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나무 “최선이지만 흠결은 있다”
백합나무 “최선이지만 흠결은 있다”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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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적소 검증과 산주 참여 숙제로 남아”

“대안없는 비판은 조림정책 분열 가져와”


   
▲ 지난달 22일 산림과학원에서는 ‘백합나무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백합나무가 현 조림정책상 최적의 수종임에는 맞지만 아직 보완해야할 숙제가 많은 것 같다고 최근 개최된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이 입을 모았다.

지난달 22일 산림과학원 과학관에서 개최된 ‘백합나무 대토론회’에서 백합나무가 국내 기후와 지금까지 조사된 자료에서 볼 때 차세대 조림수종으로 적합하다고 산림과학원 관계자들은 주장하는 반면 한국수목보호연구회 김종원 고문, 한국목재신문사 김상혁 고문 등은 검증절차와 경제적 측면의 검토 미비를 들어 재검토해야 될 사인이라고 주장한 것.

아래는 백합나무 찬반 양쪽 의견과 지정토론자들의 주요 내용.


백합나무를 지지하는 입장

산림과학원 측은 임목육종과 유근옥 연구관, 재료성능과 정성호 연구관, 임지보전과 정용호 과장, 김외정 임산공학 부장이 차례로 백합나무의 특성과 미국 현지상황, 재질 및 가공특성, 입지특성, 가능성 및 대처방안 등에 관한 연구 자료를 제시하며 백합나무가 국내 차후 조림수종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백제약국 김동구 회장도 조림을 해본 경험자로서 백합나무의 식재와 관리에 대한 그간의 경험을 더했다.

유근옥 연구관은 현재 미국에서 하드우드 주요 품목으로 자리매김 된 점과 현재 생산량, 밀원식물로써의 가치, 우리나라 6개 시험림에 식재된 백합나무의 생장 관찰 연구 등을 토대로 백합나무가 용재로써 적합하다는 결론을 봤다고 전했다. 다만 수종선택의 문제보다 산주의 입장에서 조림정책에 어떻게 동참시키느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성호 연구관도 재질 및 가공특성상 백합나무는 조림수종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즉 가구재로써 이미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수종이라는 견해다. 이는 건조시간이 짧고, 건조결함이 적으며 대패가공성과 곡선가공 등이 좋을뿐더러 도료가 빨리 흡수·흡착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백합나무가 내후성은 좋지 않아 외장재로 쓰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결과를 내놨다. 합판용재로 쓰일 경우 내수성은 떨어지지만 본드흡착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중내수합판 정도가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정용호 연구관은 백합나무는 ‘적지적소’에 심겨져야 조림정책에 부합하는 수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서 참석자들의 많은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정 연구관은 대체로 백합나무가 부채꼴형 사면, NW·N·NE 방위, 풍노출은 보호~보통, 배수는 양호~보통, 토성은 양토, 미사질양토, 미사질식 양토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적절한 장소가 어디냐는 패널들의 질문에 산림청 자원정책 본부장은 이 모든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하는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백제약국 김동구 회장은 백합나무에 있어 물이 중요하고 이러한 관리가 잘 됐을 경우 식재 4년 만에 흉고직경 15cm~20cm의 생장이 가능하다는 결과도 보고했다. 또한 자연 낙지가 되는 백합나무는 가지치기 비용절감 효과도 있으며 종자와 묘목의 확보와 공급 중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백합나무에 대한 인식도 그리 활발치 못해 홍보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산림청이 조림정책과 임업을 주도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외정 임산공학부장은 조림수종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며 이러한 집중은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는 백합나무를 통해 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 조림되고 있는 상위 65%의 수종이 무려 10개가 된다고 근거를 제시하며 용재림의 조림면적이 현 8000ha에서 3만ha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백합나무를 리기다갱신 조림지에 우선적으로 식재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그 면적은 30만ha 정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백합나무는 미국에서 상업거래가 활발한 수종이고 MAI 지표상 국내에 적합한 최적의 속성수라는 설명이다. 또 국내 분포된 백합나무를 조사한 결과 강원도에서 전라남도까지 남북평균수고 차이도 적게 관찰됐다고 한다.

