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본류의 종 분석도 가능한가요?
초본류의 종 분석도 가능한가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12.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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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47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짚신, 바구니, 돗자리 등 짚과 풀로 만들어진 가공품들을 많이 사용해 왔다. 가공품으로 사용된 초본류의 종류는 왕골, 부들, 볏짚, 삼, 대나무 등 있다. 

대부분의 초본에 대한 연구는 분류학적 연구로 식물학 분야에서 많이 이루어졌으며, 종 분석과 관련된 연구는 중앙아시아벽화 벽체 속에 섞여있는 지푸라기와 보호틀 바닥의 초본류 끈을 식별한 연구(이용희 등, 2003)에서 시작되어, 부여 궁남지와 관북리 출토 짚신의 연구(김경희 등, 2004)가 본격적이었다.

그렇다면, 초본류도 목재의 수종분석 방법처럼 세포를 관찰하면 종의 분석이 가능할까? 초본류도 종 마다 가지고 있는 세포의 종류와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을 관찰하면 종 분석이 가능하다.   

▲ 왕골로 엮은 다양한 바구니(짚풀박물관 소장품)
▲ 짚과 풀로 만들어진 다양한 생활용품(짚풀박물관 소장품)

초본류에서 관찰해야 할 세포
초본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의 경우 대부분 줄기부분을 이용하기 때문에 줄기의 표피세포를 관찰하는 중요한 표본이다. 

표피에서는 장세포, 기공, 헤어(hair), 실리카 등의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표피의 특징은 종 마다 다르기 때문에 현미경을 통한 세포관찰로 초본류의 종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1) 벼
벼의 표피세포는 많은 돌기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공의 모양도 안쪽에 물결무늬가 있으며, 장세포 역시 성곽모양으로 울퉁불퉁한 모양을 지닌다. 바늘 헤어를 가지며 oryza type의 규소체를 갖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2) 부들
부들의 표피는 장세포와 기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장세포가 다열로 서로 교차하여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기공의 공변세포가 4~6개의 부세포로 둘려 싸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장세포는 대부분 6각형으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밋밋한 모양을 지닌다.  

3) 갈대
갈대의 표피세포는 장세포와 기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장세포는 성곽모양으로 울퉁불퉁한 모양을 지닌다. 실리카 세포와 코르크 세포가 관찰된다.  

현미경을 이용한 초본류 종 분석 사례
초본의 특징을 관찰하여 종 분석을 수행한 연구는 많지 않고 대부분 식물학적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유적지에서 나온 짚신을 중심으로 현미경 관찰을 통한 종 분석을 한 연구사례가 있다. 본 연구 사례는 다음과 같다. 

원삼국시대 유적인 군산 내흥동, 부여 궁남지, 부여 관북리, 익산 왕궁리의 백제시대 유적과 신라시대 유적인 대구 동천동에서 발굴된 짚신을 대상으로 초본류의 종 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모두 부들속에 속하는 초본으로 동정되었다. 부들은 예로부터 자리, 방석, 부채 등을 짜는데 많이 이용되었던 초본 중 하나인데, 저습지나 연못에서 자란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우리나라 고대 짚신은 일반적으로 볏짚이나 삼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 연구를 통해 원삼국, 백제, 신라시대에 부들로 신을 만들어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문헌  
김경희, 2006, 『우리나라 고대짚신 재질의 종 동정』, 충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T. E. Timell, 『Fiber atlas ? Identification of Papermaking Fibers』, Spri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