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동 듀플렉스 주택
판교동 듀플렉스 주택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6.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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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목구조로 기능과 디자인 잡은

[나무신문 | 민워크샵] 2011년에 등장한 듀플렉스(Duplex) 주택이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듀플렉스 주택은 한 필지에 나란히 지은 두 가구의 벽체가 맞붙은 모습이 마치 땅콩 껍질 속 땅콩을 연상시킨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듀플렉스 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하다. 건축비를 반반씩 부담할 수도 있고 임대를 놓을 경우에는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판교동에 위치한 듀플렉스 주택은 유독 눈길을 끈다. 중목구조로 지은 이 주택은 구조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경량 목구조에 비해 구조 변경이 용이하며 구조재가 노출돼 있어 목재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만족도는 상상 이상이라고.
중목구조로 지은 판교동 듀플렉스 주택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건축가, 중목구조를 만나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설레는 이유는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경험에 대한 두근거림 때문일 것이다. 반면 처음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존재한다. ‘내가 원한대로 잘할 수 있을까’ 혹은 ‘내 선택이 옳은 것일까’하는 생각. 

▲ 1층 평면도
▲ 2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평면도

1. 차고  2. 현관   3. 방   4. 욕실   5. 식당   6. 주방   7. 다용도실   8. 거실
10. 덱
   11. 주인 침실   12. 주인 욕실   13. 파우더룸   14. 드레스룸
15. 창고
   16. 발코니   ※R은 임대세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위치한 듀플렉스 주택은 이러한 ‘첫 시작’이 퍼즐 조각처럼 잘 꿰맞춰진 사례다. 미국에서 근무하며 목구조의 장점을 느꼈던 건축주는 그중에서도 중목구조를 원했고, 단독주택으로는 주로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설계했던 건축가는 처음으로 중목구조 설계를 맡게 됐다. 중목구조에 대한 지식이 전무(全無)했던 건축가는 수험생이라도 된 양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에 바빴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에 빠지게 됐다.

민 워크샵(Min Workshop)의 민우식 소장은 “처음부터 건축주에게 솔직한 심정을 전달했다”며 “목구조 설계를 진행해 본 경험은 없지만, 주택 전체를 환하게 한다거나 차분하고 단정한 주택을 짓고 싶은 거라면 저를 잘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해 드렸다”고 전했다.
그렇게 그들은 한배를 타게 됐다. 

 

효율적인 설계로 아늑함을 품에 안은 주택
건축주는 처음부터 임대세대를 고려한 듀플렉스 주택을 원했다. 또 원하는 바가 명확했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주택이 나란히 닮은 전형적인 듀플렉스 형태가 아닐 것’, ‘현관을 같이 공유하는 형태가 아닐 것’. 

그렇게 탄생한 주택은 각각의 출입구를 분리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2층 임대세대의 안방 밑에는 차고를 배치하는 등 최대한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또 채광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 종단면도
▲ 횡단면도
▲ 동측 입면도
▲ 서측 입면도

민 소장은 “주택 설계에 있어 채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조건 창문을 크게 낸다고 채광이 좋아진다고는 여기지 않는다”며 “최대한 북향에는 창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 결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남향에 최대한의 창을 설계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 남측 입면도
▲ 북측 입면도

실제 이 주택은 썬큰(Sunken)을 배치하고 남측으로 최대한 창을 내는 등 따스한 햇볕이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아울러 어린 자녀들을 항상 살필 수 있게 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에 따라 지하에서부터 2층까지 탁 트인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했다. 

임대세대가 거주할 공간의 설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2층 복도의 경우에는 폭이 90c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좁지만, 천장고를 높여 확장감을 주고 천창을 설치해 은은한 빛이 들어오도록 했다. 덕분에 민 소장은 이 공간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중목구조에 맞춘 맞춤 자재 선정
심혈을 기울여서 지은 주택만큼 자재 선정에도 신중을 기했다. 현관문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수입했으며, 지하 방습벽으로는 모이스 보드를 선택했다. 모이스 보드는 일본에서 발견한 제품인데, 부스러트려서 흙에다가 뿌리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친환경 재료로 습기와 냄새를 흡수했다가 천천히 내뱉는 제품이기에 자칫 습할 수 있는 지하 공간에 안성맞춤이었다. 

반면 창호는 일본재를 수입해서 사용하려고 했으나, 사후관리에 대한 염려로 국내 창호를 선택했다. 

인터뷰  |  민 워크샵(Min Workshop)  민우식 소장

민우식  소장은  듀플렉스  주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50~60대층이  은퇴  후  주택을  마련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  들어  젊은  부부층이  방문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한다.

“듀플렉스  주택을  짓고자  하는  열망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무리하더라도  후에  임대료를  통해  유지비를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듀플렉스  주택뿐만  아니라  주택  전반에  대한  니즈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내  자녀에게  땅을  밟게  해주고,  주택이  있는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하고  싶은  열망이  점차  높아지는  것이죠.”

이어  그는  설계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존에는  비슷한  형식의  주택이  주를  이뤘습니다.  설계와  시공을  한  군데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죠.  하지만  이제는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서라도  건축사사무소를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맞춤설계를  의뢰하는  일이  늘고  있는  편입니다.”

건축가 소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민우식은 2011년 서촌에 민 워크샵(Min Workshop)이라는 건축공방을 설립했다. 대량 생산과 첨단 기술이 넘나드는 시대에 작은 건축에 집중하며 craftmanship을 잃지 않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파티오하우스, 오드코너하우스, Y terrace 상가주택, 오목한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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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대지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지 면적: 254.20㎡(77평)
건물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 면적: 121.93㎡(36.88평)
연  면 적: 267.7㎡(81평)
건  폐 율: 48%
용  적 률: 82.18%
주차 대수: 3대
최고 높이: 9.2m
공    법 : 지하-철근 콘크리트
지상-중목구조
구 조 재 : 기둥-210x210 일본산 삼나무 원목/ 105x105 일본산 삼나무 원목, 집성목 
지 붕 재: 컬러강판(리얼징크)
단 열 재: 비드법단열재 2종 3호 120㎜, 수성연질폼 200㎜ 발포 
외 벽 재: 스터코플렉스 외단열 시스템 
창 호 재: 필로브(FILOBE)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설    계: 민 워크샵 민우식 02-735-1372 www.minworkshop.com 
설계담당: 안희경, 양인성, 김병수
시    공: 스튜가(박욱진) 
주요 자재 공급처: 베스트 프리컷(최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