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상은 무슨 나무로 만들어지나요?
우리나라 불상은 무슨 나무로 만들어지나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6.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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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27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불교는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전래된 오랜 역사를 가진 종교 중 하나이다. 오랜 역사와 더불어 불교 미술도 함께 발전해 왔다. 불교미술은 고승의 사리(舍利)를 보관하기 위한 조형물에서 시작되었다. 삼국시대에는 탑이 불교의 중심 미술이었으나, 이후 점점 그 중심이 전각(불상)으로 바뀌었다.

 

사찰에 모셔져 있는 불상은 좌불상과 입불상으로 나뉜다. 좌불상은 여래상과 보살상으로 나뉘고 입불상은 협시, 나왕, 나한상, 인왕상 등이 있다. 불상은 만드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다르게 표현된다. 흙으로 만들어진 불상을 소조불, 옻칠을 삼베 위에 두껍게 바른 뒤 건조시켜 만든 불상을 건칠불, 돌로 만들어진 불상을 석조불, 금속으로 만든 불상을 금동불이라 하며 나무로 만들어진 불상을 목조불이라 한다.

그럼 목조불은 어떤 나무로 만들어지며, 사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목조불로 사용된 나무
좌불상은 보통 얼굴, 좌우측면, 무릎을 접목시키는 접목조 기법으로 제작하며 밑판과 수인은 따로 제작하는 것이 기본적인 제작 방법이다. 따라서 하나의 불상에서도 몸체, 밑판, 수인(손)에 사용된 나무가 다를 수가 있다. 수인의 경우 대부분 몸체와 분리하여 따로 제작되어 끼우는 형태이다. 이는 조각이 용이한 나무를 사용하고 뒤틀림과 수축을 막기 위해서 이다. 

 

9세기 통일신라시대 묵서가 나온 합천 해인사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향나무로 제작되었으며, 조계사 목조석가불좌상(15세기)은 느티나무와 잣나무로, 안성 칠장사 불상(17세기)은 은행나무로 제작되었다.  

조선후기 목조불의 부위별로 사용된 수종을 살펴보면, 몸체 제작에는 대부분 은행나무를 사용하였으며, 이외 소나무류, 오리나무속, 피나무속, 잣나무류, 버드나무속도 이용되었다. 불상의 수인으로 이용된 수종은 오리나무속, 은행나무, 버드나무속, 피나무속이었다. 밑판은 소나무류로 가장 많이 제작되었으며 은행나무, 피나무속, 오리나무속, 잣나무류도 이용하였다.

 

불상으로 사용된 나무의 특징
① 불상 제작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은행나무

좌불상의 몸체는 대부분 은행나무로 제작되었다. 은행나무가 주로 이용된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재면 상태가 곱기 때문에 생재 상태에서 조각이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건조되었을 때 수축이 10% 미만으로 적게 일어나는 나무로 불상을 제작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가진 수종이다. 따라서 몸체뿐만 아니라 수인, 밑판으로도 사용되었다.

은행나무가 우리나라에 언제 유입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중국이 원산으로 한국과 일본의 고산ㆍ고원지대를 제외한 온대에 분포한다. 높이는 5~10m이나 40m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지름은 4m에 이르는 큰 나무로 큰 불상을 제작하기에 적합하다. 목재는 가공과 조각이 용이하고 표면 마무리를 쉽게 할 수 있으며 광택이 있고 내습성과 내후성이 좋다(이필우 1997).

 

②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한 오리나무와 버드나무
불상의 수인으로 주로 사용된 오리나무와 버드나무는 활엽수 중 산공재에 속하는 나무로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재면 상태가 곱다. 미세하고 세밀한 조각이 필요한 수인의 경우, 조각이 쉽게 되면서 조각 후에도 뒤틀림이 적어야 하며 일정한 단단함을 유지해야 한다. 오리나무와 버드나무는 접선단면에서 경도가 소나무의 2배에 달하며 조각도 용이하여 수인을 제작하기에 최적의 나무이다. 

오리나무는 우리나라 전국에 자생하고 수직적으로는 해발 50~1200m사이의 지역에 분포한다(이필우 1997). 목재의 내습성, 가공성, 건조성은 보통이다. 건조는 약간 어려운 편이며 강도와 재질이 전체적으로 중용재에 속한다.

버드나무 역시 우리나라 전 지역에 분포하며 수직적으로 해발 50~1300m 사이의 지역에 생장한다. 낙엽교목으로 높이 20m, 지름 80cm에 달하는 수종으로 목재의 성질은 강도와 내습성, 가공성이 약하지만 재질이 균일하고 가벼우며 연하다. 또 절삭이 용이하고 재질이 부드러운 특징을 가졌다.

 

③ 불상의 모든 부위에 사용된 소나무
소나무는 불상의 몸체와 밑판, 좌대 제작에 이용되었다. 특히 밑판과 좌대로 사용되었는데 이유는 재질이 비중에 비하여 강하고 조직은 약간 거칠지만 부드럽고 표면 마무리가 양호하기 때문이다(이필우 1997). 밑판의 경우 조각이 크게 필요하기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불상을 받치기에 충분한 강도를 지니는 소나무를 선택하였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침엽수이며 상록교목으로 높이 35m, 지름 1.5m에 달한다. 소나무는 건축물의 부재, 생활용품, 나막신 등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종이다.

 

불상으로 제작된 수종들은 전건 수축률이 15% 미만의 목재로 우수한 재질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견해와 지혜에 다시 한 번 감탄할 수 있었다. 

불상은 고고미술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유산 중 하나이며, 그중 목조불은 오래된 유물들이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면 목재의 이용역사, 수목환경의 변화 등을 연구하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小原二郞은 1963년 미술연구에서 고대의 불상에 어떠한 목재가 이용되었는가를 각 현(縣)별로 또는 수종별로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불상으로 사용된 수종은 편백나무, 비자나무, 계수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녹나무, 멀구슬나무, 음나무, 들메나무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목조불은 주로 소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향나무 등을 이용해 왔다. 우리나라는 불상에 대해 미술학적 부분으로 연구된 자료는 있지만 아직 수종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부족하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자료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일본 불상과 우리나라 불상을 제작한 이용 수종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우리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박원규, 오정애, 김요정, 김상규, 박서영, 손병화, 최선일. 2010. 전라도지역 조선후기 목조불상의 수종. 한국가구학회지 Vol. 21(1): 72-82.
2. 박원규, 김상규, 김요정. 2009. 안성 칠장사 목조문화재의 수종과 연륜연대. 안성시 보고서.
3. 이필우. 1997. 한국산 목재의 성질과 용도. 서울대학교출판부.
4. 정아름, 박원규, 김요정. 2007. 목조불상의 수종. 한국목재공학회 2007 학술발표 요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