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한 자리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 나무신문
  • 승인 2015.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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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경기도 부천 아인스월드

▲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야! 이거 봐, 진짜랑 똑같어”
“오빠 빨리 와봐 여기서 사진 찍자”
삼삼오오 모여든 청춘들의 얼굴에 봄꽃 같은 웃음이 퐁퐁 샘솟는다. 셀카봉 각도 조절에 익숙해 보이는 아가씨가 친구들 자리 배치까지 마치고 웃음을 주문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러고는 맞은편 미니어처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 번 ‘셀카봉’ 위치를 잡아본다.

데이트 나온 연인은 다른 사람 눈길도 잊은 채 여기저기 자리잡은 세계의 유명 건축물과 역사유적지 미니어처 앞에서 갖은 포즈를 취하며 ‘셀카’를 찍는다.
유모차를 밀고 가는 부부는 에펠탑 앞에서 유모차를 멈추고 아이를 품에 안은 뒤 지나가는 사람에게 촬영을 부탁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고모까지 가족나들이를 나온 집안도 보인다. 뒤뚱뒤뚱 걷는 건 할머니나 손자나 똑 같다. 손자 재롱에 할머니도 애기웃음을 웃는다.
밤에는 낮과 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반짝이는 작은 전구로 수놓은 미니어처와 조형물을 따라 길이 이어지고 그 길에는 반짝거리는 보석 같은 불빛의 향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제 갓 사랑을 시작할 나이의 앳된 아가씨들은 축제 같은 불빛 잔치에 들뜬 목소리로 ‘너무 예쁘다’를 감탄사처럼 연발한다.
세계 각 대륙의 유명한 건축물이나 잘 알려진 여행지, 역사유적지 등의 미니어처를 모아 놓은 아인스월드는 세계로 통하는 동화나라다.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앞 군인들 미니어처.
아는 만큼 더 아름다운 것들
아인스월드에 있는 미니어처들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는 다양하다.
아인스월드에서 관람객을 처음 맞이하는 곳이 영국존이다. 이곳에는 타워브릿지, 빅벤, 영국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사원, 버킹엄궁전, 스톤헨지 등이 있다.

빅벤은 1800년대 중반에 지어졌다. 원래는 국회의사당 시계탑 위에 있는 종을 빅벤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시계탑 전체를 이르는 별칭으로 자리잡았다. 종의 지름이 약 270cm 정도 되고 무게가 13.5t이다. 시계탑 높이는 106m이고 시침 길이가 2.9m, 분침 길이가 4.2m 정도 된다.

프랑스존에는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노틀담사원, 파리 오페라하우스, 개선문, 샤크레케르대성당, 샤르트르대성당, 베르사유궁전, 퐁텐블로성, 샹보르성 등이 있다.
에펠탑은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889년에 귀스타브 에펠에 의해 세워졌다. 높이가 320m이며 무게가 약 7000t 정도 된다.

루브르박물관은 1190년 경에 만들어졌다. 원래는 바이킹의 침략을 막기 위해 군사시설로 만들었는데 이후 300여 년 동안 궁전으로 사용됐다. 루이14세가 베르사유 궁전을 조성하면서 박물관으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1년 미테랑 대통령 시절에 개축을 시작했는데 이때 유리 피라미드가 만들어졌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틀담의 곱추’의 배경으로 유명한 노틀담사원은 1163년부터 1333년까지 지어진 건축물이다. 왕의 대관식이나 유명인들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소로도 이용됐다. 사원 안에 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직경이 13m에 이르는 장미창은 노틀담사원의 상징이다.

베르사유궁전은 총 길이가 680m나 된다. 프랑스식 정원의 상징인 베르사유정원과 너비 10.5m, 높이 13m, 길이 73m의 거울의 방이 유명하다. 1919년 제1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확인하는 베르사유 평화조약이 체결된 곳이기도 하다.

퐁텐블로성은 말발굽 모양으로 생긴 페라슈발계단이 특징이다. 백마광장은 나폴레옹이 패한 뒤 유배 가기 전에 자신을 지키던 호위병들과 마지막 작별을 했던 곳이다.

이 밖에 유럽존에는 오스트리아의 벨베데레궁전, 이탈리아의 밀라노대성당과 콜로세움 그리고 피사의사탑, 스페인의 사그라다파밀리아성당, 독일의 카이저빌헬름교회와 노이슈반슈타인성,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등이 있다.

러시아존에는 성바실리사원과 붉은광장이 있으며 서아시아존에는 요르단의 페트라, 이란의 이맘모스크, 터키의 성소피아사원 등이 있다.

라틴아메리카존에는 멕시코의 테오티와칸과 치첸이트사, 페루의 마추픽추가 있으며 전설속의 대륙 아틀란티스와 로도스거상 등이 눈에 띈다. 

작은 연못 주변에 만들어진 미국존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건축물과 함께 호주 시디니의 오페라하우스 미니어처가 고즈넉하게 자리잡았다.

아프리카존에는 기원전 1500년 경에 지어진 핫셉수트 여왕의 신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산도 볼 수 있다. 모로코의 중세 도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페즈 메디나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아시아존에는 중국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일본의 히메지성과 구마모토성, 인도의 타지마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타워 등이 있다.
한국 건축물은 경복궁과 불국사, 거북선 등과 지금은 볼 수 없는 황룡사 9층 탑이 있다.

 

▲ 영화 킹콩에 나오 한 장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간 킹콩.
빛으로 밝히고 어둠으로 가린 풍경들
아인스월드는 낮과 밤에 두 번 개장한다. 주간 관람시간이 끝나면 잠깐 쉬는 시간을 갖고 야간 관람시간을 시작한다. 주간표와 야간표를 따로 사야한다.

아인스월드의 미니어처는 실제 모습을 일정 비율로 축소해서 만들었지만 있는 그대로 재현을 했다. 따라서 낮에 미니어처를 보면 축소 모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성에 놀라고 그것에 기반한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된다.

▲ 경복궁 야경.
밤이 되면 건축물의 구체적인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어둠이 가리고 빛이 밝혀주는 생략과 강조의 예술성이 부각된다.
아인스월드의 낮과 밤은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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