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장의 손, 건축도구_1
대목장의 손, 건축도구_1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6.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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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木匠의 세계 ③

[나무신문 | 수원화성박물관] 조선시대 장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스스로 만들어서 평생을 사용했다. 제 몸에 잘 맞는 도구를 사용했을 때 최상의 기술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도구는 ‘목수의 손’이라고도 불린다. 솜씨 좋은 목수는 일이 없을 때에도 최상의 상태로 도구를 보관한다. 건축도구는 일정기간 사용하면 닳아서 없어지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전승傳丞되기 어렵다. 현재 남아있는 도구는 대부분 조선말기부터 일제강점기 시대에 사용하던 것이다.

 

▲ 끌鑿. A chisel, a tool used to bore holes in timber, 건축도구박물관① 14.5×3.1 ② 19.2×2 ③ 8.5×1.9 ④ 13.2×1.3 ⑤ 13.8×1.9 ⑥ 14.7×1.4
▲ 송곳錐. Song-gos, A gimlet. A tool used to bore holes in timber by rotating the blade tip, 건축도구박물관① 42.7×3.2 ② 41.5×17 ③ 54.3×4.2

끌(鑿)과 송곳(錐)
끌은 나무를 깎아 내거나 홈을 팔 때 망치와 함께 사용하는 연장이다. 전통목조건축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결합해서 이어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마지막 조립 단계까지 끌을 사용한다. 우리의 전통 끌은 통쇠로 만들어져 있어서 단단한 소나무의 옹이에도 쉽게 들어간다. 끌은 날의 폭과 모양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목수가 가장 먼저 배우는 일은 ‘날붙이도구 갈기’이다. 끌과 대패 등 날붙이도구를 사용목적에 따라 연마할 수 있게 되면 그 다음 과정으로 끌질을 배운다. 끌질이 숙련되기까지 보통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끌과 함께 구멍을 뚫는 도구에는 송곳과 활비비가 있다.

 

▲ 대패金包;. Daepae, a plane for working with wood, 건축도구박물관① 27.5×27.3×13.3② 21.5×20.3×7.3③ 18.6×21×5.9④ 18.7×25×7.8⑤ 23.9×24.6×12.7⑥ 19.5×20.3×9.3

대패(金包)
대패는 목재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는 연장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대패는 손잡이가 있고 홑날이며 나뭇결 방향으로 밀어 쓰는 대패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손잡이가 없고 겹날이며 당겨쓰는 일본대패가 사용되어 오늘날 현장에서는 개량화된 일본식 대패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목재를 다듬을 때 대패를 밀어서 깎으면 힘이 적게 든다. 반대로 앞으로 당겨서 깎으면 힘이 많이 소요되지만 반면 섬세하게 가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승이 선보인 얇은 대패밥을 흉내 내어 깎고 깎기를 수년 동안 되풀이해야만 비로소 대패질이 능숙해진다. 조선후기 건축모습을 묘사한 풍속화에서 전통대패의 사용모습을 볼 수 있다.

 

▲ 끌방망이木冬揆. Kkeul bangmangi, a chisel hammer, 건축도구박물관① 33.8×13.3×10.2 ② 25.4×9.4×8.7

자귀
자귀는 목재를 찍어서 깎는 연장으로 원목의 껍질을 깎아 내거나 기둥, 보 등을 처음 다듬을 때 사용한다. 자귀의 형태는 도끼와 비슷하지만 도끼날이 자루에 평행하게 박혀 있는 반면 자귀날은 자루와 직각 방향으로 끼워 넣는다. 조선시대 자귀는 날 부분과 손잡이를 별도로 만들어 끼운 형태이고, 일본의 전통 자귀는 휘어진 자루 끝에 날을 단 형태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선후기 풍속화에 일본의 전통 자귀와 유사한 형태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형태에 따른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자귀는 크기에 따라 대자귀, 중자귀, 소자귀로 구분한다. 자귀질은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깎아내는 고난이도 기술이기에 숙련된 목수가 맡았으며 조선시대에는 ‘선장이’라고 불리었던 자귀 전문장인이 존재했다.
자료제공 _ 수원화성박물관(담당 학예팀 오선화 031.228.4209)
정리 _ 박광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