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건축에 날개를 달다
인터뷰 | 건축에 날개를 달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6.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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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건축가
▲ 김동희 건축가.

[나무신문 | 김동희 건축가] 획일화된 공간에서 벗어나 나만의 보금자리를 지을 수 있는 기회가 과연 몇 번이나 될까. 일생에 한두 번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니만큼 건축 설계는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건축가를 만나는 일은 행운과도 같다. 실용적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고, 한평생을 지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아늑한 공간. 건축가는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는 아티스트와도 같다.

김동희 건축가는 그만의 세계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소신은 있지만, 아집은 없다. 그래서일까. 그의 설계는 항상 화제가 된다. 외국에 나간 건축주와 SNS 대화를 통해 지은 ‘이보재’로 보다 많은 이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제14회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사용승인공공부문 은상’, ‘UIA 더반 세계건축대회 서울관 설계 공모전 우수작’의 경력을 갖춘 실력파다. 건축사사무소 KDDH를 운영한 지 4년 반이 된 지금. 김동희 건축가는 여전히 독특하고. 익살스럽고, 심오하다.

 

설계하는 공간마다 유독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건축사사무소 KDDH는 어떠한 곳인가.

내 개인적인 고집을 숨기고 건축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다 보니 좋은 설계가 탄생하는 것 같다. 현재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한 지 약 4년 반 됐다. 아직은 상업 공간보다는 단독주택에 대한 설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익산 티하우스’, ‘홍천 노일강 펜션’, ‘청원 라온재’ 등 건축주의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건축을 선보였다. 건축구조 중에서는 목구조를 선호하는 편이다.

 

목구조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장단점은 무엇인가.
목구조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매력은 현장에서 핸들링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또 특성상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크게 한몫한다. 다만 습기는 주의해야 하는데, 한옥과 같은 구조라면 문제없다. 한옥처럼 탁 트인 공간은 습기가 머무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설계 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충실하게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대다수 건축주는 설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차근히 현실 가능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건축주의 요구를 무작정 100%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반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혹시 건축주를 설득했던 예는 없나.
대다수 사람이 안방은 큼직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준 사례가 있다. 안방을 침대 하나만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작게 설계한 것이다. 자는 공간은 굳이 규모가 크지 않아도, 작고 따듯하면 그만 아닌가. 훗날 건축주가 아주 만족해했다.

 

설계에 대한 철학도 남다를 것 같다
주택 설계 시 강조하는 3가지가 있다. ‘외부 공간’, ‘거대 공간’, ‘한옥과 양옥의 만남’이다.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것을 단독주택에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먼저 외부 공간을 잘 꾸밀 수 있는 환경과 아파트와 달리 거대 공간이 구성돼 있었으면 한다. 대부분 춥다는 이유로 공간을 작게 배치하려고만 하는데, 단열을 잘하면 상관없다. 또 한옥과 양옥이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인 공간이 있었으면 한다.

 

예비 건축주들이 건축사사무소를 선정할 때 고려했으면 하는 사항이 있다면.
자기 고집만 부리는 건축가는 피해야 한다. 건축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본인만의 의견을 내세우는 건축가는 선택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설계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탄탄한 설계를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목구조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캐나다를 방문해보니, 작은 건물이라도 목구조 자체를 잘 해석한 경우가 많더라. 우리나라도 전문가들의 기술 공유가 보편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목구조 산업 전체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