를 설립했다. 
<틈틈집>을 통해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고, ‘2015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2015 건축학회 70주년 기념 전시’와 ‘2015 옆집탐구2 기념 전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 중정 데크 조경.
▲ 북측 4층.
▲ 401호 현관 입구.
▲ 계단실.
▲ 401호 거실.
▲ 201호 거실.
▲ 4층 발코니에서 바라본 뷰.
▲ 4층에서 중정을 바라본 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