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COLUMN | 문화와 목재산업 1
SPECIAL COLUMN | 문화와 목재산업 1
  • 나무신문
  • 승인 201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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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시대 목재산업의 새로운 소비자 창조⑥ - 이경호 회장 | 영림목재(주)

오래전 계획은 세웠었으나 이런저런 사유로 미뤄 왔던 일을 마침내 실행하게 되었다. 바로 목재가구와 관련된 유럽 박물관 탐방이다. 물론 그동안 업무 출장을 갔다가 기회가 나는 대로 틈틈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본 적은 있으나 오로지 문화 탐방을 위한 여행은 그리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멘토를 모시고 말이다.

멘토링이란 무엇인가. 어떤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분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1대 1로 전담하여 지도-코치-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하는 활동을 말함이 아닌가. 나는 그동안 홍익대학교 목공예과의 최병훈교수와의 산학협동 및 그의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왔다.

그는 이미 대학원장과 박물관장을 역임한 터였지만 학교의 강의가 계속 있었을 뿐만 아니라 왕성하게 작품을 제작해 지속적으로 파리와 뉴욕에서 전시회를 해오다 보니 시간이 여의치 않았고 더군다나 작년 뉴욕에서의 전시 출품목이 전부 팔렸다니 겨를이 없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휴가를 이용해 프랑스, 덴마크, 독일, 스위스 및 영국의 이른바 서유럽 디자인박물관 탐방이 실현된 것이다.

파리의 첫 방문지인 ‘오르세 박물관’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모네, 반 고흐, 세잔느, 로댕, 밀레의 진품들이 늘비해 학창시절 교과서에 보았던 기억들을 되살려 줬다. 유감스럽게도 이번 기회엔 명화보다 고가구에 주로 관심을 갖고 연대, 국가, 작가별로 설명을 듣는데 예상보다 진열품이 많아 시간에 쫓기며 볼 수밖에 없었다.

서둘러 다음 장소인 ‘데코레이티브 아트 전시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의 뒤편에 있었는데 찾기도 힘들었고 주로 전문가들이 찾는 곳이어서 그런지 매우 한적해서 다행히도 작품들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었다.

이튿날 당일 코스로 코펜하겐의 ‘디자인 박물관’으로 날아갔다. 다소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가구업계의 거성이며 국민의 우상인 한스 베그너(1914-2007)의 가구 회고전이 한정적으로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의자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으며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직접 사용함으로써 이후 “The Chair"라 일컬어졌다고 한다.

50년대 당시 제작한 그의 의자가 세계적으로 5백만 개 이상 팔려나갔으며 오늘날까지도 백화점에서 인기가 있다하니 놀라울 뿐이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나오길 바라며 들기에도 힘든 묵직한 그에 관한 책을 구입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메츠 빌에 위치한 ‘퐁피두센터’를 방문했다. 이 건축물은 목조 구조로 설계되어 세계의 이목을 받았던 건물이었는데 엘리베이터로 올라가 내려다보니 천정에 유리로 비치게 돼있어 환상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특별전으로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시계(The Clock)'란 영화 작품의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곧바로 나는 소름이 끼침을 느꼈다. 과거의 유명한 영화에 나오던 시계가 나오던 장면들을 스크랩해 만든 것으로서 약 1분 간격으로 바뀌는데 내 손목시계와 똑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현 시각에 맞도록 수많은 각각의 영화장면들을 찾아내 꿰어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도중에 우리나라의 ‘올드 보이’란 영화의 최민수 주인공이 흘깃 손목시계를 보는 장면도 나온다. 전쟁영화, 공포영화, 애증영화, 코미디 등 각 분야의 영화 속 시계와 더불어 현 시간이 나오는 아이디어 영화 작품인 것이다. 다가오는 기차 시간에 더 못 보는 것이 서운할 따름이다. 왜냐하면 가장 보고 싶었던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위스 영역인 ‘바젤’ 기차역 앞에 여장을 풀었다. 바젤은 세계적인 시계 전시장으로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장소이다. 특이한 점은 호텔에 수속할 때, 지역 내에서 무료로 전차와 버스를 탈 수 있는 티켓을 실명으로 준다는 점이다. 곧 아시안게임을 맞이하는 우리 인천시도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과 버스를 타니 곧 독일국경에 인접한 목적지에 도착했다.

사실 이 박물관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가구 제조업체였으나 1981년부터 니콜라스 그림쇼우의 건축설계로부터 시작하여 유명한 건축설계자들의 디자인으로 17개 공장동의 작품을 건설했다.

그중에는 93년도 안도 타다오의 회의 전시관 및 우리나라의 동대문운동장을 유선형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자하 해디드의 소방서 등이 공장 내에 도열해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공장관람객들은 자비로 각자 25유로나 지불한 후, 약 2시간에 걸쳐 회사를 견학하며 역사와 제품을 소개받고 그 후 줄을 서서 고가의 음식 값을 기꺼이 지불하는 모습은 그들만의 영업을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세계적인 유명한 설계사의 디자인으로 공장을 세움으로써 관광객들이 모여 들게 되고 저절로 자사 제품이 선전되는 특화된 전략으로 성공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