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악기는 무슨 나무로 만드나요?
우리나라 전통 악기는 무슨 나무로 만드나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9.07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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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36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목재는 우리에게 친숙한 재료로써 건축재료는 물론 가구와 각종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사용했다. 풍류를 즐겼던 옛 선조들은 목재를 악기의 최적의 재료 감으로 여겼다.

악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종류의 나무를 선택하였는지, 또 그 나무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이번 회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목재는 악기를 만들기 위한 이상적 재료

▲ 신관용류가야금산조(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5호)

사진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악기재로 목재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가벼우면서 탄성이 커 진동을 쉽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목재는 음원의 작은 진동을 증폭시켜 공기 중으로 울려 퍼지게 하는 증폭기 역할을 하는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귀에 거슬리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억제시켜 주기 때문에 악기로써 이상적인 재료이다1).

서양악기인 기타와 바이올린의 상판과 피아노 향판에 주로 사용되는 대표 나무는 스프루스(Spruce)로 연륜폭이 좁고 균일하여 음이 고루 퍼지도록 한다. 그 밖에 기타에 사용되는 목재의 종류는 스프루스에 이어 상판으로 시더(Cedar)가 많이 사용된다. 이외 마호가니(Mahogany), 로즈우드(Rosewood)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 두 수종은 색이 어둡고 매끈한 무늬를 가져 고급 기타에 많이 이용된다.

<서양악기에 사용되는 목재>

전통악기에 사용되는 나무
우리나라 악기인 가야금과 거문고에 사용되는 목재는 오동나무, 밤나무, 벚나무, 박달나무 등이 있다. 울림통은 보통 20년 이상의 오동나무를, 밑판에는 단단한 밤나무 등을 사용한다. 

북에 사용되는 목재는 소나무, 버드나무, 오동나무, 피나무 등이다. 북의 종류 중 쪽북을 만들 경우에는 대부분 소나무를, 그리고 통북을 만들 경우에는 오동나무가 많이 이용되었다.

 

전통악기재 최고의 나무 오동나무

▲ 악기장(북메우기)_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2호

▲ 악기장_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0-2호

사진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우리나라 악기를 만들 때 오동나무는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동나무는 비중이 0.27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벼운 나무로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세포벽이 매우 얇고 성글다는 것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울림이 풍부하고 음향교환률이 다른 나무에 비해 높다. 따라서 악기재로 최고의 나무인 것이다.

최근 오동나무는 대만 등에서 수입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입된 오동나무는 대부분 연륜폭이 1.5㎝ 이상 이다. 연륜폭이 넓은 수입산 오동나무는 연륜폭이 좁고 균일한 우리나라 오동나무에 비해 제대로 된 음을 생성하지 못한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균일하고 좁은 연륜폭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이다.

▲ (왼쪽)수입산 오동나무 횡단면 50배. (오른쪽)국내산 참오동나무 횡단면 50배

아름다운 우리 소리를 만드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악기를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악기를 만드는 장인의 손길과 함께 최적의 재료가 필요하다. 예로부터 전해온 우리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거문고, 가야금, 북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륜폭이 좁고 균일한 우리나라에서 자란 오동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통 악기의 명맥을 이어갈 재료 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목재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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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동흡, 2012, 「목재를 이용한 주거환경이 지구환경 및 인간의 신체발달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자료 제4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