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준우드
클로즈업/ 준우드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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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데크재

데크재를 이용해 화분을 만들고 거기에 화초를 심어 놨던 업체들을 많이 봐 왔다. 나름 생각해 보건데 이는 필시 목재를 다루는 업체들의 심심한 자연에 대한 동경심이 충만하다 못해 흘러 넘쳤고 그 결과 주변에 보이는 자재들을 이용, 화초를 그곳에 가두고 늘 곁에 두면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경기도 광주 준우드 사무실. 이곳도 자연에 대한 충만한 경외심이 있다. 사무실 중앙에 위치한 데크재 화분은 쾌적한 실내 분위기도 연출해 주고 있고, 방문하는 이를 맞이하는 화초는 이내 기분까지 좋게 한다.

헌데 한가지 더. 이번에는 데크재가 루바를 밀어내고 벽면에 떡 하니 차지하고 있다. 그것이 데크재인지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다. 왜냐하면 완벽하게 데크재가 루바나 내장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데크재를 유심히 들여다 보니 삼나무류다.

원래 준우드는 삼나무류도 규격별 용도별로 빠짐없이 갖춰 놓고 있는 업체라는 기억이 떠오른다. 또 삼나무류는 나무특성상 방부처리도 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준호 대표는 “준우드가 현재 유통시키고 있는 삼나무류는 국적부터 다양하다. 따라서 레드 계열과 화이트 계열이 모두 있는데, 이것들을 보기 좋게 짜맞추면 디자인적으로 괜찮을 것 같았다. 엠보처리가 된 데크재를 벽면에 붙이면 재질감이 더해져 적어도 궁색맞다는 핀잔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변명을 한다.

이 변명이 반전돼 들리는 것은 왜일까. 두 가지 삼나무 색깔이 조화롭게 표현된 사무실 벽면은 어느 내장재보다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어떤 제품이 용도를 벗어나 다르게 쓰이면 이상한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떤 목재제품을 한 가지 용도로 인식하기 때문이 아닐까. 목재의 용도란 이렇게 예측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