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사용된 나막신은 무슨 나무로 만들었나요?
조선시대에 사용된 나막신은 무슨 나무로 만들었나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11.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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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43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 풍속도(조선 19세기)_작가 전 유운홍.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조선시대에 나막신은 나무로 만든 신으로 목극, 목혜, 나무신, 목신, 나막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다가 조선 말기에 나무로 만든 신이라는 뜻의 나막신으로 통칭됐다. 

초기의 나막신은 판자형의 나무 바닥에 끈을 매어신고 다녔던 것으로 추정되며, 보통 오리나무와 소나무를 파서 신과 굽을 만들었으며,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굽 끝에 쇠를 달아 사용하기도 했다1). 나막신은 풍속도에서 어린아이가 신고 있는 것을 보아 상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신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 높은 굽을 달아 진땅에서 다니기 좋게 만들어 비나 눈이 올 때 많이 이용했다. 신분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신었으며 1910년 이후 고무신이 등장하면서 차츰 쇠퇴했다.

지금까지 나막신은 형태별 분류나 양식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나막신에 사용된 나무에 대한 내용은 문헌상에 나와 있는 것을 언급하는 정도였다. 그럼 나막신으로 사용된 나무의 종류는 무엇이며, 왜 그 나무를 사용 했을까? 

▲ 사진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나막신의 형태
조선 후기 유적인 청진 12~16지구 유적에서 발굴된 나막신은 발 등까지 덮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선형과 장방형의 판자에 연결된 끈에 발가락을 끼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판형으로 구분된다. 

나막신에 사용된 수종
보통 나막신은 비가 오는 날이나 땅이 질퍽한 곳에서 신는 신발이기 때문에 나무를 이용하는 데 있어 보존성과 내후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목재의 가공성도 고려를 해야 한다.

조선 후기 유적지에서 발굴된 나막신의 수종을 살펴보면, 소나무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은행나무, 버드나무, 음나무도 나막신으로 사용됐다.

나막신에 가장 많이 사용된 나무인 소나무는 우리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후 및 보존성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축, 토목, 기구, 가구용재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대표 수종이다.

▲ 나막신의 종류별 수종 점유율(종로 청진지구 출토 나막신)

나막신에서 지면에 맞닿는 부분인 굽으로 비자나무가 주로 사용됐다. 비자나무는 강도가 보통이지만 강성이 크고 뒤틀림 등 결합이 적어 가공이 쉽다. 뿐만 아니라 보존성과 습기가 강해 고급 판재나 배를 만드는 재료로도 이용된다. 소나무보다 보존성과 내습성이 강한 특징을 가지며, 강도도 강하다. 그리고 비자나무는 우리나라 내장산, 백양산, 제주도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난대수종이다. 이런 비자나무로 만들어진 유물이 난대 지역이 아닌 곳에서 출토됐다는 것은 그 당시 지역 간의 교류가 있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은행나무는 목재 재질이 가공이 용이하고 표면 마무리를 쉽게 할 수 있으며, 보존성과 내습성이 큰 수종이다. 따라서 장기판 및 소반, 불교기구, 가구재 등에 이용되는 수종이다. 목재의 성질이 나막신으로 제작하기에 알맞기 때문에 비자나무와 마찬가지로 나막신 굽으로 사용됐다.

버드나무는 선형 나막신으로 주로 사용됐으며, 목재 성질이 부후 및 보존성에 약하지만, 재질이 균일하고 가벼우며 연한 특징을 가진다. 또, 건조와 절삭이 용이하고 재질이 부드러워 과거에 세공재로 많이 사용됐으며, 가구, 기구재로도 이용됐다. 

또한 선형 나막신에 사용된 음나무 목재는 거칠지만 광택이 나며, 무늬가 아름다운 특징이 있다. 강도는 보통이고 내부후성 및 보존성은 크지 않지만 절삭과 가공이 쉽다. 강도가 강한 수종이지만 소나무보다 나막신으로 제작된 빈도가 낮은 것으로 보아 나막신 제작에 사용된 주된 재료는 아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나막신 제작에 사용된 수종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조달이 용이한 조건을 가진 수종을 다양하게 사용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특정한 부분 또는 용도에 특정 수종을 선택한 이유는 목재의 재질과 강도를 고려한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문헌  
오정애, 박정민, 김병로. 2015. 종로 청진 12~16지구 출토 나막신의 수종분석. 한국가구학회지 Vol.26, No. 2 : 163-170
박상진, 이원용, 이화형. 2003. 목재조직과 식별. 향문사.
이창복. 1986. 신고 수목학. 향문사.
이필우. 1997. 한국산 목재의 구조 및 성질과 용도(Ⅰ). 서울대학교출판부.
한울문화재연구원. 2013. 서울 종로 청진구역12~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발굴조사 1-4. 한울문화재연구원.

각주  
1) 한울문화재연구원, 2013, 「서울 종로 청진구역 12~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발굴조사1-4」, 한울문화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