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고 솔직한 현실인식의 힘
정확하고 솔직한 현실인식의 힘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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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종합목재 이운형 대표

양지종합목재 이운형 대표가 분주히 돌아가는 제재라인 옆에서 회심의 눈빛을 짓고 있다. 이내 곧 파레트 용재로 나갈 러송 제재목으로 다가가 판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토해내는 것은 ‘러송 참 힘드네요’라는 한마디.

동해시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품었던 러송에 대한 포부가 수출세인상과 수요부족으로 매우 힘든 국면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양지는 강원도에서 지급하는 지원금도 요건이 되지 않아 받지 못했었다고 말한다.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하고 도에서 추진하는 고용정책에 일조를 해야 하는 단서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이 대표는 “현재 러송을 하는 업체들은 양지처럼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불경기도 불경기지만 러송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라고 설명한다.

양지는 러송업체 중 어느 업체보다 빨리 대체수종에 대한 언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러송의 상황을 주시하고 발빠르게 대처하는 자세를 보였었다. 양지의 이 대표가 힘들다고 심정을 토로한 것은 그만큼 대체수종으로 잡히는 것이 없다고 표현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조심스레 동해 ‘북평단지 공장 철수’ 이야기를 꺼낸다. 그가 “지금 당장 북평단지에서 철수하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 이것은 양지뿐만 아니라 북평에 있는 러송업체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설비마저 지금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러송시장 상황이 도처에 악재로 즐비해 있다는 구체적 표현이라 더 안타깝다. 수출세 인상에 불경기에 물가상승, 제재업에 대한 일반인식, 실효성 있는 정부정책의 부재, 어느 것 하나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도 전국에서 러송 제재라인이 돌아가고 있다.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를 악물고 버티는 그 심정을 누가 모르겠는가”라고 말하며 러송업체들에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현실를 정확히 인식하고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이 대표의 모습에서 양지의 밝은 내일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