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테리어 “게 섯거라” 빌드매니아 나가신다
대한민국 인테리어 “게 섯거라” 빌드매니아 나가신다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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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냥 목재회사가 아니다. ‘빌드매니아’가 아름답고 건강한 실내 공간을 창조하는 조력자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컬러보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내장재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던 빌드매니아가 올해는 대규모 전시장 및 창고를 오산에 오픈하면서 고급 인테리어 제조 및 유통업체로서의 브랜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합판과 목재 중심 사업에서 탈피해 직접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수준 높은 인테리어재의 ‘판매’와 ‘제조’에 집중하며, 온라인 쇼핑몰 및 오프라인 전시장을 통해 목재상 및 자재대리점에 의존해 오던 기존 유통 구조에서 점차 변화를 시도하는 것.

 
‘합판쟁이’로 시작해 ‘트렌드 리더’가 되다
빌드매니아는 창립 5년만에 140억원 매출로 급성장을 기록하더니, 이젠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 발 빠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류지현 대표가 있다.
류대표는 목재회사를 세운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에 합판쟁이로 시작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합판수입업체 ‘(주)성진’에 입사하면서 목재분야에 첫 발을 들여놓았고, 이후 도소매 전문업체인 ‘세광우드’를 거치며 영업력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직접 ‘제조’를 시작한 것이 2008년 빌드매니아의 탄생 배경이다.

“개발을 오래하다 보면 제조와 영업을 같이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통 제조하는 사람이 직접 제품을 팔기는 어려운 일이예요. 그러나 유통업에 있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죠. 전국에 있는 총판이나 목재상의 80% 정도는 알고 있었고, 제품을 만들기가 무섭게 팔았으니까요”

 

빌드매니아는 창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제조’가 중심인 회사다. 다만 차별화된 사업 전략이 있다면 대기업들이 잘 다루지 않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는 점인데, 창립 초기에는 엠보 기계를 개발해 낙엽송 엠보를 제조했고, 거친 표면을 만드는 기계를 만들어서 빈티지 합판(아라우코 합판)과 빈티지 목재를 생산하기도 했다. 물론 기계를 직접 개발하는 일이 결코 쉬웠을 리 없다. 여러 차례 실패가 뒤따르는 인내의 과정이었다. 게다가 먼저 개발하면 금새 따라하는 풍토는 그를 더욱 지치게 했다. 하지만 이것들이 류대표의 개발 본능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기계 개발을 하면서 피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한 번에 되는 개발은 없어요.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앞에서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사는 사람도 있는 것이 세상사이니까요”

 

 

‘컬러에코보드’를 말하다
빌드매니아는 지난해 컬러보드를 국내시장에 내놓으며 공격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약 5억8천만원 정도 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컬러보드를 대중화시키는데 앞장섰다.

물론 컬러보드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 것은 아니다. 현재 컬러보드를 공급하는 양대 기업은 독일의 토판과 포르투갈의 발크로맷인데, 국내시장이 확대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둘을 합쳐 연간 반컨테이너 정도의 물량만 들어왔지만, 지난해에는 60컨테이너 정도로 수입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컬러보드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 기대가 크다.

이런 공급 물량 변화에는 빌드매니아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류지현 대표는 시장 개척이야말로 리딩 기업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말한다. 개척하기 보다 남이 만든 길을 따라가려는 풍토는 꼭 바뀌어야 한다고.

또한 리딩 기업들이 결코 고생만 하는 것도 아니라면서, 이는 현재 빌드매니아의 컬러보드 마켓쉐어가 대단히 높은 점이 증명하고 있으며, 분명 ‘노력’에는 ‘열매’가 따를 것이라고.

 

▲ 비치합판을 이용한 교구재
올해 ‘명품고재’와 ‘비치합판’ 선도하겠다
빌드매니아는 매년 한두 가지씩의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전략이다. 올해는 ‘명품고재’와 ‘비치합판(beech, 너도밤나무)’이 가장 주력상품이 될 전망이다.

‘명품고재’는 사실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다. ‘멀쩡한 나무위에 200년의 세월을 담아내는 기법’으로 생산공정 특허출원을 이미 마쳤다. 최근 고재가 트렌디한 자재로 각광받으면서 고재화 기법에 대한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빌드매니아의 고재는 역동적인 나뭇결 모양을 따라 비교적 깊이감 있게 패여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치합판(beech, 너도밤나무)은 자작합판을 대신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지난 경향하우징페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자작합판이 한국에서 대중화된 데는 조준희 대표님의 ‘대붕실업’이나 ‘선이인터내셔널’의 공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존경하는 분들이고 그 분들의 공로를 인정해 드려야 합니다”

▲ 비치합판을 이용한 조형물
자작합판은 대중화됐지만 비치합판은 가격이 워낙 비싸서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 외면받아 왔다. 하지만 비치는 품질, 단가, 제작공정 등 모든 면에서 자작보다는 한 단계 위라는 설명이다. 현재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구 유고연방 등에서는 유럽비치가 많이 생산돼 이미 대중화 돼 있으며, 면에 칠을 했을 때 은은하고 중후한 멋을 풍기는 일품 목재로 각광받고 있다.

빌드매니아는 비치가 가격이 좀 비싸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국내시장에 공격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합판업계나 목재시장이 너무 싼 것만을 찾았지만, 자체적인 시장수요 예측을 해 본 결과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 비치합판을 이용한 조형물
길을 만드는 기업, 열매는 있다
국내 목재시장에 새로운 개발품이나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은 얼마지 않아 카피품들이 시장을 덮을 것이라는 예상을 전제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하지만 류지현 대표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일을 해나간면 분명 더 나은 ‘열매’를 수확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주변 합판 업계 선배님이 많이 도와줬다며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돈을 버는 것’ 보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로 대한민국 인테리어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이 빌드매니아의 목표라며, ‘잇속’보다 ‘기업적 사명’을 우선해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문의 = 1600.4836   www.buildm.co.kr

▲ 비치합판으로 꾸민 전시장

 

목재시장 유통혁신, 미래를 준비하자

류지현 대표

지난해 컬러보드 출시나 올해 전시장 오픈 등 변화가 감지된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빌드매니아 쇼핑몰이 매우 잘 구축돼 있습니다. 영문 쇼핑몰까지 구축되어 해외에서도 달러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구축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쇼핑몰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아직 매출면에선 크지 않지만 앞으로 직접소비자를 지향하겠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오산에 전시장을 마련하게 된 것도 직접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목재 장사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3~4년 이내에 유통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준비하지 못하면 목재상들이 자연스럽게 도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합판과 목재만으로는 굶어죽기 딱 십상이죠.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문제입니다.

기업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빌드매니아의 사업적 근간은 ‘제조’와 ‘고가 내장재 판매’가 중심이 될 것입니다. 목재업을 넘어 대한민국 인테리어 분야에 수준 높은 디자인과 친환경 내장재를 공급해 건강한 실내 공간 조성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또한 리딩기업을 추구합니다. 남들이 닦아놓은 길을 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나의 근성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리딩기업으로서 시장을 끌어가면서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고 파이를 키워 새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