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寫장 掌칼럼 | 음식이야기1 -떡국일기
나 사寫장 掌칼럼 | 음식이야기1 -떡국일기
  • 나무신문
  • 승인 2014.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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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1 -떡국일기

25년지기가 끓여준 떡국.
무언가를 요리 혹은 조리해서 대접받기는 처음.
이 녀석 솜씨가 어떨까 기대하기는 잠시,
구수한 냄새와 적절한 시장기가 결합하여
이미 머리속은 떡국의 맛을 좋은쪽으로 가늠하고 있었다.

전날밤, 아니 새벽,
애국소녀이자 아름다운 연아의 경기를 관전하느라 잠이 모자란 탓도 있었지만 냄새에 이끌린 몸둥이는 이미 아일랜드 식탁 한 귀퉁이에 적당히 걸쳐졌고 수저가 챙겨지자마자 급히 한숫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담백하고 구수하면서 고소할줄 알았던 저 떡국!
기대에 찬 눈빛을 반짝이던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
“죽이지? 뭐 약간 싱거울 수는 있어”
난 오랜시간 학습되어진 친절모드로,
“야 기가막힌걸, 이런 재주가 있다니”,
그와 동시에 아는 선배로부터 카톡이 왔다 ‘뭐하냐구’
난 이렇게 대답했다 “죽겠다. 미치겠다.”
동시에 사진을 전송했다.
선배왈 사진봐도 알겠다.

난 당분간 떡국을 안먹기로 다짐했다.
이상 떡국일기였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