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목장의 건축의식
일본 대목장의 건축의식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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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木匠의 세계 19

 

▲ 공장가비전의식서工匠家秘傳儀式書, A record of ceremonies according to individual stages of construction, 에도시대, 필사본, 다케나카도구박물관

 

공장가비전의식서(工匠家秘傳儀式書)건축공사에서 단계별로 의식을 행하는 관습은 지진제地金眞祭나 상량식 등 오늘날에도 전해져 오는데 오랜 역사를 지닌 신사나 사찰 등에서는 20개 이상의 의식이 행해진다. 이 의식을 관장하는 것도 대목수의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의식은 따라야 하는 규정이 많기 때문에 에도시대가 되면 그 형식이나 순서를 적은 두루마리나 견본서가 작성된다.

 

 

 

▲ 하나야구라무네아게스고로쿠花櫓棟上壽語六, A woodprint that describes a scene related to a framework raising ceremony, 19세기 중반, 목판화, 다케나카도구박물관

 

하나야구라무네아게스고로쿠(花櫓棟上壽語六)상량식을 쌍륙형식으로 그린 칼라 목판화 5장 중 1장이다. 쌍륙이란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차례로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주사위대로 말을 써서 승패를 가리는 놀이로 우리나라의 윷놀이와 비슷한 민속놀이이다. 이 그림(하단 우측)을 통해 에도시대의 목수 풍속을 잘 알 수 있다. 아래 부분은 골조를 세우는 모습이고 윗 부분은 의식을 행하는 모습이다.

 

의식도구(儀式道具)
건축공사의 일정 단계마다 행해지는 의식은 대목장이 관장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토지의 안정과 공사의 안정을 비는 지진제地金眞祭, 목재가공을 시작할 때 지내는 근시식金斤始式, 기둥을 세울 때 지내는 입주식立柱式, 상량대를 올리는 상량식 등 다양하다. 의식도구는 금박이나 옷칠로 장식해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예로부터 자귀, 먹통, 먹칼, 곡척 등을 의식도구로 사용한다.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먹매김 기술에 신성한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의식도구儀式道具, Ceremonial implements, 에도시대, 다케나카도구박물관
▲ 의식도구儀式道具, Ceremonial implements, 에도시대, 다케나카도구박물관

에도시대 의식도구(儀式道具)
자귀 넣기(초나하지메 金斤始め), 상량식 등 공사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식을 거행할 때 제단에 옷칠이나 금장식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의품儀品을 올리는 풍습이 있다. 이 의기儀器는 신사나 사찰에 보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의기형태가 반드시 그 시대의 목수도구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먹통형태를 살펴보면 오래된 것은 엉덩이가 갈라진 형태며 에도시대 초기가 되면 갈라짐이 없어지는데 에도시대 때 사용된 의기의 먹통은 엉덩이가 갈라진 형태이다.

 

 

▲ 의식용 먹통儀式墨筒, Ceremonial black ink pots, 다케나카도구박물관

 

의식용 먹통(儀式墨筒)먹통·먹칼·곡척은 현장에서 설계 제도시에도 사용되는 도구로 목수가 지닌 높은 기술을 상징하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의식 제단을 장식하는 필수품이었다. 오래된 신사나 사찰, 전통 깊은 회사 등에는 의식용 도구가 남아있는데 그 중에서도 닛코토쇼구日光東照宮에 전해져 내려오는 막부幕府 대목수 코라분고노카미甲良豊後守가 봉납한 의식도구는 건물과 함께 국보로 지정돼 있다.
자료제공 _ 수원화성박물관(담당 학예팀 오선화 031.228.4209)
에디터 _ 박광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