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우드로 연출하는 新인테리어 트렌드
하드우드로 연출하는 新인테리어 트렌드
  • 정인영 기자
  • 승인 2007.07.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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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하드우드로 꾸민 아파트 실내 인테리어

건강한 주거환경과 고급스런 분위기 동시 연출

인간에게 있어 자연은 편안하고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소재다. 공해나 대기 오염 등 환경으로부터 위협당하고 있는 요즈음에는 더욱 더 절실하게 생각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렇듯 환경 친화적이고 생태공간의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바램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주거공간을 인간에게 가장 안락하고 친근한 존재인 나무로 꾸며놓는다면 어떨까. 최근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삭막한 주거공간의 대명사인 아파트에서 실내 인테리어를 전부 하드우드로 꾸며놓아 친환경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신개념 인테리어를 시도한 한의사 부부의 집 내부를 찾아보았다.

미국산 하드우드의 국내홍보와 하드우드에 관한 정보제공을 주업무로 하고 있는 미국활엽수수출협회(AHEC)가 후원하고 한국조형예술원 평생교육원 교수이자 가람가구학교장인 가구 디자이너 김성수 작가가 기획한 ‘사람과 나무사이 展 2007’의 일환으로 준비된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로 주거용 아파트에 적참나무(Red Oak), 호두나무(Walnut), 벚나무(Cherry) 등의 하드우드를 사용, 가구를 포함한 인테리어 전반에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한 실내 공간을 선보였다.

또한 이번 실제 거주공간에서의 전시회 이외에도 인터넷 상에서의 Cyber전시,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지상전(紙上展) 등을 병행 개최해 공간과 환경, 디자인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전시회로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실제 아파트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집을 전시하는 ‘오픈 하우스’ 개념으로 표현한 이번 케이스는 실생활에서 나무로 꾸며진 실내 인테리어가 공간활용의 미학과 디자인의 실용성의 측면에서 어떻게 인간의 생활에 잇점을 주면서 시각적으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충분한 해답을 제시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아파트 내부에 펼쳐진 하드우드 공간

대구시 범어구에 위치한 궁전 아파트의 박득원 김정화 한의사 부부는 결혼 17년차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아이들과 맞벌이 부부를 위한 편안한 공간을 고심하던 끝에 하드우드를 선택했다.

약 70여평 형의 아파트는 거실을 포함한 침실에서부터 부엌까지 집안 내부의 모든 공간이 하드우드로 꾸며지게 됐다. 침대에서부터 장롱 식탁 티테이블 CD수납장까지 집안의 모든 가구가 하드우드로 제작됐다. 특히 하드우드가 중점적으로 사용된 곳은 거실과 방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거실은 하드우드의 분위기가 더해져 방문객에게 고풍스러운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거실장(Wide Chest) 및 티테이블(Low Table) 등의 가구뿐 아니라 적참나무(Red Oak), 벗나무(Cherry)로 거실과 침실 벽을 장식한 입체벽화(Wall Screen)를 포함한 설치미술 회화 가구 및 바닥재에 이르는 다양한 방법으로 하드우드로 된 실내 인테리어를 연출했다.

하드우드로 꾸며진 침실은 특유의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으로 충만한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데크를 응용한 베란다의 시원한 공간활용이 눈에 띠고 특히 적참나무(Red Oak)와 물푸레나무(White Ash)를 사용한 원목 침대는 여름철 시원한 나무 위에서 단잠을 청하는 것과 같은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거실에도 걸린 입체벽화가 침대 머리부분에도 달려있어 별이 쏟아지는 듯한 광경이 연출된다.

아침과 저녁, 가족들이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는 부엌은 어떨까.

여유롭게 하루를 정리하는 부엌의 식탁에는 차분한 느낌의 호두나무와 체리목을 사용했다. 그리고 물푸레나무 프레임에 겨자색 가죽으로 처리된 의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하드우드 원목이 선사하는 식탁의 간결함과 의자에서의 안정되고 정제된 느낌은 주방이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가족 간의 자연스러운 대화와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선사해 준다.


실내 인테리어의 새로운 트렌드 제시

지난 2004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친환경 디자인전’을 비롯해 그동안 꾸준히 적참나무(Red Oak), 자작나무(Birch), 단풍나무(Maple), 애쉬(Ashe) 같은 하드우드로 작품들을 연출해온 조형예술가 김성수 작가는 가구의 소재로서 미국한 하드우드만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나뭇결이나 무늬 등이 가지는 외형적 아름다움을 차치하고서라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이고 건조상태 및 후처리 과정이 용이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든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서 비싸고 가구재로서 관리가 힘든 느티나무, 참죽나무, 먹감나무 대신에 미국산 하드우드인 Red Oak, Cherry, Walnut은 훌륭한 대체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고풍스럽고 섬세한 미를 가진 이들 하드우드 수종은 한국적 정서에 잘 부합되는 가구 소재로 평가되어 한국적인 실내 인테리어 연출에 적합하다.

이 집에 거주하고 있는 한의사 김정화씨는 “단순히 가구의 재료로만 알았던 나무의 역할이 생활 전반에 적용됨으로써 얻게 되는 가치는 단순히 특이한 인테리어 컨셉트 그 이상이다. 하루하루 자연이 살아 숨쉬는 듯한 공간에서 지내는 느낌이라서 건강에도 참 좋다. 이처럼 나무를 활용한 친환경적인 인테리어 케이스들이 많이 소개되어 많은 이들이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실내 인테리어 시장은 내부공간의 기능적인 면의 해결과 함께 세련되면서 독창적인 디자인,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건강성이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롭게 시도된 주거용 아파트에 꾸민 미국산 하드우드 공간은 앞으로 국내의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새집증후군과 같은 환경관련 질병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건강에 대한 주거환경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도시민들에게 세련된 공간연출과 실용적 기능, 그리고 건강적인 요인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