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림 정책에 관한 소고(小考)
육림 정책에 관한 소고(小考)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5.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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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창조경제시대 목재산업의 새로운 소비자 창조⑮
▲ 이경호 회장영림목재(주)

[나무신문 | 이경호 회장 영림목재(주)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매년 4월5일은 식목일이다. 산림녹화 및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국민식수(國民植樹)를 통하여 애림사상(愛林思想)을 높이고자 제정된 기념일이다. 1949년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에 의해 제정되었으나, 60년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폐지하고 3월15일을 ‘사방(砂防)의 날’로 대체하였다. 61년 공휴일로 부활되었고, 82년 기념일로 지정되었으나 90년 공휴일은 폐지되었다. 1960년대부터 매년 식목일을 기준으로 학생, 직장인, 공무원, 군인과 주민들까지 팔을 걷고 나서서 대량으로 나무를 심고 가꿈으로써 세계가 인정하는 조림 성공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고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양적으로만이 아니고 이젠 질적으로도 변할 수 있도록 정책 입안과 실행이 병행돼야 한다. 수종개량을 꾸준히 이루어 경제림으로 전환시키는 것 등이 바로 그 좋은  예일 것이다.

금년 식목일이 마침 일요일이라 우리 회사에서는 하루 전날인 4월4일에 전 직원이 당진공장에 모여 식목행사를 하게 됐다. 약 100여 그루의 백합나무를 비탈진 경계구역으로의 이식(移植), 250그루의 대추나무, 700개의 진달래 묘목, 7~8년생 벚나무 23그루 등을 심었다. 수 년 전부터 매년 1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오고 있는데 토질의 질 문제인지 또는 관리의 부실인지는 몰라도 약 15%정도의 나무가 안타깝게도 고사(枯死)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상당량의 묘목을 심어 왔고 추후에도 꾸준히 비슷한 양을 심어 나가며 소홀히 해왔던 관리를 보다 충실히 하면, 머지않아 이 장소가 녹화(綠化)로 아름답게 이루어져 목재산업계로서의 상징적이고 멋진 생산 공장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조림이란 사업이 장기간 내다봐야 하듯이 만약 내 세대에 그 풍요로움을 못 본다 하더라도 다음 세대에는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겠는가.  

이튿날 ‘함께 이룬 숲’의 슬로건이 걸린 제70회 식목일을 맞아,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식목행사 후 산림청이 주관하는 ‘사유림 관리 혁신을 위한 정책 포럼’에 참석하게 되었다. 약 1개월 전 이미라 산림정책과장으로부터 참석권유와 더불어, 본 포럼 때 <3분 스피치>를 요청받은 터였다. 이날 모두 간편복 차림으로 신원섭 산림청장을 비롯해 국무총리,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충북도지사, 관련 위원회 국회의원, 충주시장 등과 산림 유공자 분들, 김남균 한국임업연구원장, 여러 농과대학 교수 분들, 성공하신 육림가들 그리고 업계에선 선창산업의 이윤영 사장과 필자가 참석했다. 1부 간담회를 마친 후, 곧이어 열린 2부 정책토론에서는 이헌호 임학회장의 진행으로 여러  ‘혁신추진 방향, 정책 과제, 임업기술 보급과 인력양성’ 등의 건의 및 토론이 이루어졌다. 특히 이남호 전북대총장은 “성장에서 성숙으로 가는 산림정책”의 추진을 강력히 요청했고 이어 이창재 산림자원국장의 “사유림 관리혁신 추진방향”에 관한 정책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발표자로 지목됐지만 기업가 대표로 나선 나에겐, 실상 이 날의 주제가 산업계보다 산림사업 발전을 위해 주로  ‘사유림을 운영하는 육림가를 위한 자리’임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간단명료하게 “무엇보다 국산재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과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됨을 특별히 강조하곤 곧 김동구 백제약품회장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그는 제약회사로서의 경영자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성공적인 산림을 이룬 육림 대가로서 더욱 유명하신 분이다. 무엇보다도 일찍이 백합나무를 조림해 우리나라의 일조량, 토양과 토질 및 강우량에 가장 적합한 수종으로 선정했던 선지자(先知者)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 회장께서도 작심을 했는지, 중도에 사회자로부터 발표시간이 지났음을 싸인 받았음에도 양해를 구하고는 계속 의견을 이어갔다. 선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전 인생을 바쳐온 육림사업인데 어찌 3분 안에 전후를 설명하고 개선안을 낼 수 있을 것인가? 즉 그는 “식목일을 전후한 1개월 간을 식수(植樹)기간으로 정했으나 실제 6~7월까지도 가능하다는 점, 묘목의 냉장기술 개발에의 필요성, 산업용 수종은 3가지 이내로 선정함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안, 백합나무의 경우 속성수이며 재질이 좋아 가구와 악기에도 사용가능하고 이 수종에 주력한지 10년이 지나면서 종자가 충분한 점” 등을 강조하면서 “산불에 대한 대비책으로서의 산림화재보험금에 관한 정부의 보조 필요성”과 “국산재의 거래 활성화 및 자유화를 통한 육림가의 사기앙양” 등 산주로서의 애로사항을 구구절절 밝히면서 못다한 말을 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기대한다며 말을 맺었다. 산림청 대표주자로서의 김남균 원장은 ‘대리 경영제도’를 우리 현실에 맞게 운영 중이고, 산림경영 임업인의 증여- 상속 문제 등 세재 개선이 필요하다며 제조시설의 이전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 내었다.  

