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번째 식목일을 맞으며
62번째 식목일을 맞으며
  • 나무신문
  • 승인 2007.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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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동부지방산림청장

오늘은 1946년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62번째 맞는 식목일이다. 4월 5일 식목일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날이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수한 날이자 조선시대 성종대왕이 동대문밖 선농단(先農壇)에서 친히 제사를 지내고 친경(親耕)한 날이기 때문이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식목일을 제정한 것은 일제 강점시기를 거치면서 헐벗은 산을 녹화하기 위한 국가적인 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70년대초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민둥산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73년부터 시작된 치산녹화 사업을 통해 15년만에 국토녹화를 성공하였다. 1987년까지 황폐지 73만ha를 복구하고 350만ha에 100억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UN 산하기구인 국제식량농업기구는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기간내에 녹화를 성공한 국가로 인정하였으며, 녹화기술을 개도국에 전승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과거 나무심기는 주로 황폐지 복구나 목재와 같은 임산물의 생산 등에 의미를 두었으나 오늘날에는 지구환경과 인류생명 보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주고, 인류생존에 영향을 주는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해 주고 깨끗한 산소를 공급하며,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사막화를 방지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산업사회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자아를 찾게 해주고 경관과 휴양기능을 통해 삶의 재충전을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무를 심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가 윤리적 의무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평생 동안 1인당 55㎥에 달하는 목재를 사용하고 있고, 이를 50년생 기준 잣나무로 환산하면 500그루에 해당된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산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평생 동안 최소한 5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어느 곳인가에 심어야 한다.
식목일을 즈음하여 우리 모두 집이나 회사, 공장, 학교 등 우리 생활 주변에 나무 한그루라도 정성껏 심어 보자. 지구환경을 보전해 주고 우리의 윤리적 의무를 이행한다는 거창한 의미 부여보다 나무심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도시에 심는 나무들은 산간오지의 나무들 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해 준다. 특히 겨울이면 한풍을 막아주고 여름엔 도시의 열섬효과를 완화시켜 주는 등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높으며, 홍수의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고, 심리적 경관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식목일을 맞아 나무심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숲을 산불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불의 80% 이상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다. 산불이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산불감시원의 역할을 수행해 주었으면 한다. 산에 갈 때 불씨를 반드시 집에 두고 가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