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寫장 掌칼럼 | 3년 전 겨울
나 사寫장 掌칼럼 | 3년 전 겨울
  • 나무신문
  • 승인 2015.08.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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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겨울 겉보기에 다 말라서 뿌리까지 거덜나 보이던 녀석. 이듬해 봄부터 다시 싹을 내밀더니 해마다 저렇게 꽃을 피운다. 해가 갈수록 꽃의 갯수도 늘고 크기도 탐스러워지는데, 그 색도 하얀 것이 마치 백합의 그것과도 같이 영롱하다. 저렇게 귀하고 아름답게 영글어가는 하나의 생명체를 자칫 그 겉만 보고 한때 버릴려 했다니 하마터면 놓칠 뻔한 존재의 아름다움과 귀함이 아닐 수 없다.

 

살아가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힘들고 어려운 세월을 견디고 이겨내려다 보면 더 이상 희망을 생각하기 어려울 때 분명히 있을 터, 저 여러 송이의 싱싱한 꽃들은 그 고비를 넘어서서야 만날 수 있는 하나의 희망봉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