바이오순환림 차원에서도 영림계획에 따라 백합나무가 효율적인 간벌재로 쓰일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또 그는 ‘목재삼국지’ 이론을 들어 중국은 포플러 일본은 삼나무 한국은 백합나무로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합나무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

한국수목보호연구회 김종원 고문은 백합나무가 검증을 거치지 못한 수종이라고 주장했는데 연구에 쓰인 조림면적 등이 잘못 기재 된 점과 백합나무가 어디든지 잘 자라는 수종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그는 한가지 조림수종을 선정해 대면적 조림을 하는 것은 큰 우려를 낳는다고 말하며 지금 전국에서 자라고 있는 천연림에 대해 보육을 집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표했다.

한국목재신문사 김상혁 고문은 백합나무가 검증된 용재수종이 아니라 검증된 조림수종이라고 설명하며 용재로써 검증되지 않아 팔리지 않고 제값도 받지 못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검증되지 못한 수종임에 더불어 용재생산 후의 경제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어 산림관계기관들은 심각한 오류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림과학원 산림평가과 손영모 임업연구사는 지위지수 곡선 분석을 통해 백합나무 생장 수고차가 크다고 주장, 적소선택이 중요한 사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적지적소에 관한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동부지방산림청 삼척국유림관리소 최종훈 소장은 2000년 발생한 산불지에 조림된 백합나무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적응실패로 들어 났음에도 2005년 98ha라는 대폭 증가한 면적에 조림된 것을 빌어 검증에 대한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동해안 백합나무 확대 조림도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양묘협회 안승환 부회장은 근래 종자 단가가 저렴화 되는 추세에 있고 양묘기술상 문제는 없지만 조림이 대규모로 확대될 경우는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 우선 종자 자급기반부터 확실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합의된 백합나무의 효용성과 가치

적지적소의 문제를 일단 접어두고, 백합나무가 가구재로서 어느 정도 가치 있다는 그간의 주장들이 이번 토론회에서 다소 설득력을 얻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즉 이번 토론회에서 백합나무가 비판받는 주요 원인은 가구 용재로서 보다는 조림이 용이한 수종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짧은 국내 조림역사에 비해 완벽하게 포장된 검증 데이터가 다소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구재로서 비판은 한국목재신문사 김상혁 고문이 유일했는데, 참석한 패널들과 참관자들은 대체로 가구용재로서 효용성에 손을 들어 주는 분위기였다. 즉 김 고문의 이런 의견제시에 대해 가구 전문 제작자들의 여러 반박이 있었고, 또 산림과학원의 재료특성상 연구에 비해 대해서는 별 지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백합나무는 조림 부분만 해결이 된다면 용재수종으로서 손색없다다는 게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으로의 과제

백합나무는 아직도 검증이 완벽하게 되지는 않았다는 게 대다수 참석자들의 견해다. 즉 백합나무가 잘 생장하는 적지적소 산출에 관한 검증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표본지(Sample site)를 넓히고, 그간 조림된 기간을 정확히 조사해 조림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며, 백합나무가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 필요한 종합적인 수종 확립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용도개발과 관련 산업 등에 관한 종합적인 고찰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백합나무 조림지로 지목된 리기다갱신지가 90%이상 사유지인 점 등을 비춰볼 때 산주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부분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종자보급부터 적합한 사유림의 선정, 백합나무를 심었을 때 나타나는 산주의 구체적인 이윤, 생산 유통과정의 개선 등은 어떻게 보면 적지적소 문제보다 더 큰 숙제다.  

현재 상황에서 백합나무를 대단위 조림수종으로 밀어볼만 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속성수의 장점과 가능성을 비춰 봐도 현재 국내에서 이만한 수종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자원이 모자라 허덕이는 현 상황에서 조림정책은 매우 시급한 사안임이 분명하고 백합나무 이외의 조림수종 발굴은 또 다시 조림정책을 십수년간 공백으로 남길 공산이 크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출되고 검증된 자료를 중심으로 백합나무에 대한 대안없는 비판보다 최선을 향한 일치된 산학연의 행보가 이 시점에서 중요할지 모른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