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늑한 둥지로의 변신
아파트, 아늑한 둥지로의 변신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8.24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은동 아파트 리모델링
▲ 주방/식당에서 본 거실.

[나무신문] 평범했던 아파트가 변하고 있다. 가족만의 특색이 담긴 리모델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텔레비전과 소파만이 전부였던 거실은 No! 단순히 식사만을 즐기던 부엌은 No! 편안한 주거 환경 속, 북카페의 여유로움까지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가 늘고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 공간에서 가족만의 보금자리로 재탄생한 서대문구 홍은동의 아파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388호부터 3번에 걸쳐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의 단독주택 및 아파트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차례로 소개됩니다. 그 두번째.

▲ <평면>
▲<diagram>

건축정보

위      치 :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면      적 : 165.29㎡(약 50.00평)
내  벽  재 : 거실-자작나무 합판, 강마루
방-실크벽지, 합지벽지
진   행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070-7558-2524 www.YOAP.kr

리모델링으로 새 기억을 불어넣다 
최근 ‘리모델링’이 화두다. 새집을 구매하는 것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완성할 수 있고, 내 몸에 딱 맞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의 흔적이 배어난 공간을 트렌드에 맞게 새단장 한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60대의 건축주는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에 165.29㎡(약 50.00평) 아파트 리모델링을 의뢰했다. 오랜 기간 세를 줬던 아파트에 다시 거주하게 되면서 딸 내외와 손녀도 함께 살아야 했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건축주는 오랜 기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딸 내외와 함께 거주하게 됐습니다. 아파트라는 한 평면에 여러 사람이 거주해야 했기에 프라이버시 확보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건축주 가족만을 위한 특별 설계로 막을 열었다. 

 

▲ 거실과 제작 진열장.

단독주택을 닮은 거실 
건축주가 요구한 사항은 ‘두 가족의 독립적인 영역’과 ‘거실을 가족실로 꾸며달라’는 것이었다.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간은 거실, 복도, 주방/식당이다.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김도란 소장은 거실의 경우 건축주의 특징과 요즘 트렌드가 잘 맞물린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 식당과 거실

“대부분 ‘거실’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텔레비전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의뢰한 건축주 역시 거실이 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가족실로 자리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거실의 한 쪽 벽면엔 텔레비전 대신 큰 진열장을 설치했으며, 건축주가 세계 각지를 다니며 모은 수집품들을 진열했다.

또한 전원주택을 연상시키는 거실 내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 벽지 마감과 몰딩 등으로 아파트 느낌이 강했던 예전과 달리 천장 부분을 철거하고 내부는 도장 마감을 하는 등 여러 노력을 통해 기존과 180도 다른 느낌의 공간을 완성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두 가족의 영역이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 프라이버시 확보도 고려했다. 

▲ 입구에서 바라본 복도

“복도 영역의 천장과 바닥재를 특징적으로 사용해 각 생활공간이 분리되도록 했습니다. 복도 천장에는 자작나무 합판을, 바닥 부분은 강마루를 사용한 것이 그 예입니다. 바닥에 쓰인 강마루는 거실, 주방/식당과 다른 색상을 통해 공간을 구분 지었죠. 주거 공간의 경우에는 상업 공간과 달리 인테리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자재 선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자작나무 합판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 안측에서 바라본 복도.

세련미 넘치는 내부 공간 
주방/식당은 단순히 식사만 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거실의 연장 느낌을 주도록 계획했다. 세련된 회색 계열의 벽면으로 마감한 이곳은 2.4m의 티크 테이블을 배치해 노트북과 독서 등을 할 수 있는 멀티 공간으로 꾸몄다. 

▲ 주방/식당.

“회색 계열의 벽지를 통해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연출했으며, 티크 테이블로 묵직하면서도 안정된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아늑한 공간이 마치 북카페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 식당 티크테이블.
▲ 복도와 식당.

아이 방의 경우에는 간단한 인테리어만 진행했는데, 실크벽지로 마감한 다른 방과 달리 합지벽지를 사용해 어린 자녀를 배려했다. 

▲ 아이 방.

오랜 세계 여행 후, 한국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단란하게 새 둥지를 튼 건축주. 하얀 도화지에 이제 막 선 하나를 완성한 그들의 보금자리가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날 손녀와 함께 어떠한 그림을 완성할지 벌써부터 설렌다.     

홍예지 기자 / 사진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 놀이방.
▲ 베란다의 휴식공간.
▲ 안방.
▲ 침실.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esignband YOAP)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designband YOAP)는 서울과 파리에서 4명의 파트너가 함께 건축적 상상의 실현과 영역 확장, 그 과정에서의 지속 가능한 즐거움에 대해 고민하는 곳이다. 2013년 이래로 지금까지 방배동 하얀집, 미쉐린 삼성점, 북한산 둘레길주택, 광교 예네하우스, 상수동 The Rock, 광교 Cornerstone 등의 작업을 해왔다.  신현보 소장은 한국(KIRA)과 네덜란드(SBA) 등록건축사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와 네덜란드 TU Delft를 졸업했고, 공간건축과 기오헌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류인근은 호남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김도란은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은 뒤 스튜디오 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강민희는 프랑스 등록건축사(HMONP)이며, 고려대학교와 Paris Val de Seine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Helene Fricout-Cassignole Architectes DPLG와 Chartier-Dalix Architectes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Before

▲ Before
▲ Before
▲ Before
▲ Bef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