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해충 흰개미는 무엇인가요?
목재해충 흰개미는 무엇인가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5.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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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100문 100답 | 23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흰개미는 개미, 벌처럼 한 군체 안에 일개미, 병정개미, 여왕개미의 계급을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계급을 이루어 살며 개미와 유사한 생김새로 인해 흰개미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이름과 달리 벌목인 개미와 종류가 다르며 오히려 바퀴목 바퀴류에 더 가깝다. 흰개미는 건축물이나 수목을 가해하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지만, 주로 죽은 나무나 낙엽 등을 먹이로 분해하고 이것을 집의 재료로 운반하므로 자연 물질순환에 큰 역할을 하는 익충(益蟲)이다. 하지만 일단 먹이로 섭취하기 시작한 목재를 최대한 분해하며, 그 분해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구조재 등의 목조시설물에는 피해를 주는 무서운 목재해충이다.

 

▲ 흰개미 의도▶ 건조한 외부 환경에서 이동을 위해 흙과 분비물 등을 이용해 터널을 만든다.

국내 흰개미 종류
흰개미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전 세계적으로 280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그 중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흰개미 중 가장 많은 종은 일본흰개미(Reticulitermes speratus kyushuensis)이다. 이 종은 추위에 강하여 온대지방에서 서식이 가능하다. 

일본흰개미는 건조에 약하기 때문에 주로 땅속에 집을 짓고 먹이 탐색활동을 하는 지중흰개미(地中-, Subterranean termite)이다. 이들의 서식에 있어 온도와 습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습도유지가 어려운 지상부에서는 이동을 위해 흙과 분비물을 이용해 터널[의도(蟻道) 혹은 의토(蟻土)]을 만든다.

일본흰개미 외에도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칸몬흰개미(Reticulitermes kanmonensis Takematsu)가 발견되었다. 이 종은 2012년에 최초 발견·보고되었으며, 가해습성 등은 일본흰개미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흰개미 분포
국내 흰개미 분포현황은 1920년대 일본인들에 의해 조사되었으며, 일본흰개미는 주로 부산, 마산지역과 군산, 전주지역, 경인지역을 비롯하여 개성, 평양지역에 존재했다고 보고된바 있다. 

국내에서는 큰 피해 사례가 없었으므로 자세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1980년대에 이르러서 전국 각 지역의 산림과 문화재에서 흰개미의 서식과 피해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흰개미는 다른 곤충과 달리 겨울철의 저온기간에 휴면을 갖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 지중온도로 흰개미의 북방한계선을 결정지을 수 있다. 흰개미의 야외분포 북방한계선은 1월 평균기온이 -4℃이상인 지역으로, 한반도에서는 춘천을 제외한 이남의 모든 지방이 흰개미의 서식지가 될 수 있다. 

 

▲ 국내 흰개미 분포도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울릉도, 영동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흰개미가 분포함을 알 수 있다.

흰개미의 특징
흰개미 군체의 계급은 일반적으로 생식개미계급, 병정개미계급, 일개미계급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흰개미는 종에 따라 일정 비율을 유지하며 군체를 구성한다. 만약 일개미계급의 비율이 낮을 경우, 일개미가 되는 비율이 높아져 군체의 계급비율을 본래대로 유지한다. 

생식개미 계급 흰개미 군체내에서 생식을 담당하는 계급으로 왕과 여왕이 있으며 항상 같이 생활한다. 여왕흰개미와 왕흰개미는 3단계가 있다. 1단계인 유시충 단계에서는 여왕개미와 왕개미의 외견에 차이가 없으나, 여왕개미는 산란하게 되면서 배가 커지게 된다. 2단계, 3단계 생식개미는 환경적 요인으로 태어나며, 1단계 여왕개미, 왕개미가 죽었을 경우를 대비한 예비생식 흰개미이다. 군체를 나눌 때(분봉(分蜂);swarming)에는 날개를 가지고 있는 예비 생식군의 일부가 다른 곳으로 날아가 새롭게 정착하고 교미 후 알을 낳는다. 

병정개미 계급 병정개미는 주로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는 임무를 가진 계급으로, 이들은 일개미들이 공급하는 먹이만 먹는다. 흰개미 군체의 형성 초기에는 알에서 병정개미가 되는 분화비율이 높지만 성숙된 군체에서는 2~5%의 비율로 병정개미들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잘 발달된 앞턱과 액선공에서 분비되는 방어물질을 이용하여 외부침입자의 공격을 막아낸다.

