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폐목재에 한해 시험가동만 했을 뿐”
국내 보드류 생산업체들의 원재료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원재료 공급원인 건설폐목재마저 단순
‘땔감’으로 사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과정에서 관련법마저도 어겨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단순히 목재를 불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 발전(發電)을 바이오매스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 국민을 호도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이거나 준공 예정인 대표적 목질계 열병합발전은 대구의 케너텍(대표 정복임 신동오)과
지역난방공사를 들 수 있다.
케너텍의 경우 지난해 5월 서대구공단에 ‘바이오에너지열병합발전시설’ 가동을 시작으로 1일 52톤의 스팀과
시간당 500㎾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또 경북 경산에 하루 1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전용 재생칩 공장도
가동 중에 있다.
출범 당시 케너텍은 소위 ‘버려지는 나무’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이라는 기치 아래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 당시 정복임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단벌목 등 버려지는 임업 폐기물을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와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케너텍이 애초 약속과는 달리 ‘버려지는 나무’보다는 재활용이
가능한 건설폐목재와 대기오염이 우려되는 생활폐기물까지 소각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케너텍은 현재
사업장 폐기물 소각허가가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행법을 어기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케너텍의 소각시설이 숲가꾸기 산물과 같은 순수목재를 대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다이옥신과 같은 공해물질
배출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본지에 제보된 케너텍의 경북 경산 재생칩 공장 사진에는 임목폐기물과 함께
건설폐기물 및 가구와 같은 생활폐기물이 섞여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사진은 2월 초순 촬영된 것으로 숲가꾸기 산물로 보이는 나무더미 옆에 건설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이 함께 쌓여 있으며, 이중 일부는 지게차를 이용해 어디론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 상으로도 합판과 같은
보드류가 쉽게 눈에 들어오는데, 이와 같은 제품은 모두 접착재가 사용된 것. 때문에 소각은 허가받은 곳에서만
가능한 폐기물이다.
케너텍 신학균 이사는 이에 대해 20일 “건설폐목재의 사용은 추진 중에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고
전재한 뒤 “건설폐목재를 화목으로 쓸 수 있도록 공해차단을 위한 시설을 준비 중으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환경부와 산자부 등지에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미 건설폐목재와 생활폐목재가 쓰여진 정황을 제기하자 “설비의 설치는 이미 끝났다”고 말을 바꾼
뒤 “생활폐기물 쪽은 검토도 안하고 있다”며 “건설폐목재에 대해서는 대기오염 체크를 위해 두어 번 시험가동 했을
뿐이다”고 답변했다.
신 이사는 또 “건설폐목재의 경우 목재 보드류 공장에 원재료로 공급되는 게 경제적으로 이익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숲가꾸기 산물만으로 열량이 낮아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건설폐목재 말고는 칩을
구할 수 있는 데가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행법상 생활폐기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게 문제”라며 “생활폐기물만 사용할 수 있으면 케너텍에서도
건설폐기물을 사용할 의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목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순환해서 목재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폐목재를 일회성 화목으로 사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낭비”라며 “케너텍에서 생활폐기물을 사용하는 문제도,
대기 환경오염 문제를 꼼꼼히 따져본 다음에 결정될 일”이라고 말했다.
서범석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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