작년도 당시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식목일을 맞아 유명경제지인 한국경제신문에 ‘산림부국(山林富國)을 위해’란 기고를 통해 다섯 가지 시대정신을 절실히 요구한 바 있다. 즉 “첫째,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녹화 성공국가가 되었으나 이제부턴 재조림 시대를 열어 경제적 가치가 높고 경쟁력 있는 숲으로 만드는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론 산에서 소득을 올리고 산림의 경제적 가치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셋째 해외 조림지 확보 등을 통한 목재 자원화 전쟁에 대비하는 등 글로벌 마인드와 안목을 키워야 한다. 넷째 과거세대가 이룩해 놓은 국토녹화임을 잊지 말고 치유의 숲 조성 등 산림의 다양한 공익기능 향상에 힘써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야 한다. 마지막 다섯째 북한은 지난 20여 년 간 산림의 30% 이상이 감소했는 바, 북한 녹화사업을 조속히 실행하고 양묘와 조림기술 등의 인도적 지원을 하면서 ‘통일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간절한 심정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남성현 현 국립산림과학원장도 금년도 조선일보 4월 10일자에 ‘소나무재선충병, 과학의 융합(融合)- 통섭(通涉)으로 풀자’라는 오피니언 칼럼을 올렸다. “전국 77개 지역의 산림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때문에,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우나 숲을 바라보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고 서두를 밝힌 뒤 “지난 2005년 9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제정과 동시에 온 국민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힘을 쏟은 결과, 피해 규모가 급속히 감소되면서 방제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이 우리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자 2010년 피해 나무 수가 13만 그루에서, 2013년 218만 그루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다른 해충의 경우 종합관리체계가 가능하지만 소나무재선충병은 일단 감염되면 그 나무는 100% 죽는다”며 “산림청은 2017년까지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완전 방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3년을 골든타임으로 설정해 산림 행정력과 산림과학 연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희망적인  계획을 밝히며 “소나무재선충병 연구에 생명공학, 전자공학, 항공우주, 정밀화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의 융합과 통섭이 필요한 이유다”라며 끝을 맺고 있다.

우리는 이 ‘사유림 관리 포럼’의 내용과 두 분 전문가의 값진 칼럼을 보면서 그 공통점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경제림 종자의 선정과 육성, 숲 가꾸기 및 병충해 관리로서 과학적인 산림재해 대응, 벌채의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자동기계화, 목재의 이용과 활용에 따른 산업화, 육림가에 대한 의욕적이고 적절한 지원으로 국내 산림산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하루 속히 남북 산림협력으로 한반도 신뢰구축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토론회나 연구 결과로 나온 실질적이고 중요한 내용들이 그저 일과성이나 검토 단계로 사장(死藏)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학- 연- 관- 산- 민 단체 모두가 하나로 연관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그 결과를 추출해서, 장롱 속의 자료로만 남기게 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의미 있는 제의와 건의가 실제로 정책화되어 모든 참여자에게 성과가 돌아가는 선순환성격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메아리 없는 산울림은 필요 없지 않은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문득 떠오름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경호 회장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파렛트콘테인협회 명예회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주한피지대사관 명예영사
아세아파렛트시스템연맹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