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서양화가 김태호와 목수 이정섭의 2인전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신세계갤러리에서 지난 5월 19일부터 오는 7월 5일까지 열린다.
화가와 목수의 독특한 만남이 눈길을 끄는 이번 전시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간결한 미감을 바탕으로 교감을 나눈다.
이번 전시는 다른 듯하지만, 미묘하게 닮은 두 작가의 성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김태호 화가는 사물의 본질을 깊이 고찰하고 곁가지를 생략해 극도로 절제된 색과 형태를 사용한다. 또 미니멀한 캔버스 작업들은 공간 특성에 맞춰 배치된다. 각 프레임의 외곽선, 패턴의 조합은 전시 공간을 넓게 드로잉하며, 입방체 패널로 시작해 공간으로 연결되는 구성력은 그 자체로 작품의 주제가 된다.
이정섭은 우직한 목수로 나무 자체의 물성이 살아 있는 단순한 가구를 만든다. 그가 만드는 가구는 차분함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과거를 재구성한 산물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 여행에서 본 뒷골목의 단상이 나무결에 녹아 있다. 그는 자신의 가구를 ‘군더더기가 없는 조선의 가구들이 가진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이 두 작가의 만남은 절제된 양식의 조화와 함께 서로의 주제 의식, 내적 의도를 교감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극단의 극복’은 그들에게 미니멀리즘이라는 형식주의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태도와 의지, 혹은 대안일 수 있다. 겉치레 없는 화가와 목수의 교우는 오랜 벗을 만난 듯 침묵의 깊이와 기류만으로 편안한 풍경을 만든다.
사진 제공 = 신세계갤러리
전시 문의 = 김신애 수석 큐레이터 02-310-1922
▲ 김태호, Scape Drawing, 2012, 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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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태호 화가 ·이정섭 목수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 전시를 열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Q.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극단의 극복’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나요.
저는 ‘포스트의 후기’라는 의미를 극복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다시 말해 미니멀을 극복한다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이 제 미술적 정체성을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사실상 미니멀하게 작업하려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간직해야 할지 고민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렇게 욕심껏 진검 승부 하고 싶었을 뿐, 미니멀리즘으로 비춰지고 분류돼야 할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지 못합니다. 제가 굳이 그것을 얘기한 것도 아닌데, 그런 원론성에 가둬두고 보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타이틀인 극단의 극복이 좋습니다. 다소 자의적 해석이겠지만, 제가 이해하는 미니멀리즘의 특성은 극단이기 때문입니다. (이정섭 목수)
Q.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이 잘 이해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
▲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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