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둘레길 3차
계양산 둘레길 3차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6.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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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寫장 掌칼럼 | 오전8시 출발 - 큰딸 혜인과 함께

아침 8시 섭시 28도로 출발, 무척 더운 하루를 예고하더니 걷기 시작 5분도 안지나서 땀범벅이 되기 시작했다. 

 

평일 아침, 그것도 많은 이들이 휴가를 떠난 도심의 산속은 인적이 드물었으나 철 만난 매미들과 여치등 풀벌레들의 합창이 뜨거운 태양과 공기속으로 텁텁하리만큼 진하게 울어넘쳤다. 

 

목산동 솔밭가는길을 따라 걸으며 지난번처럼 길을 잃지 않으려 신경을 집중해 이정표와 길을 정치시켜 보았으나 결국 나와 큰아이는 목산동 196-3번지에 있는 간판없는 묵집에서 컵라면과 도토리묵으로 브런치를 먹을 수 있도록 또 다시 길을 잃어 버렸다. 

 

대구가 고향인 묵집아지매는 나처럼 길잃고 오는 손님이 쏠쏠한 눈치다. 마침 동향인 탓에 고향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누고 다시 오던길로 접어들었다. 

 

미국작가 빌브라이슨의 나를부르는 숲에 등장하는 애팔레치아 6000킬로미터의 트레킹코스처럼 회색곰, 붉은곰, 혹은 미친 살인마는 절대없을법한 계양산 둘레길이지만 만약 나처럼 사전 조사없이 그냥 돌아다닌다면 

더운여름 아빠따라 첫 트레킹 경험에 나선 어린
딸에게 충분히 무능력하거나 한심한 모습을 보일수도 있겠으나 거 뭐 길 잃고 좋은 묵집

도 만나고 덕분에 4시간 10킬로미터의 산행을 즐겁게?
할 수 있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ㅎㅎㅎ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