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만나는 차별없는 자유 그리고 ‘숲체원’
숲에서 만나는 차별없는 자유 그리고 ‘숲체원’
  • 서범석
  • 승인 2007.05.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태산에 숲체험 전문시설…장애우도 휠체어타고 山行

맞춤형 직접체험 프로그램…국산재 이용 목구조 전시장

▲ 국내 유일의 숲체험 전문 연수시설인 ‘숲체원’이 강원도 횡성 청태산에 들어선다. 숲을 체험하는 최고의 공간을 의미하는 숲체원은 해발 850m 청태산 자락에 수용인원 400여명 규모로 자리잡고 있다. 청소년들의 숲체험 공간과 함께 일반인은 물론 장애우 노약자 등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장애우와 노약자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Universal Design’을 적용한 탐방로와 등산로 등을 갖추고 있다. 한국녹색문화재단이 산림청의 지원으로 설치 및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 해발 850m 능선에 경사가 완만한 데크로를 설치했다. 이 데크로는 숲체원이 자랑하는 150m 길이의 철쭉군락지를 통과한다. 장애우들도 휠체어를 타면 혼자서 산행에 나설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청소년 중심 숲체험 전문 연수 및 교육 시설인 ‘숲체원’이 강원도 횡성군 청태산에 들어선다. 이달 초 준공과 함께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오는 9월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숲체원은 또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인 및 장애우 등에게도 개방된다.

‘숲을 체험(體驗)하는 최고의 공간’을 의미하는 숲체원은 국내 유일의 숲체험 전문시설로써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상징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숲체원은 해발 850m 청태산 자락에 자리집고 있으며 대지면적 4만㎡에 연건축면적 7000여㎡, 주요시설로 본부동 숲은?전시관 숙박동 다목적강당 교육관 실습관 야외캠프장 등을 갖추고 있다. 수용인원은 400여 명이다.

부대시설로는 숲속전망대 숲속교실 숲탐방로 고사리이끼원 호연지기장 등이 있으며 총사업비 195억원여가 들어갔다. 녹색문화재단이 건립 및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장애우와 노약자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Universal Design’을 적용한 탐방로와 등산로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면 장애우들도 휠체어를 타고 850m 고지의 등산로를 따라 숲을 체험할 수 있다.

시설물의 특징 중 주목할 것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산 목재를 이용한 목구조 건축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주요수종으로는 낙엽송이 사용됐으며 이를 이용한 구조용집성목과 데크재, 사이딩 등 폭넓은 적용이 시도됐다. 특히 시설물마다 각기 다른 공법을 사용함으로써 목구조 건축물 전시장의 역할까지 기대되고 있다.

주요 목구조 건축물은 수용규모 300명의 생활관, 강의동 휴게동 후생동 교육관, 본부 및 숲문화 전시관, 다목적 강당, 실습관 등이다. 이처럼 시설의 대부분에 목구조를 적용하고, 더욱이 시설물마다 다양한 공법을 적용시킨 예는 국내에서 유일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 공사에 중장비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인력을 이용함으로써 자연훼손을 방지하고 있다.
숲체원의 또다른 특징은 철저히 자연에 순응하고 있다는 것. 우선 진입로 등 필요한 부분만 포장하고 나머지 부분은 목재와 자연석 등 자연친화형 포장재를 사용했다.

아울러 지하 140m 깊이의 지하수를 이용한 지열을 끌어올려 난방과 온수를 해결함으로써 환경친화적일뿐 아니라 난방비 및 유지관리비까지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아울러 생태관찰코스 등 데크를 지상에 설치해 기존 습지대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했다. 공사현장에서 나온 자연석은 물론 식물표본들까지 옮겨심기 후 다시 사용했다.

이밖에도 기존 수계를 보존하고 임도를 최대한 활용했다. 단지내 신설도로는 노폭을 최소화했으며 산림훼손 방지를 위해 대운동장을 설치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건축물 규모 또한 단일건축물이 900㎡·2층 이하로 최소화 했으며, 산자락의 경사를 훼손하지 않고 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평지에 나무를 심듯 시설물을 건축했다.

수질환경에 대한 배려 또한 남다르다. 방류수질의 법정기준은 10ppm. 그러나 숲체원은 이보다 3배 강화된 2급수 수준의 2ppm이하로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처리수를 이용한 연못을 설치해 어류 생식을 가능하도록 했다.

숲체원은 그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차별화를 두고 있다. 기존의 수련원들이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캠프형태를 띄고 있는 것과는 달리 숲체원은 20여 명 규모의 소규모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

또 장애우나 노약자 일반인 등 참가 대상별, 계절별 특성에 맞게 진행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에는 숲가꾸기 비오톱만들기 숲생태학습 등 숲과 사람이 공존하면서 직접적인 교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채워진다.

한편 산림청의 지원아래 숲체원을 운영하는 녹색문화재단은 산림환경 보전과 산림문화 확산으로 숲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숲의 가치 향유를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복권수익금의 일부를 국민들의 혜택으로 환원해 지난 2003년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

인터뷰   한국녹색문화재단   이 원 열  상임이사

“목조건축은 또 하나의 숲”

“휴양림은 많지만 국민들에게 숲을 알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전국에 700여 개의 청소년수련관이 있지만 숲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녹색문화재단 이원열 상임이사의 숲체원 건립의 당위성과 철학을 담은 한마디다.

“보통의 수련원의 경우는 수백 명 단위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숲체원은 20명 안팎의 인원으로 청소년들이 산에서 놀면서 즐기고, 이를 통해 숲을 배울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숲가꾸기는 물론 탄소화폐제도 운영, 소리 채집, 영상물 편집, 목공교실 등 직접적인 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숲체원은 이처럼 각각의 참가대상에 맞는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인에서부터 가족단위, 노약자나 장애우들까지 숲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차별없이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숲체원의 기본적인 모토다.

“장애우들이 불편없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 시공된 숙박동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장애우들도 휠체어만 있으면 혼자서도 자유로운 동선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숲체원이 자랑하는 150m 가량의 철쭉군락지에는 경사가 완만한 데크로를 설치해,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도 혼자서 산책이 가능하게 했다. 국내산 낙엽송을 이용한 이 데크로는 장애우뿐 아니라 노약자에게도 편리한 시설이 될 것이다.” 숲체원은 국내산 목재의 활용과 목구조 건축기법의 다양한 실현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 중심에 이원열 상임이사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기념비적인 숲 체험 시설을 짓는 데 있어 콘크리트 건축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가장 적합한 것이 목조건축이고 될 수 있으면 국내산 나무를 사용하는 게 합당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선뜻 나서서 추진한 사람이 없었을 뿐이다.”

숲체원 공사에 소요되는 낙엽송의 공급은 동해와 여주유통센터가 담당했으며, 집성목 가공은 경민산업에서, 데크재 가공은 영림목재 등에서 하는, 공기업과 산업체간의 유기적 협력생산 시스템 구축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숲체원의 성과다.

“지금은 숲체원 하나로 시작하지만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이와 같은 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설 것이다. 숲체원이 그 모델이 돼서, 확산의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목구조 건축의 수요창출과 목재와 자연물을 이용한 치유센터의 건립 등 다채로운 발전을 꾀하고 싶다.”