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나무로 사찰 8만 채 짓는다
우리 소나무로 사찰 8만 채 짓는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5.04.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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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세계 만민 평화기원을 위한 팔만대웅전 봉헌 프로젝트’

우리 소나무로 만든 사찰 대웅전이 전국 8만 곳에 지어진다.

이로써 최근의 문화재 개보수 시장이 전면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판로가 막혀 있던 우리 소나무(육송) 시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나무신문 2014년 12월 8일자 기사 ‘육송은 안 팔리고 낙엽송은 고갈직전’ 참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이른바 ‘세계 만민 평화기원을 위한 팔만대웅전 봉헌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복수의 불교계 신문들이 1일부터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계종은 부처의 힘으로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졌던 팔만대장경의 정신을 이어받아 팔만대웅전을 전국에 봉헌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악의 기운을 타파하고, 이 기운이 세계만방으로 뻗어나가 전 지구인이 하나 되는 평화세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팔만대장경은 고려 고종 34년(1236)부터 38년(1251)까지 16년에 걸쳐 완성한 대장경으로, 부처의 힘으로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경판(經板)의 수가 무려 8만1258판에 이르며 현재 합천 해인사에서 보관하고 있다.

한편 대웅전은 보통 30여 평 규모로 지어지고 있으며 평당 약 2500재(才, 0.00334㎥)의 목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평 규모면 7만5000재의 목재가 필요하게 된다.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 악성재고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300만재의 육송은 대웅전 40채만 지어도 일순간에 소모된다는 계산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1년에 지어지고 있는 목조주택의 수가 1만 동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8만 동의 사찰 대웅전은 그야말로 우리 목재업계 전체의 판도를 바꿀만한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천 한옥재 생산 전문업체 신대림제재소 이명옥 사장은 “사찰은 평당 2500재의 목재가 들어가고 30평 규모로 지어지는 게 보통인데, 최근에는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며 “팔만대웅전이 실현되면 우리나라 육송 재고 문제는 일순간에 해결될 수 있으며, 침체된 우리 제재산업 또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국내 최초 KS와 ISO 내화구조 인정업체이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구조용집성재 전문 생산 및 시공업체인 경민산업 이한욱 이사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1년 목조주택 시장이 1만 동인 점을 감안하면 8만 동의 대웅전 건립은 무리인 듯 보이지만, 45만 동 규모의 일본시장이나 150만 동 규모의 미국시장에 견주면 8만 동은 ‘새발의 피’에 불과할 정도”라며 “최근에는 또 철물접합이나 프리컷 가공을 통한 조립기법 등 신(新)한옥 기술이 개발되어 있어서 8만 동의 대웅전 건립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우절(속명 성은만) 스님은 나무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처님께 봉헌 드리는 일이 미리 알려져 소란을 떠는 것 같아 심히 죄스러운 상황이다”고 운을 뗀 뒤, “‘세계 만민 평화기원을 위한 팔만대웅전 봉헌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세계인이 친구가 되어서 평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기원하는 의미로 부처님께 8만 개의 대웅전을 봉헌하는 것”이라며 “대웅전 이름은 세계 만민이 친구가 된다는 의미의 '만우절'로 정해졌으며, 앞으로 3년 동안 진행된다”고 밝혔다.

 

*우측 상단 박스에서 <만우절>로 검색하시면 그동안 나무신문의 만우절 뉴스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