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COLUMN 예지(叡智)의 결정체
SPECIAL COLUMN 예지(叡智)의 결정체
  • 나무신문
  • 승인 2014.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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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시대 목재산업의 새로운 소비자 창조④ - 이경호 회장 | 영림목재(주)

여기에 목재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장단이 모여 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존경받으며 사업을 잘 이끌고 있는 23명을 선발했다고 가정하자. 일단 이들을 법정의 판사로 임명한다.

판사는 증거를 충분히 조사하고 공평하고 공정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판사에겐 인명 피해, 재산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 절도, 가격 및 품질과 특허 등의 사업자간 논쟁, 살인과 같이 모든 종류의 사건과 계쟁(係爭)문제가 들어온다.

여기 법정에서는 판사단에 의해 사건을 재판한다. 물론 선택된 판사들의 책임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자, 지금 여기에 당사자 간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한 사안이 소송으로 올라와 있다. 따라서 증인에 의한 증인을 시작으로 모든 증거가 충분할 때까지 조사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판사단이 투표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로부터 질문이 주어진다. 23명 중 누가 처음에 의견을 서술하고 투표해야 할까? 연장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장자순으로 투표해야 할까, 아니면 젊은 신임 판사로부터 의견을 서술하고 투표를 시작해야 하는 걸까?

아마도 한 분은 당당하게 이렇게 답할 것이다. “저는 장자순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용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판사가 30년이나 넘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배 판사보다 먼저 자기의 판결 이유를 대고 투표한다면 예의에 반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교철학을 다소 배운 분이 있다면, 중세 최대의 유대 철학자인 마이모니데스의 말을 인용해 “판사는 지혜, 겸허함, 신에 대한 숭경, 부정한 이익 배척, 진실에의 탐구심, 이웃사랑 및 좋은 평판 등 일곱 가지 덕을 겸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23명의 판사는 전원이 그런 덕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선발됐기 때문에 연령과 경험이 다르다고 해도 평등합니다. 그래서 의견 제시 및 투표 순서는 제비뽑기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할는지 모른다.

당연히 반대 의견도 이렇게 나올 것이다. “신임 판사부터 판결 이유를 말하고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선배에게는 권위가 있고 일단 경험이 풍부한 연장자의 말을 듣게 되면, 젊은 판사는 영향을 받아 자신의 신념이 흔들려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바꿔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목재관련 업계 여러분! 여러분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미국의 어느 학교에서 이러한 질문을 내고 투표를 시켰더니, 역시 연장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먼저 의견을 내며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정답은 의외로 신임 판사가 먼저이다. 금전이나 재산이 얽힌 소송의 경우에는 선배 판사부터 먼저 투표하지만, 사형을 포함해 형벌이 무거울 경우에는 신임 판사부터 의견을 내고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탈무드’에 실린 정답이다.

예로부터 인류는 목기(木器)를 생활용구, 생산용구 등으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으며 진화와 더불어 오늘날의 가장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원자재이다. 그러나 식물질로 된 목재의 기물과 도기는 부패하므로 현재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고대 생활문화의 복원자료는 토기, 석기 및 철기 등에 의해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근래에 와서 세계 각지에서 저습지 유적의 조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식물질유물(植物質遺物), 특히 목기가 발견된 예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주거용의 계속적인 발전을 통해 오늘날의 목조주택에 이르고 있으며 또한 악기에의 재료로서 그 중요성을 알리고 있지 않은가.

이제야말로 목재업계가 단합하여 목질의 장점을 강력히 부각시키고 경쟁자재인 플라스틱, 철제, 알루미늄, 석재 더 나아가 시멘트와 차별화된 우리의 시장을 더욱더 크게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계의 젊은 후배들을 먼저 앞세워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만의 장을 만들어 줘서, 그들이 도전적이고 마음껏 창의적인 뜻을 펼쳐주게 해야만 세계가 깜짝 놀라는 목재계의 혁신제품이 나오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만 우리 업계 내에 제2의 스티브 잡스가 탄생하게 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미친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다’라는 메시지 속에 목재업계의 삼성전자 그리고 NHN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한국 충청도 정도의 땅에 770만 명의 인구로 구성된 이스라엘이 ‘탈무드’ 정신을 이어받아 그동안의 역경을 이겨내며 경제, 정치, 과학 분야 등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오늘날에 이룩한 국력신장과 환경을 보며, 척박한 여건이지만 우리 목재업계의 젊은이들이 미래 목질의 융합과 복합적인 큰 꿈에 도전하기를 감히 기대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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