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목재는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등으로 구성 되어있는 유기물이다. 목재의 주요 구성 성분들을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에 비유하면, 셀룰로오스는 철근과 같은 역할을 하고 헤미셀룰로오스는 철근과 철근을 엮어주는 굵은 철사의 역할, 리그닌은 그 사이를 메우는 시멘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목재가 썩는다’(부후)는 것은 미생물이 목재를 영양원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즉 목재가 견고하게 서 있게 하는 철근(셀룰로오스)과 콘크리트(리그닌)가 손실되어 목재가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게 하는 것이 ‘목재부후’인 것이다.

 

목재부후의 종류
목재부후균은 저마다 가지는 효소 종류에 따라 목재에서 분해할 수 있는 구성성분이 달라진다. 즉 어떤 균은 리그닌은 분해하지 못하고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만을 분해하고, 또 어떤 균은 이 세 가지 주요 구성성분을 다 분해할 수 있다. 목재부후균은 피해 받은 목재의 색, 피해형태에 따라 갈색부후균, 백색부후균, 연부후균으로 나눌 수 있다.

 

갈색부후균
갈색부후균의 피해를 받은 목재는 그 겉모습이 암갈색 또는 적갈색을 나타내게 된다. 그 이유는 갈색부후균은 비교적 밝은 색을 가지는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만 분해하여 이용하고 어두운 색을 가지는 리그닌은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해를 받은 후 목재에는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는 부후균이 영양원으로 이용하여 없어진 반면 분해되지 못한 리그닌은 남게 되어 어두운 색을 띠게 되어 갈색부후라 한다. 

갈색부후균은 주로 침엽수를 공격하여 목재의 강도를 빠르게 저하 시킨다. 특히 침엽수재의 대형 목구조물(예: 건축부재, 목재교량 등)의 내부에서 주로 발생하여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건축부재의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갈색부후균의 피해를 받은 목재는 건조하게 되면 목재가 수축하며 직사각형 블록형태로 파괴되므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백색부후균
백색부후균의 공격을 받은 목재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색깔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 색상에 따라 백색부후라 부른다. 이 백색부후는 주로 활엽수재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침엽수재에서도 나타난다. 백색부후의 가장 큰 특징은 목재세포벽의 구성성분 모두를 분해한다는 점에서 갈색부후와 큰 차이가 있다.

갈색부후재는 부후 초기단계에서는 목재의 색상의 변화가 현저하지 않지만, 백색부후재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색상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날 때가 많다. 피해를 받은 목재는 비교적 밝은 색을 띠며, 섬유상형태로 부서지는 특징을 가진다. 

연부후균
목재가 오랫동안 고함수율 상태에 놓이게 될 때 목재 표면에 흔히 발생하는 피해이다. 갈색부후균이나 백색부후균과 같은 담자균*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함수율 상태 즉, 준 혐기성(near anaerobic) 상태에서도 일부 균류에 의해 목재가 부후되는 현상을 말한다. 

연부후균의 피해를 받은 목재는 그 표면이 아주 연해지고 색은 암갈색으로 변하지만 이 목재의 내부는 건전 상태(썩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다. 연부후는 흔히 냉각용 수조, 수침 상태로 오랫동안 지하 또는 바닷물에 놓여있다 발굴된 고목재 (소위 수침 고목재: waterlogged archaeological woods)에서 많이 나타난다. 

* 담자균 : 담자균문, 균류의 하나. 약 20000여 종의 균을 포함. 이들 대부분은 버섯.

 

부후피해를 입은 목재의 특징
목재부후균이 가해하게 되면 그에 따라 목재의 물리적, 기계적 성질에 변화가 일어난다. 즉 목재의 강도 뿐 아니라 밀도, 흡습성, 전도성, 음향성, 열량, 치수 등이 변한다. 이 같은 변화는 물론 목재의 수종, 환경조건, 부후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중량감소
부후목재의 가장 큰 특징은 중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부후균이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해미셀룰로오스, 리그닌 등을 분해하여 이용하게 되므로 목재는 그만큼 가벼워지는 것이다. 최대 중량감소율은 목재에 서식하는 미생물에 따라 달라진다. 리그닌을 분해하지 못하는 갈색부후균에 의해 도달 될 수 있는 최대 중량감소율은 70%정도이다. 반면 백색부후균은 목재의 모든 성분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중량감소율은 95% 이상을 보이게 된다. 

중량감소율은 목재가 어느 정도 부후 됐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강도감소
목재는 부후가 진행됨에 따라 각종 기계적 성질이 저하된다. 특히 갈색부후목재의 강도변화는 현저하다. 반면 백색부후재는 부후가 상당히 진행될 때 까지 기계적 성질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갈색부후목재가 낮은 중량감소율에도 강도의 손실이 높은 것은 바로 갈색부후균이 다당류(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만을 선택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갈색부후균은 목재내부에까지 확산이 잘 되는 대사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부후 초기 셀룰로오스끼리의 결합을 빨리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강도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목재부후가 잘 일어나는 환경조건

대부분의 미생물은 생존을 위해 산소, 수분, 영양원 이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목재는 그 자체로 미생물에게 영양원이 되므로, 목재에 미생물이 자라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산소를 차단하는 방법만이 남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에서 산소를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수분이 얼마나 잘 공급되는지 혹은 차단되는지에 따라서 목재가 부후균의 피해를 잘 받는 환경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지접부(토양과 닿은 부분)는 부후균이 가장 생육하기 좋은 환경이다. 토양으로부터 적당한 수분을 지속적으로 공급 받으면서 산소의 공급도 원활하므로 목재가 잘 썩는다. 그러므로 땅에 묻히는 목재 또는 접촉하는 목재는 고농도로 처리된 방부목재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실내에 결로가 잘 발생하는 곳에 사용된 목재도 부후균에 의해 피해를 받기 쉽다. 
방부제가 목재 속에 잘 정착하도록 양생과정을 거친 방부목재도 물과 접촉을 하면 대기 중에서보다 더 많은 방부제가 용탈된다. 물에 잠기는 목재는 방부효력의 지속성을 위해서 일반 방부목재보다 높은 침윤도와 흡수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