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써클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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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신문
  • 승인 2013.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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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목조건축의 어제와 오늘 ④ | 스위스 목조건축의 현재 1/3

 

 

 소형섭
스위스 Lamoth Raoseta Soh Architects 대표
hyungsup.soh@lrsa.ch

 

 

지난 3회에 걸쳐 스위스 목조건축의 어제를 살펴봤고, 이번호부터는 ‘스위스 목조건축의 현재’라는 제목 하에 스위스 목조건축의 최신 경향을 살펴본다.

 

과연 무엇이 목조건축을 지탱하고 이끌어나가고 있는가. 시스템 연구 혹은 과감하고 유일해 보이는 개별 건축물들은 무엇인가. 도시에서 목조건축의 가능성은 어떠한가. 여기에 도시를 맥락으로 하는 4개의 목조건축 사례를 소개한다.

 

 

▲ LIFE CIRCLE TOWER ⓒHochparterre

“우리는 나무의 건축재료로서의 가능성을 도시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크레사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건축이며 라이프사이클타워는 이를 위한 주요 고안물이다 - 소위 하이브리드 건축시스템의 하나로 분류되는 이 축조방식은 백미터 이상의 목조 고층건축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이미 오스트리아 포어알베르크시에는 이를 이용한 프로토 타입이 건설됐다. 또한 스위스 취리히시의 타메디아사 사옥 또한 이와 유사한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후자의 경우 범용시스템의 고안과 채택이 아니라 한 일본 건축가와 스위스 아펜젤 출신의 목조건축엔지니어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유니컴(unicum) 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두개의 어쩌면 상이한 목조건축물과 함께 스위스 부룩에 위치한 라우-팍의 새로운 사무소 건축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건축주인 스위스 농가협회의 이미지를 잘 구현하고 있는 목조가구식 사무소건축이다. 이와 같은 준공사례들뿐만 아니라 목조건축의 혁신적 적용은 - 특히 고층 사무소 건축에서 - 최근 스위스 건축공모전의 주요한 흐름 중의 하나이다. 스위스 베른 연방정부 사무소 캠퍼스 건축설계 공모전 제출작들 또한 이러한 경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 LIFE CIRCLE TOWER ⓒHochparterre

① 시스템과 마케팅
포어알베르크시의 ‘라이프 써클 타워’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헤르만 카우프만(Hermann Kaufmann) 씨는 법규상 고층건물로 분류되는 기준인 25미터에 조금 못미치는 ‘초고층’ 목조건축을 설계했다.
흡사 BMW의 차제를 연상시키는 알루미늄 판넬 단열시스템의 외벽에서 목조건축의 단서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 내부는 기존 목조건축에 대해 가지는 일반적인 편견을 반전시킨다. 즉 방화법규로 인해 사라진 목조의 물성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것이다. 이는 이 8개층에 달하는 목조건물의 내부전체가 화재시 90분을 견딜수 있도록 재료선정과 시공에 완벽을 다한 결과이다. 이같은 일종의 가능한 보편적 시스템의 추구는 늘 새로운 컨스트럭션 유형의 제안을 전제로 한다.  그 ‘목조건축가’가 스스로 인정하듯이 새로운 과제마다 늘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이 고단한 작업은 때론 점진적인 발전에 대립되기도 한다.
이같은 기술적 혁신에 대한 집착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목조건축에 지워준 의무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목재는 가볍고, 생산과 폐기 전과정에서 에너지를 가장 적게 소모하며, 친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와 자연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더 나아가 이미 한 그루의 나무는 얼마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로 호흡하는지 상상해보라. 2000-와트-사회가 건축재료로 목재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라이프써클타워 원으로 명명된 이 목조고층건축은 그 놀랄만한 높이만큼이나 오늘날의 에너지와 환경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강박관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 다음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