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장의 손, 건축도구_2
대목장의 손, 건축도구_2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6.15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大木匠의 세계 4
▲ 경직도. 풍속화 중 목수의 모습

[나무신문 | 수원화성박물관] 목수 교육은 한 집에 머물면서 선배 혹은 스승의 몸짓을 보고 배우며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도제식 교육이다. 날붙이 도구를 가는 연습부터 시작해 끌질, 대패질, 톱질, 자귀질을 다 배워 도구 사용이 숙련된 후에야 먹줄을 치는 방법을 배운다. 먹통은 대목장의 상징이다.

▲ 먹통墨筒. Meogtong, a black ink pot, 8.1×19.9×7.3, 건축도구박물관

스승은 제자의 역량이 대목으로 인정할 수준이 되면 먹통 또는 연장 한 벌을 내려준다. 이는 목수의 기술을 다 전수해주었음을 의미하며 비로소 도목수로 분가分家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을 의미한다. 솜씨가 모자란 목수는 평생 대패질만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목수에게 있어서 건축기술이란 곧 도구를 다루는 솜씨이며 도구의 쓰임을 익히는 과정은 목수의 성장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목수가 대목장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교육 과정과 함께 건축도구의 쓰임을 알아본다.

 

▲ 대톱大鋸. Daetob, A saw with an extremely long blade, and two workmen on either end sawing together, 75.4×171.5, 건축도구박물관
▲ 소톱小鋸. Sotob, A saw for an individual user, 23.4×61.8, 건축도구박물관

톱(鋸)
톱은 나무를 자르거나 켤 때 사용하는 연장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톱은 양쪽 톱자루 사이에 탕개줄을 연결하고 그 사이에 탕개목을 끼워 조절하는 탕개톱이다. 톱은 크기에 따라 대톱, 중톱, 소톱으로 나뉘며 자르는 방향에 따라서 켤톱과 자름톱으로 구분된다. 켤톱은 목재의 길이 방향으로 자를 때 사용하는 톱이고 자름톱은 목재를 직각으로 짧게 자를 때 사용한다. 톱으로 목재를 켜는 일은 매우 힘들어서 조선시대에는 큰 톱으로 판자를 켜주는 전문 기술자 집단이 활동하기도 했다. 톱날을 날카롭게 연마하기 위해 ‘줄’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 톱鋸. Tob, A saw, 건축도구박물관 /① 64×87 ② 54×78 ③ 23.4×61.8

 

먹통(墨筒)

▲ 먹통墨筒. Meogtong, a black ink pot, 6.8×21×6, 국립민속박물관

먹통은 치목할 먹선을 그리는데 사용하는 연장으로 목수 이외에도 석수를 비롯한 많은 장인들이 사용했다. 먹통은 특히 기예의 완성을 상징하는 도구였기에 정성을 쏟아 아름답게 제작한다. 먹줄을 감을 수 있도록 타래가 설치되어 있는 부분과 먹물을 묻힌 솜을 넣어두는 먹솜칸으로 구성돼 있다. 먹통과 함께 사용하는 먹칼은 먹통 밑에 있는 홈에 끼워 두는데 먹칼꽂이 홈은 일본과 중국 먹통에서 볼 수 없는 우리나라 먹통의 고유한 장치이다.

 

도편수를 다른 말로 ‘먹 긋는 이’라고 할 만큼 대목장에게 먹통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목수들 가운데 인생의 가장 잊지 못할 역사적인 날로 처음 먹통을 잡은 순간을 기억하는 이가 많다. 

자료제공 _ 수원화성박물관 (담당 학예팀 오선화 031.228.4209)
정리 _ 박광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