일개미 계급 일개미는 주로 먹이의 채취와 운반, 생식계급이나 유충 및 병정개미에 먹이를 공급하는 임무를 맡는다. 일개미는 하나의 흰개미 군체에서 약 90~95%에 달한다. 일개미는 경우에 따라 병정개미나 생식개미로 분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병정개미
▲ 일개미

흰개미 확인 방법
흰개미는 동절기에 지중 30cm 깊이 이하에서 활동하다가 기온과 지중온도가 상승하는 4월이 되면 활동영역을 지표부근으로 이동한다. 흰개미의 지중 활동 최적기는 7,8월이다. 
앞서 말했듯이 국내에 분포하는 흰개미는 건조한 환경을 싫어하므로 외부의 빛과 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토양과 목재 속에 숨어 지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역에 흰개미가 분포함에도 불구하고 흰개미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사용하고 있는 목조시설물에 흰개미 피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설물 기둥의 하부(땅에 일부가 묻혀 있거나 땅과 닿은 부분)와 땅과 가까운 바닥재 등을 잘 관찰 하는 것이 우선이다. 땅속의 흰개미들이 먹이탐색 중에 방충처리가 미흡한 기둥재를 가해하면서 기둥을 타고 올라가 시설물 하부의 목재를 모두 가해할 수 있다. 흰개미에 피해를 입은 부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송곳 등으로 찔러 보거나 망치로 두드려 소리를 확인해 보고, 이들 부재에서 의도(蟻道)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목조시설물 근처에 벌채하고 남은 나무그루터기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땅속 깊이 뿌리가 남아 있는 나무그루터기는 흰개미의 아주 좋은 먹이이자 서식처이다. 이 그루터기들이 흰개미 유인제가 되어 그 근처에 있는 목조시설물에도 흰개미 피해가 발생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흰개미 존재 여부를 파악하기에는 전문가가 아니면 쉽지가 않다.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이 흰개미를 확인 할 수 있는 기회는 봄철이다. 해마다 4월~5월이면 분봉을 위해 예비생식개미들이 날개를 달고 결혼비행을 한다. 이때의 흰개미는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에 가까우며, 몸통보다 훨씬 긴 날개를 달고 있다. 한 군체에서 수백마리의 무리가 일제히 날아올라 비행하기 때문에 관찰이 가능하다. 결혼비행 후 생존하기 적당한 곳을 찾아 날개를 떼고 정착하게 되므로, 예비생식개미는 관찰하지 못했더라도 떨어져 있는 날개무리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 4~5월의 흰개미 ▶ 분봉을 위해 변색되어 날개를 달고 있는 예비생식개미와 변색되지 않은 일개미, 병정개미
▲ 예비생식개미 확대사진.
▲ 예비생식개미 확대사진.

흰개미 방제 방법
흰개미 발생 전
목재방충처리 -
목조시설물에 흰개미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 환경에 적합한 방부·방충처리가 되어 있는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재의 방부·방충처리(국립산림과학원 고시 제2011- 04호)에 따르면 흰개미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환경(야외사용목재, 자주 습한 환경)에서는 H3등급으로 방부처리한 방부목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목재방부제는 ACQ, CCFZ, ACC, CCB, CuAz, CuHDO, MCQ, NCU, NZN 등이 있다. 

 

▲ 흰개미피해발생가능 사용환경에 따른 사용가능 방부제(국립산림과학원 고시 제 2011-04호)

토양처리 -  흰개미는 토양 속으로 이동해 건조물에 도달하기 때문에 처리약품을 건조물 주변 토양에 매설해 처리하는 방법이다. 건물주변의 흰개미 지하 서식지에 직접 처리하면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건물주변 토양에 직접 처리하는 만큼 약제에 의한 수질오염 방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처리제의 농도가 높을 경우 동식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흰개미 발생 후
훈증처리법 -
 이미 목조시설물에 흰개미피해가 발생되었을 경우에는 흰개미 제거가 우선되어야 한다. 훈증처리는 효과가 가장 빠르며 방제공간에 대한 확산 침투로 인해 살충력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잔효성도 없다. 훈증처리 방법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은 피복훈증법이다. 피복훈증법은 건물전체를 두께 0.2㎜ 이상의 염화비닐이나 타포린 천을 이용하여 피복한 후 내부에 훈증가스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훈증처리로 목재 안에 있는 흰개미에 대한 살충은 이루어졌더라도, 땅속에 있는 흰개미 군체까지 제거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주위 토양처리 혹은 목재의 방충처리가 이루어져야 흰개미에 의한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부재교체 - 약제처리로 흰개미는 없앴다 하더라도 흰개미에 의해 입은 피해가 클 경우에는 목조건축물의 안전사용이 불가능 할 수 있다. 흰개미는 가해속도가 빠르고 피해범위는 크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구조부재는 전문가에 의한 안전진단이 필수이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부재의 전체 혹은 부분교체가 이루어질 경우 교체되는 목재의 방부·방충처리에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