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수피는 어떤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나요?
나무의 수피는 어떤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나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7.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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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29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우리는 주변에 있는 나무를 볼 때 잎을 보는 경우가 많다. 잎은 나무마다 다르게 생겨서 잎을 보면 어떤 나무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잎이 아닌 수피를 자세히 본 적 있는가? 수피 또한 나무마다 각기 다른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피를 관찰해도 어떤 종류의 나무인지 알 수 있다. 

 

수피의 형태학적 구조
수피의 최외층은 피목(皮目)이라 불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의 세포들은 느슨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피목은 코르크형성층에 의해서 생기며, 원형이나 타원형 등 여러 가지 모양이 있다.

 

느티나무의 피목은 줄기의 둘레가 증가하면서 피목도 옆으로 길게 늘어난 형태이며, 자작나무의 수피는 띠 모양 또는 원통모양으로 떨어지는 환상수피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소나무, 단풍나무, 버즘나무 등의 수피는 비늘 조각처럼 떨어지는 인편상수피의 형태를 지닌다.

 

현미경으로 본 수피의 특징
보통 현미경을 통한 수종분석은 목재에서 관찰되는 세포의 종류와 배열을 관찰하여 진행한다. 수피도 목재와 같은 현미경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형성층 바깥에 있는 모든 조직을 수피(bark)라 하며, 2차조직과 주피로 이루어져 있다. 2차조직은 뿌리와 잎 사이에 영양물질을 수송하는 역할을 하고, 주피는 안쪽에 있는 조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 사진은 피나무와 은행나무의 1년생 가지의 단면으로 줄기 조직과 수피 조직의 명칭을 표시했다.

 

수피의 2차조직은 살아있는 가장 안쪽부분만이 기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바깥부분은 죽은 세포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안쪽에 있는 세포를 보호한다.  

주피는 안쪽에 있는 세포를 보호하는 층으로 코르크형성층, 코르크피층, 코르크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침엽수와 활엽수 수피 조직의 비교

침엽수는 사세포가 있고 사관이 없으며, 활엽수는 사관요소가 연결된 사관이 존재한다. 사세포와 사관은 잎에서 합성한 동화물질을 목재부분 즉 밑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 <피나무 3년생 가지의 확장된 사부방사조직>

사부유세포와 사부방사유세포는 수피부분을 구성하는 주요한 세포 중 하나로 동화물질이나 대사물질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사부방사조직은 형성층을 경계로 목부방사조직과 연결되어 있으며, 목부방사조직과 다르게 굴곡이 져 있다. 또, 바깥쪽을 향하여 점차 발달되기 때문에 점차 부채꼴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인피섬유(사부섬유)는 일반적으로 수피의 섬유를 이야기하며, 수종에 따라 없는 경우도 있다. 이 섬유는 아주 두껍고 내강은 작아 인장강도가 큰 특징이 있어 제지나 직물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그 대표수종이 바로 한지로 이용되는 닥나무 이다.

후벽세포는 사부유세포, 사부방사유세포 또는 피층이나 코르크피층으로부터 재분화된 것으로 수종에 따라 존재한다. 이는 사부유세포가 오래된 사부부위에서 변화하여 후벽화되어 생긴 것으로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수피에 있는 후벽세포의 특징을 관찰하여 수종을 식별할 수도 있다.

 

수피의 특성을 이용한 생활용품
수피를 이용한 대표적인 생활용품은 바로 코르크 이다. 코르크는 주로 참나무의 바깥쪽 수피에서 얻은 것으로 20~25년 정도가 된 직경 40㎝ 이상의 참나무에서 코르크층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코르크는 포도주 병마개 등으로 주로 사용되며, 북유럽에서는 생활용품 및 공예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인테리어용품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 참나무 코르크로 만든 액자.
▲ 참나무 코르크로 만든 가방.

우리 선조들이 사용하였던 바구니도 수피의 강인성을 활용한 생활용품이었다. 보통 바구니는 싸리나무, 버드나무, 다래나무 등으로 만들어진다. 이중 댕댕이덩굴로 만들어진 바구니는 수피의 특성을 잘 살린 생활용품 중 하나이다.

▲ 댕댕이덩굴로 만든 바구니.
▲ 댕댕이덩굴 수피에 있는 후벽세포(화살표).

댕댕이덩굴의 줄기는 내구성이 강하고 탄력성이 매우 좋으며, 축축한 상태에서도 잘 구부러지는 특징이 있다. 또 줄기가 가늘기 때문에 이 수종으로 만든 바구니나 공예품은 그 짜임새가 섬세하고 고운 질감을 준다. 대부분 바구니로 만들어진 댕댕이덩굴은 수피를 벗기지 않은 1~2년생 줄기를 이용한다. 그 이유는 수피에 존재하는 후벽세포 때문으로 단단함과 견고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박상진, 이원용, 이화형 . 1987. 목재조직과 식별. 향문사.
2. 오정애. 2010. 덩굴류 공예유물의 식물해부학적 특성 및 종 동정. 충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3. 이규배. 2004. 식물형태학-새롭고 알기 쉬운 식물의 구조와 기능. 라이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