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오류동에 있는 신대림제재소 이명옥 사장의 말이다. 지난 2000년대 초 ‘한옥자재의 명가’라는 기치 아래 날개를 편 신대림제재소는 그래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한옥 목수들이 찾는 제재소, 제재소에서 제재목을 주문하는 제재소로 유명하다.
경주한옥호텔 ‘라궁’에는 한옥자재를 40만재 이상 납품했으며 인기 TV사극 대조영과 연계소문 세트장에 들어간 수십만 재의 자재 또한 신대림제재소의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제재소는 공예를 못하고 공예사는 규모가 큰 공예를 못한다는 게 상식. 하지만 신대림은 이 상식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제재소와 공예사에서 동시에 안 하는 것, 즉 대형공예의 기계화에 성공한 것이다.
어떤 형태의 가공이든 나무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다.”
이명옥 사장의 자신에 찬 한마디다. 이러한 신대림의 기술력과 확신은 주요고객이 한옥건축 전문 목수와 대규모 방송국 세트장, 일반 제재소 순으로 이어지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기계화와 같은 신기술뿐 아니라 평균 경력년수가 30년에 달하는 신대림 직원들의 파워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다른 제재소 30년 경력자도 우리 공장에 오면 일을 못하는 축에 속한다’는 게 이명옥 사장의 설명이다.
▲ 12m까지의 아치가공이 가능하다. | ||
특히 8각 민흘림기둥과 같은 각제재는 신대림의 노하우를 대표하는 가공기술 중 하나다. 대부분의 제재소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6각 제재는 기본. 5각 16각 18각 등 ‘그림이 그려지는 각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게 신대림의 설명이다. 현재 12m(12자) 제재까지 가능하다. 또 5m 배흘림기둥 가공을 10m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신대림의 기술력에는 ‘철학’이라는 숨은 저력이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이명옥 사장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40여 권의 불교관련 서적을 비롯해 갖가지 한옥관련 서적이 빼곡히 들어선 모습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사장은 제재소 설립과 함께 5년여 동안 관련서적 탐독은 물론 전국의 한옥 공사현장을 쫓아다니며 목수들로부터 귀동냥 눈동냥으로 목수들의 용어와 한옥재의 용도를 익혔다. 때문에 주문제품의 쓰임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완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 한옥재의 기계화에 성공함으로 해서 대조영 연계소문과 같은 TV사극의 대형 세트장 공사에 각각 수십만 재의 제품을 납품했다. 또 경주한옥호텔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도 40만 재 이상의 한옥재를 공급했다. | ||
“앞으로 제재소에 2000~3000평 규모의 치목(治木·재목을 다듬고 손질함)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방은 육송 전문이지만 인천은 큰 나무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상당한 장점이다. 한옥은 비싸지만 기계화와 목수들이 와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치목장을 인천에 건립해 시간을 단축시키면 소비자들까지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옥자재의 명가’를 자부하는 신대림제재소 이명옥 사장의 마지막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