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맞은 나무는 어떻게 되나요?
벼락 맞은 나무는 어떻게 되나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8.17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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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33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벼락 맞은 대추나무(벽조목)는 예로부터 도장, 염주 등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벼락 맞은 감태나무(연수목) 또한 용의 눈과 같은 특이한 문양이 생겨 지팡이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장, 염주, 지팡이 등은 행운을 가져다주고 악귀를 쫓아준다고 믿었다. 이러한 믿음은 나무가 벼락 맞을 확률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그런 나무는 행운의 상징으로서의 소장가치를 지녀왔다.

이제 장마가 시작되면서 태풍이 하나 둘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에는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제주의 300년이 된 보호수인 팽나무가 쓰러졌다. 거센 태풍으로 인한 돌풍, 천둥, 번개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는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데, 그 중 돌풍으로 인한 피해가 대부분으로 언론에 자주 보도되었지만 번개나 벼락으로 인한 피해는 많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회에서는 나무가 벼락을 맞으면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고 그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나무가 벼락을 맞으면 어떻게 될까?
우선, 소나무를 구성하는 세포에 대해 알아보자. 소나무는 물의 통로역할과 지지 역할을 하는 가도관, 송진이 나오는 구멍인 수지구, 수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에피델리얼 세포, 영양분을 이동하고 저장하는 방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 벼락 맞은 소나무
▲ 처음 벼락 맞은 부분
▲ 벼락 맞은 중간부분
▲ 벼락 맞은 하부

벼락 피해목은 횡단면 상에서 건전재에 비해 방사조직의 파괴가 심하고 가도관내에 세포 내용물이 건전재에 비해 많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방사조직의 파괴로 인하여 방사조직 내 영양물질들이 이미 죽은 조직인 가도관으로 확산되어 정상적인 성장을 위한 형성층에서의 세포분열 영양원으로 활용되지 않아 나무의 성장이 줄어들고 점차적으로 고사되는 원인 중의 하나로 보인다. 또한, 할렬부(수피 이탈부분)는 비할렬부(수착 부착부분)보다 방사유세포 파괴로 인한 영양물질의 가도관 내 분포가 매우 적었다. 이는 순간적인 고압, 고열 등으로 인해 방사조직 내에서 응축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나무가 벼락을 맞으면, 영양물질의 이동과 저장을 담당하는 방사조직(원형질)이 파괴되어 형성층에서 세포분열에 필요한 영양원으로 활용되지 못하여 성장이 저하되고 서서히 고사되게 된다. 벼락으로 인한 수목의 고사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매우 어렵지만, 조직적인 측면에서는 방사조직의 파괴가 고사의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돌보다 단단하다.’, ‘목재 속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되어 수축이 발생되어 무겁고, 쉽게 물에 가라앉는다.’ 등의 속설이 있다.

위의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보아,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 본래 대추나무는 비중이 0.90 정도로 매우 무겁고 단단한 수종이다. 강한 벼락으로 인하여 불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탄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탄화가 발생되어도 그 부분 이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벼락 피해로부터의 방지 대책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목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옛날부터 전해오는 전설이 깃든 천연기념물, 정자목, 당산목 등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나무 등 보호수가 13574 그루 지정되어 있다(임업통계연보, 2014). 

  일반적으로 보호수의 경우, 수백년이 된 노거수로 수세가 약하고 속이 빈 나무가 대부분이다. 이런 보호수를 보호하기 위해 영양주사, 외과수술, 병해충방제 등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으나 벼락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크게 관심이 많지 않다. 한번 벼락을 맞으면 나무는 살아남기 힘들게 된다. 따라서 그 전에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자연재해인 벼락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나무를 지켜낼 수는 없겠지만 그 중 당산목, 정자목 등 마을의 상징과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보호수만이라도  주변에 피뢰침 설치 등의 노력으로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피뢰침 이외에 다른 대책이 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강구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