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평 대지에 이룬 꿈 과천 협소주택
15평 대지에 이룬 꿈 과천 협소주택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5.28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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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과천시
대지면적 : 50.00㎡(15.13평)
연 면 적 : 46.40㎡(14.04평, 발코니면적 제외)
건축면적 : 25.31㎡(7.66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바닥재 : 합판마루(동화자연마루)
계단재 : 합판마루(동화자연마루)
지붕재 : 컬러강판
공  법 : 기초-매트기초, 지상-철근콘크리트조 벽식구조
설  계 : 오파드 건축연구소 070-8600-0463
인테리어 : 윤집

[나무신문] 내 집 마련은 꿈일 뿐일까? 이러한 물음에서 협소주택은 등장했다. 일본의 협소주택처럼 작은 평수이지만 나만의 개성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는 주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아직은 그 사례가 한정돼 있어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그 수요는 확실히 늘고 있다. 과천에 위치한 연면적 46.40㎡(14.04평, 발코니면적 제외)의 협소주택을 들여다보자.    <편집자 주>

 

 

자투리 땅, 협소주택의 시발점이 되다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던 건축주는 ‘자신만의 집’을 짓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부지를 사들였다. 예산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기에 오랜 시간 발품을 팔았고, 작은 평수의 땅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매도인 자체도 쓸모없다고 여겨 저렴한 값으로 넘긴 땅이었다. 
이후 건축주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해줄 만한 업체를 찾아다녔다. 조그마한 땅, 한정된 예산이었기에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건축주가 오파드 건축연구소의 오문석 소장을 만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행운이었다. 오 소장은 해당 건축주를 만나기 전에도 소규모 주택에 대한 설계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단연 관심을 보였다.

“과천주택이 들어설 땅이 남들이 생각할 때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여길 수 있으나,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얼마나 실속 있고 효율 있게 쓰느냐에 따라 땅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했죠”

 

▲ 건물 외관.

과감한 생략이 실속이 되다 
과천주택은 50.00㎡(15.13평)의 대지면적에 지상 3층 규모의 건축면적 25.31㎡(7.66평), 연면적 46.40㎡(14.04평, 발코니면적 제외)의 협소주택이다. 

따라서 함부로 손실되는 공간이 없도록 계획했는데, 생활하는 데 있어 크게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했다. 예를 들어 연면적이 50㎡ 이하의 주택은 주차장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주차장법 시행령을 이용해 필로티 구조의 공간을 확보한 것. 주차장을 포기한 대신 건축주의 자녀들과 애완동물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마당이 탄생했다.

▲ 건물 외관.
▲ 건물 외관.
▲ 건물 외관.
▲ 건물 외관.

이어 1층에 자리한 주방과 식당은 현관에서 약 1m를 아래로 내려 공간을 배치하고 2층은 욕실과 거실, 다락으로 구성했다. 이 중 다락은 과천주택의 핵심과도 같다. 욕실 상부에 생긴 1m 남짓한 공간을 활용해 자녀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 1층 식당.
▲ 1층 주방 입구.

“과천주택의 다락은 특별한 공간입니다. 대다수의 다락이 최상층에 위치해 있지만, 이 주택의 경우에는 욕실의 상부 공간을 활용해 그곳에 마련했죠.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것입니다”

▲ 2층 다락.

내부 전체적으로 욕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 문을 설치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수직으로 연결된 계단을 통해 1, 2, 3층을 넘나들 수 있는 내부 공간은 각 공간의 장벽이 없기 때문에 확장감이 느껴진다.

 

 

▲ 2층 거실.
▲ 2층 거실.
▲ 2층 거실.

최소한의 자재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비용 절감을 위해 건축주가 선택한 가구와 제품으로 사용했다. 마침 건축주가 인테리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제작에도 직접 참여했다. 2층 거실에 놓인 책장은 합판 소재로 건축주가 직접 만드는 등 공간의 특성에 맞게 맞춤 제작해 비용은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 2층 욕실..

바닥재와 계단재의 경우에는 여러 제품 중, 심혈을 기울여 선택했는데 내구성이 좋은 동화자연마루의 합판마루를 선택했다. 또 욕실로 향하는 통로는 조약돌 위에 목재 패널을 설치, 디딤판으로 사용해 기능과 미적인 요소를 둘 다 잡았다. 또 단열은 우수한 성능의 로이 열반사 단열재를 시공했으며, 창호는 이중 창호와 알루미늄 창호를 함께 사용해 소음과 단열 두 가지를 고루 신경 썼다. 

 

작지만 알찬 주택, 과천주택은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원하는 것만 취한 실속 있는 집이다. 획일화된 공간이 아닌, 공간마다 이야기가 있고 공간의 특성에 맞게 설계한 이 집의 앞날이 기대된다.
홍예지 기자 / 사진 제공 = 오파드 건축연구소

▲ 3층 방.
▲ 3층 방.
▲ 3층 방.

인터뷰  |  오파드 건축연구소 오문석 소장

 

▲ 오문석 소장

오파드 건축연구소의 오문석 소장은 과천 협소주택 이후 협소주택에 대한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계약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그는 이러한 이유가 협소주택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은 땅을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분명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건축 비용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곤 합니다. 주택의 규모가 작을수록 비용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규모의 주택이라고 할지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이어 그는 본인의 예산에 맞춰 작은 땅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마당이 넓은 큰 집만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예산에 맞춘 집을 원한다면 보다 쉽게 나만의 주택을 지을 수 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실속 있는 선택을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협소한 부지에서도 주택 설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2층 계단.
▲ 2, 3층 계단.
▲ 1층 계단.
▲ 1, 2층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