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울Ⅰ BAZAUL
바자울Ⅰ BAZAUL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3.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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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of the OFFICE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경사를 극복하며 자연 속에 스며드는 집이 되고자…

바자울은 수수깡이나 마른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예전의 시골 담장을 말한다. 이웃 간의 경계와 프라이버시를 위한 장치를 최소화 해 바람도 지나다니고 인정도 지나다니는 정이 넘치던 예전의 시골담장이다. 높은 담으로 철옹성을 짓고 사는 현대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그래서 마을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이 동네의 이름으로 바자울을 제안했고 동네주인장의 흔쾌한 동의로 마을의 정식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바자울은 이 동네에서 제일 먼저 지어진 집으로 일종의 샘플하우스다. 아직 주변 정리가 많이 남아 있었지만 집주인은 미리 이사를 들어 주변과 안면을 트고 있는 중이다. 멀리 보이는 강물과 가까이 보이는 산속 나뭇가지와 새소리 바람소리와도.

이 집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큰 몫을 차지한 것은 역시 주변 환경을 다시 인식하는 일이었다. 건축은 구축 이전에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이 선행되고,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기존 대지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이 땅을 지켜온 역사와도 교감한다. 그래서 이전부터 늘 있어왔던 형태의 경사, 나무 한 그루 바위 하나가 소중한 계획의 실마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곳은 인허가나 공사의 편리를 위해 이미 많은 나무들이 흔적을 잃긴 했으나 가능한 원래의 자연 식생이 환원되길 기도하면서 조경계획을 하여 산세와 어울리는 풍경의 건축을 만들고자 애썼다.

바자울 단지는 산세는 좋으나 매우 급한 경사지다. 하여 경사를 유지시키는 방법으로서 방부시킨 나무기둥을 땅에 박아서 세우고 그 위에 데크를 계획한 후 집을 세우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뉴질랜드 경사지 주택에서 볼 수 있는 건식기초공법으로 기존 경관을 지키면서 집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더해 기둥 상부는 순수 목구조(투바이포의 경골목구조)를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경사는 그대로 유지하고 경사에 직교되게 건물을 둘로 나눠 배치시킨 후  지붕을 통해 연결을 시도했으며 그 두 개의 채 사이로 접근 축을 잡았다.

단일매스의 육중함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가능한 집의 덩치를 작게 나누고 기능은 연결시키는 방법을 통해 채와 채 사이에 볼거리 공간이나 마당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비워진 채 사이에는 자연을 가능한 끌어들여 건축과 자연이 서로 어울리게 했다. 주어진 자연과 인공적 건축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좌측면도/정면도/우측면도
이 건축물을 접한 사람들이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자연의 아름다움과 기존 질서 등을 이 집을 통해 새삼 눈치 채게 되고, 새로운 풍경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비로소 나쁘지 않은 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글·자료제공 _ 최삼영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에디터 _ 박광윤 기자

설계 : 최삼영 소장(가와건축사사무소)
대지위치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복장리 236-3
지역/지구 : 관리지역
주용도 : 단독주택
규모 : 지상2층
대지면적 : 660㎡
건축면적 : 214.38㎡
연면적 : 224.07㎡
건폐율 : 32.48%(법정 40%)
용적율 : 33.95%(법정 80%)
구조 : 목구조
시공 : 스튜가
건축주 : 이재수
 
▲ <1층 평면도> 1.서재 2.공용공간(계단 / 복도)1 3.거실 4.데크

▲ <2층 평면도> 1.안방 2.가족실1 3.침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