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재소 위기, 만나야 해결될 수 있다
[사설]제재소 위기, 만나야 해결될 수 있다
  • 나무신문
  • 승인 2012.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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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소가 위기다.
목재산업은 그 어느 때 보다 괄목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제재산업만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이제는 이 땅에서 제재소가 모두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지경이다.

지난 10여 년 간 목조주택 시장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커졌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시장이 심각한 침체에 빠졌을 때에도 목조주택 시장은 성장이라는 애드벌룬을 높이 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와 정확히 반비례해서 제재산업은 계속해서 작아지고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목재산업에서 유통만 있고 제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제재산업은 목재산업의 출발이고 기초라는 점에서, 지금 제재산업의 위기는 곧 우리 목재산업 전체의 심각한 위기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규격화 되어 가는 시장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 우리의 제재산업도 어서 빨리 규격화를 통해 생산 및 소비의 안정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타당하고 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오히려 조경시설재 시장처럼 우리의 디자인으로 비규격화된 시장이 국내 제재산업을 살린다는 분석도 있다. 규격화가 이유의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의 제재산업 위기는 오히려 전근대적인 서로 간 저급한 경쟁에서 기인한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오비끼’라는 나무 부피 속이기로 양심을 깎아먹다가 나중에는 가격을 벗겨 먹고 이제는 제 살이나 깎아먹고 있는 게 지금 제재산업의 현주소다. 일선의 제재산업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아프고 골나는 이야기지만 선뜻 부정하지는 못하리라고 본다.

제재산업의 변신은 우리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급한 경쟁관계를 털어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또 이 시급한 과제의 해결은 서로 만나는 게 급선무다.

머리를 맞대고 박치기를 해서라도 상대의 속내를 내 것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사실 우리가 보기에는 딱 그 속내가 그 속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