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寫장 掌칼럼 | 게으름의 발견
나 사寫장 掌칼럼 | 게으름의 발견
  • 나무신문
  • 승인 201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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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 키우는 화분들을
유심히 보다 보면 같은 양의 물과 빛과 관심을 받고서도
서로 자람이 다른 경우를 볼 수 있다.
키 큰 나무로부터 조그마한 다육식물까지,
특히 선인장과에 속하는 것들은
그것이 자라는지 혹은 살아 있는지가 의문일 경우도 있는데
중요한것은
그 정물들을 멀찍히 두고 눈의 초점을 엷게하면
하나의 아름다움이 된다는거다.
볕 좋은 일요일 오전에 여러갈래 빛이 창문을 넘어
화분 사이사이로 넘실거리기라도 하면 그것은 숫제
미지의 숲이 되는것이다.
보이는 정물들의 제각기 다른 삶의 속도나
보는이의 바라볼 수 있는 느린 마음 씀씀이가
바로 그러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인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된 게으름을 즐겨야 하겠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