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기차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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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신문
  • 승인 2015.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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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강원도 삼척

▲ 전기로 운행하는 미니트레인.
강삭철도와 레일코스터
강원도 삼척 심포리와 태백 통리 사이에 고저차를 극복하고 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1939년에 놓은 철도가 ‘강삭철도’였다. 경사 15.6도 오르막 철길에서 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기차에 와이어로프를 연결해서 끌어올렸다.

기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은 기차에서 내려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석탄 산업이 번창했던 때에는 노약자 등 오르막길을 걸어서 올라가기 힘든 사람들을 지게에 태우고 다녔던 지게꾼도 생겨났다. 겨울이면 길이 빙판이 되기 때문에 새끼줄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다.

강삭철도는 1963년에 철거됐다. 이 자리에 하이원추추파크가 강삭철도의 추억을 살린 인클라인트레인을 운행한다.

▲ 인클라인트레인 운행구간.
추추스테이션에서 인클라인트레인을 타고 오르막 철길을 올라가서 스카이스테이션에서 내리는데 약 10분 정도 걸린다. 인클라인트레인을 타는 10분 동안 인클라인의 원리 및 역사 등을 안내자가 설명한다. 

▲ 스카이스테이션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아래 단지가 하이원추추파크다
▲ 인클라인트레인
스카이스테이션에 내리면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높이가 해발 720m 정도 되는 데 태백준령의 산들이 바다처럼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다. 눈 아래에는 하이원추추파크가 보이고 멀리 산줄기 사이로 도계 읍내가 살짝 보인다.

▲ 레일코스터승차장
풍경을 감상한 뒤에는 레일코스터를 즐긴다. 레일코스터는 해발 720m에서 출발하는 레일바이크인데 최고 속도 시속 25km로 산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가게 된다. 약 7.7km 구간을 운행하는 데 약 25분 정도 걸린다.

▲ 레일코스터 운행구간에 있는 터널.
레일코스터 운행 구간에는 12개의 터널이 있다. 터널 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불빛 및 조형물, 음향시설 등을 설치했다.

번개와 천둥으로 여행자를 놀라게 하는 터널, 자작나무 숲을 떠올리게 되는 터널, 다양한 꽃을 만들고 조명을 설치한 터널 등이 인상에 남는다.  

 

▲ 스위치백트레인
스위치백철도
하이원추추파크에는 스위치백철도도 있다. 스위치백철도란 경사진 구간을 오르기 위해 갈지자(之) 형태로 철로를 놓고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여 기차를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하이원추추파크는 추추스테이션에서 도계역까지 약 9.2km를 왕복 운행할 계획이다.(지금은 일부 구간에서 시험운행 중이다.) 평균속도 시속 25km 정도로 운행하는 데 중간에 있는 역에서 정차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약 100분 정도 걸릴 예정이다.  

추추스테이션을 출발한 기차가 스위치백 구간을 만나면 멈춘다. 후진을 해서 내려가기 위해서다. 후진을 하던 기차는 나한정역에 도착한다.

▲ 나한정역 주변 마을에서 만난 강아지
▲ 나한정역 주변마을.
나한정역에서 약 20분 정도 정차한다. 나한정역 역사는 갤러리로 이용된다. 역 주변 마을이 옛 모습 그대로다.

마을 앞 계곡에 푸른 물이 흐른다. 지붕 낮은 집 마당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낯선 사람들을 보고 짖는다. 경계의 소리가 아니라 놀아달라고 보채는 것이다.

시험운행 중인 스위치백트레인은 나한정역에서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게 된다.

 

▲ 미니트레인 운행구간
미니트레인
하이원추추파크 단지 안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기차를 실제 모양 그대로 축소해서 만든 미니트레인이 있다.

미니트레인은 실제로 사람들이 탈 수 있으며 추추스테이션 주변 약 700m 코스를 15분 정도 돌게 된다.

미니트레인 운행 구간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아 미니트레인의 재미를 더한다. 아이들이 좋아할만 하다.

하이원추추파크에는 세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는데 그중 기차 객차를 숙소로 꾸민 곳에서 하룻밤 묵었다.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없어 통리로 올라가서 건널목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 얼어버린 미인폭포
통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미인폭포로 향했다. 하이원추추파크에서 미인폭포로 가는 방법도 있는데 길이 불편해서 오가기 힘들어 하이원추추파크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통리에서 접근하기로 한 것이다.

미인폭포로 가는 산길 입구에 차를 세우고 산길로 접어든다. 가파른 산비탈에 오솔길이 갈지자(之)로 났다. 그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

산 전체가 얼어버린 것 같은 혹한의 아침 산속은 생각 보다 더 추웠다. 오솔길 끝에 작은 절이 하나 보인다. 절을 통과해야지만 미인폭포로 갈 수 있다.

절로 들어가는 문 앞에는 시주통이 놓여 있고 그 앞에 폭포 주변 관리에 쓰기 위해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주를 해달라는 내용의 문구가 적혔다. 1000원을 시주통에 넣고 절로 들어간다.

절 마당에서도 폭포가 잘 보인다. 폭포는 얼어붙었다. 폭포 옆으로 거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다. 통리(심포)협곡이다. 절을 지나 협곡까지 내려간다. 거대한 협곡이 웅장하지만 답답하다. 폭포는 얼었지만 그 자체로 아름답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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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