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13 - 조개찜
음식이야기 13 - 조개찜
  • 나무신문
  • 승인 2015.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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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낫설다. 주로 육식위주인 대도시의 저녁약속메뉴에 저런 조개모듬찜은 말이다. 음식은 그 지역의 문명수준과 문화를 이야기한다고들 하는데 이제 대한민국 어딜가나 없는게 없는, 그냥 단순하게
한 두가지 재료로는 승부를 걸기힘든 무한 음식의 세계가 열려 있는것이다.


칠레의 대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등장하는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 나의 우체부라는 영화대사에 이런게 있다. “그저 편지봉투에 우표나 붙이는데 쓰라고 있는줄 알았던 혀로 은유(metaphor)를 이야기하게 될 줄  몰랐어요” 그렇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처럼 혀는 쓸수록 말은 할수록 혹은 맛은 더 할수록 그 값어치가 늘어난다.


원래 조개가 품고있는 형용할 수 없는 바다의 맛이 각종 채소와 조미된 국물과 최적화된 찜틀과 함께 도시의 밤에 안성맞춤되어 지글지글 자글자글 익는동안 나의 아름다운 모국어는 혀로 말로 맛으로 진화되어 바다를 은유하기위해 발버둥친다.
다만 어떤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이 아무곳에서나 자라나고 뒤죽박죽되고 뒤섞여 있음이 아직 서투르고 낫설다.


그러므로 조개찜은 아무래도
바다가 보이는 위치에서 먹어야
제맛이지 않을까?.
그래야 바다를 제대로
은유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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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