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목조건축들과 건축가들 1
스위스의 목조건축들과 건축가들 1
  • 나무신문
  • 승인 201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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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목조건축의 어제와 오늘 ①

스위스 목조건축의 과거 1/3

 


소형섭
스위스 Lamoth Raoseta Soh Architects 대표
hyungsup.soh@lrsa.ch

 

스위스 목조건축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년간 스위스 목조건축의 발전 양상에 대해 살펴본다.

스위스의 목조건축과 그 산업은 오늘날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 같은 오늘날의 모습은 낡은 헛간의 그다지 좋지 못한 이미지와 재래식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도전의 산물이다. 이와 같은 도전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가.

 

 

▲ 농가창고 ⓒ Quart Verlag

 

알프스의 목조건축들과 그 건축가들외부 이방인들에게 알프스와 같은 험준한 산맥 지역은 일종의 요새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아마도 구불구불 눈앞에 놓인 아스팔트 도로만이 이 장애물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산맥 곳곳에서 오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원주민들은 어떤 생각일까? 이들에게 알프스는 이 골짜기와 저 골짜기를 실핏줄처럼 엮는 여기저기 난 산길들로 엮여진 독자적인 소통과 교류의 거대한 생활 공간이다. 이들은 또한 남과 북 저 너머의 평지를 잇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해왔다. 수백 년을 이어온 삶의 지속성은 로만어라고 불리는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에 녹아있을 게다. 또한 일조, 눈사태와 같은 자연적 조건뿐만 아니라 상징성과 같은 인문적 요구에 의해 서서히 지형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며 형성된 그들의 마을과 그 건물들 또한 이같은 지역적 영속성을 웅변하고 있다.

 

 

▲ 건축가 기온 카미나다 설계 목조건물 모서리 상세 | 알프스 Vrin 마을 전경 ⓒ Quart Verlag

 

① 기온 카미나다 Gion Caminada 브린(Vrin)은 해발 1440미터에 위치한 있는 알프스의 여느 작은 마을중의 하나이다. 기온 카미나다는 이 지역 출신으로 마을의 전통건축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 건축가이다. 그의 작업은 기술적인 혁신과 전통의 보전,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해왔다. 그가 나무로 건물을 짓게 된 이유는 그의 교육적 배경보다도 사실 그가 사는 마을에 목재가 풍족하기 때문이었다. 현대적 건축구조기술자 및 설비산업과의 협업 그리고 사회경제적 동기로부터 시작된 그의 건축은 도시맥락적 건축을 마을에 적용한 예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그가 에너지와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단순하게 가공된 목재부재를 사용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디테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브린에 가면 공중전화박스에서부터 주택, 학교, 창고 그리고 공동묘지 한 켠의 채플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그의 목조건축을 만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 공중전화박스 | 단독주택 | 묘지채플 ⓒ Quart Ver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